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사커루, 사무라이 블루... 아시안컵 각국 축구 대표팀의 별칭들
입력 : 2024.01.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박정욱 기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3-1로 물리친 한국 선수단. /AFPBBNews=뉴스1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3-1로 물리친 한국 선수단. /AFPBBNews=뉴스1
'사커루' 호주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첫 승을 거뒀다.

호주가 지난 13일(한국시간)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인도를 2-0으로 물리치고 첫 승을 올렸을 때 언론 보도 첫 줄이다. 2015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첫 우승한 뒤 9년 만에 다시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호주 축구 국가대표팀에 '사커루'라는 별명을 붙였다. 사커루(the Socceroos)는 축구를 뜻하는 사커(Soccer)와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 캥거루(Kangaroo)의 합성어다.

호주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월 13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인도와 경기에서 박수를 치며 승리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뉴스1
호주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월 13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인도와 경기에서 박수를 치며 승리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뉴스1
이처럼 각국 축구 대표팀은 그 나라를 상징하는 동식물, 국기나 지역색을 살린 저마다의 별칭을 갖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몇 가지 별명으로 불린다. '태극전사'가 가장 대표적이다. 태극기의 태극 문양에서 가져왔다. 외국 언론에도 'Taeguk Warrios'라고 표현된다. 유니폼에 달고 있는 상징 동물 호랑이를 앞세운 '아시아의 호랑이'(Asian Tigers)라는 별명도 자주 등장한다. 붉은 유니폼을 입고 국제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펼쳐 '붉은 악마'(Red Devils)로도 불린다. 이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서포터스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붉은 악마'(Les Diables Rouges)는 벨기에 대표팀의 별명으로 더욱 유명하다.

미나미노 다쿠미(오른쪽)가 지난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나미노 다쿠미(오른쪽)가 지난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은 '사무라이 블루'(Samurai Blues)라는 공식 별명을 갖고 있다. 일본축구협회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공식 발표한 일본 축구 대표팀의 별칭이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이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이름을 발표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사무라이 블루'는 이보다 앞서 비공식적으로 흔히 통용되던 일본 축구 대표팀의 별명이었다. 2006년 발표한 일본 혼성 록밴드 'ZZ'의 월드컵 응원가 제목이 '사무라이 블루'다. 이 이름을 공식화한 것이 2009년이다. 그 전에는 '울트라 닛폰'이라는 별명도 사용됐다.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리야스 하지메(맨 왼쪽)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리야스 하지메(맨 왼쪽)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사무라이 블루' 일본은 지난 14일 베트남과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전반 한때 세트피스 상황에서만 2실점하며 1-2로 뒤지다가 2골 1도움을 올린 미나미노 다쿠미의 활약을 앞세워 4-2로 역전승을 거두고 A매치 10연승을 내달렸다.

일본전에서 잘 싸운 베트남은 황금별전사(금성전사, 금색별전사, Nhung chien binh sao vang)로 불린다. 영어 표현으로 '골든스타 워리어스'(The Golden Star Warriors)라고 한다. 베트남 국기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황금별에서 나온 이름이다.

호주를 맞아 선전을 펼친 인도의 별명은 '파란 호랑이'(블루 타이거스, Blue Tigers)다. 인도 국기 한가운데 있는 아소카차크라(아소카 칙령에 주로 묘사되는 24개의 바퀴살을 지닌 법륜) 문양의 파란색과 뱅골 호랑이를 담고 있는 이름이다. 또 펀잡 지역의 민속춤 '반그라'에서 따온 '반그라 보이스'(Bhangra Boys)라는 별칭도 있다.

한국(붉은 유니폼)과 바레인의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첫 경기 장면. 한국이 3-1로 이겼다. /AFPBBNews=뉴스1
한국(붉은 유니폼)과 바레인의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첫 경기 장면. 한국이 3-1로 이겼다. /AFPBBNews=뉴스1
1월 16일(한국시간) 열린 요르단(빨간색 유니폼)과 말레이시아의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경기. 요르단이 4-0으로 이겼다. /AFPBBNews=뉴스1
1월 16일(한국시간) 열린 요르단(빨간색 유니폼)과 말레이시아의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경기. 요르단이 4-0으로 이겼다. /AFPBBNews=뉴스1
한국의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첫 상대 바레인은 '딜문(틸문)의 전사'(무라하미 딜문)라고 한다. 딜문(틸문)은 기원전 3000~600년 페르시아만 지역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 가운데 하나로, 그 중심지가 지금의 바레인섬이다. '붉은 늑대(들)'(the Red Wolves)도 흔히 쓰인다. 바레인의 국기가 붉은 색이고 주유니폼도 같은 색이다.

한국 바레인과 같은 E조에 속한 요르단은 '용감한 전사들'(알 나샤마, the Brave)이다. 같은 말에서 나온 '기사도(신사)'(The Chivalrous)도 혼용된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 호랑이'(하리마우 말라야, Harimau Malaya)다.

지난 13일 카타르와 레바논의 2023 아시안컵 개막전. 개최국 카타르가 3-0으로 이겼다. /사진=2023 아시안컵 공식 SNS
지난 13일 카타르와 레바논의 2023 아시안컵 개막전. 개최국 카타르가 3-0으로 이겼다. /사진=2023 아시안컵 공식 SNS
지난 13일 타지키스탄전에서 안 풀리는 경기에 답답해 하는 중국 축구 대표팀. 중국은 타지키스탄과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AFPBBNews=뉴스1
지난 13일 타지키스탄전에서 안 풀리는 경기에 답답해 하는 중국 축구 대표팀. 중국은 타지키스탄과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AFPBBNews=뉴스1
조별리그 A조의 개최국 카타르는 '적갈색'(알 안나비, the Crimsons), 타지키스탄은 '페르시아 사자'(세르후이 포르스즈), 레바논은 '백향목'(리잘 알라즈, the Team of Cedars)이다. 백향목은 레바논의 국가 상징으로, 국기에도 사용된다. 중국은 '용의 팀'(롱즈두이, 龍之隊, Team Dragon)이다. 중국 문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용을 앞세운 이름이다. 간단하게 '팀 차이나'(중국팀, 中國隊)라고도 한다. 국내 언론과 팬들은 중국의 거친 플레이 때문에 '소림 축구'라는 표현을 곧잘 쓴다. 중국 대표팀은 종목을 떠나 흔히 '만리장성'으로 통칭되기도 한다.

호주 인도와 조별리그 B조에 속한 우즈베키스탄의 별명은 '하얀 늑대'(벨리에 볼키, White Wolves)다. 시리아는 '카시운(산)의 독수리'(누수르 카시운)로 불린다. 카시운산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에 있는 산이다.

2023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홍콩에 3-1로 승리한 UAE. /AFP=뉴스1
2023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홍콩에 3-1로 승리한 UAE. /AFP=뉴스1
조별리그 C조의 강호 이란은 '팀 멜리'(Team Melli)라고 한다. 페르시아 말로 '국가대표팀'을 뜻한다. 또 '페르시아의 별'이나 '페르시아 왕자', '페르시아 사자', '아시아의 치타'라는 별명도 있다. 같은 조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는 '독수리'(알 수쿠르, the Eagles)로 상징되며, '자예드(UAE의 창시자)의 아들(들)'이라는 별칭도 있다. 홍콩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용을 앞세워 '자오룽'(교룡, 蛟龍, the Dragons)이라고 한다. 팔레스타인은 '가나안의 사자(들)'(우수드 가나안)이다.

일본 베트남과 D조에 속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가루다'(인도네시아 국가 상징인 신화의 새) 또는 '팀 가루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붉은 색과 흰색으로 이뤄진 국기에서 나온 '레드 앤드 화이트'(the Red and Whites, 메라 푸티, Merah Putih)라는 별칭도 있다. 이라크는 '메소포타미아의 사자(들)'(우수드 알 라피다인)이다. 고대 아라비아 반도에서 발견된 메소포타미아 사자는 아랍과 이슬람 문화에서 중요한 존재로 여겨진다.

마지막 F조의 사우디아라비아는 '녹색(초록) 매' 또는 '그린 팔콘스'(알 수구르 알 쿠다르, Al Sogour Al Akhdar, the Green Hawks/Falcons)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녹색 유니폼이 이를 대변한다. '사막의 아들(들)'이라는 별칭도 있다. 태국은 '전투 코끼리'(War Elephants)다. 태국 국가대표팀이라는 뜻의 '팀 차르트 타이'(Team Chart Tai)도 있다. 키르스스탄은 '흰 매'(아크 숨카라르, White Falcons)다. 중앙아시아의 대초원에서 매 사냥을 하던 키르기스 유목민을 상징한다. 오만은 '적색(더 레즈)'(알 아흐마르, Al Ahmar, the Reds)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꺾고 기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AFP=뉴스1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꺾고 기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AFP=뉴스1


'소림축구'처럼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별명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독일 축구 대표팀을 뜻하는 '전차 군단'이다. 과거 독일의 전차부대를 떠올리지만, 독일 축구 대표팀의 별명은 '디 만샤프트'(Die Mannschaft)나 '디 나티오날엘프'(Die Nationalelf)가 더 일반적이다. Mannschaft는 독일어로 '팀'이나 '선수단'을 뜻한다. '국가대표'라는 의미다. 독일 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며, 독일축구협회에서도 주로 사용하는 별칭이다. Nationalelf는 '국가의 11인'이다. elf는 독일어로 11이다. '국가를 대표하는 11명의 선수'라는 의미다. 독일을 상징하는 '독수리(군단)'(Die Adler)도 또 다른 별명이다.



박정욱 기자 star@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