[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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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채원후(개명 전 채지선). /사진=NC 다이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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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후. /사진=NC 다이노스 |
소속팀의 우승 도전을 위한 두 번의 트레이드에 포함돼 둥지를 옮겼던 채지선(29·NC 다이노스)이 세 번째 팀에서 이름마저 바꾸고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채지선은 최근 NC 구단을 통해 이름을 채원후로 개명했다고 전했다. 한자 뜻은 패옥띠(허리에 차는 옥) 원(?)에 임금 후(後)라고 한다.
채원후는 이름을 바꾼 이유에 대해 "과거 개명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며 "두 번의 트레이드로 이제는 한 팀에 오래 있고 싶은 마음에 개명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점은 채원후가 개명 선수들의 '성지'로 알려진 부산의 한 작명소에서 이름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곳은 지난 2009년 채원후의 팀 동료인 손아섭(36)이 개명한 곳으로 화제를 모았다. 본명이 손광민이었던 그는 프로 3년 차 시즌을 앞두고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손아섭은 지난 2014년 미디어데이에서 "야구선수로서 최고가 되고 싶었다. 성공이 하고 싶었다. 그때 당시에는 제가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선수였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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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손아섭이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을 수상하고 있다. 2023.12.11 /사진=김창현 기자 |
개명 첫 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34경기에서 타율 0.186, 3홈런에 그쳤던 손아섭은 2010년 타율 0.306 11홈런 47타점 85득점의 성적을 거두며 본격적으로 1군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150안타라는 대기록도 달성했다. 지난해에도 140경기에 출전, 551타수 187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339 5홈런 65타점 97득점 14도루 OPS 0.836을 기록하며 데뷔 후 첫 타격왕에 등극했다.
손아섭의 성공 이후 이 작명소에는 한유섬(35, 개명 전 한동민), 오태곤(33·이상 SSG 랜더스, 개명 전 오승택), 배정대(29·KT 위즈, 개명 전 배병옥) 등이 찾아와 이름을 받아갔다. 여기에 채원후까지 방문해 인생 2번째 이름을 얻어가게 됐다. 채원후는 "부모님과 상의하여 손아섭 선배의 좋은 사례가 있는 작명소에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NC에서는 지난해 5월에도 양의지(37·두산 베어스)의 보상선수로 입단한 투수 전창민(24)이 같은 작명소를 찾아가 이름을 전루건(田壘件)으로 개명한 바 있다. 전루건은 "야구를 잘하고 싶고 아프지 않고 야구를 하기 위해 개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손아섭에게 문의하진 않았고, 개인적으로 이곳을 알아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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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후. /사진=두산 베어스 |
광주학강초-광주동성중-광주일고를 졸업한 우완투수인 채원후는 지난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에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지명 순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많은 기대를 받고 입단했다. 하지만 정작 1군 데뷔는 한참이 지나서야 할 수 있었다.
프로 입단 후 2시즌 동안 2군에서도 19경기 등판에 그쳤던 채원후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하면서 2년의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입단 후 5년 동안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그는 2020년 스프링캠프에서 김태형(57) 당시 두산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결국 개막 엔트리에 들면서 처음으로 1군에 모습을 비췄다. 그해 채원후는 37경기에 등판해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4.91로 많은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채원후는 이듬해 시범경기 기간 2대2 트레이드(두산 함덕주+채원후↔LG 양석환+남호)를 통해 LG 트윈스로 팀을 옮기게 된다. 1루수와 중심타선 보강이 필요했던 두산과 즉시전력감 투수가 필요했던 LG의 필요성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차명석 LG 단장은 당시 "우리 팀에 필요한 즉시 전력감 투수 2명을 영입하며 투수력 강화에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두 선수 모두 팀의 전력 상승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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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시절의 채원후. |
하지만 고우석(26·현 샌디에이고), 정우영(25), 유영찬(27), 백승현(29) 등 비슷한 나이대의 좋은 우완투수들이 많았던 LG에서 채원후에게 갈 기회는 오지 않았다. 1군에서 2021년 14경기, 2022년 3경기 등판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6월 10일 한화전(⅔이닝 무실점) 외에는 1군에서 볼 수 없었다.
결국 후반기 시작을 앞둔 지난 7월 18일 LG는 NC에서 외야수 최승민(28)을 받는 조건으로 채원후를 내주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우승을 노리던 LG 입장에서는 신민재(28)의 주전 등극으로 비어있는 주루 스페셜리스트 자리를 채워야 했기 때문이다. 임선남 NC 단장은 "채지선은 속구의 구위가 좋고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투수이다. 채지선의 영입을 통해 투수진의 뎁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불펜 운용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채원후는 이적 후에도 1군 2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개명을 통해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프로 10년 차인 그가 과연 3번째 팀에서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나서면서 알을 깨고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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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후. /사진=NC 다이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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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후. /사진=NC 다이노스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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