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기장, 조형래 기자] 여기 저기서 이름이 들린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아직 공을 한 개도 던지니 않았지만 누구보다 이름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FA로 이적한 마무리 김재윤(삼성)의 보상선수 투수 문용익(29)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59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은 문용익. 2021년 1군에 데뷔해 통산 75경기 4승2패 1세이브 4홀드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는 14경기 1승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에 그쳤다. 삼성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고 조명도 못 받았다.
하지만 FA 자격을 얻고 삼성과 최대 4년 58억원 계약을 맺은 마무리 투수 김재윤의 보상선수로 KT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문용익은 ‘이강철의 남자’가 됐다. KT는 문용익을 김재윤의 보상선수로 지명하면서 “최고 150km의 빠른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수준급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선수로 불펜 전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강철 감독은 “150km에 좋은 변화구를 갖고 있다. 문용익을 뽑은 게 수확인 것 같다”라면서 “우리 팀에 문용익처럼 삼진을 잡는 유형의 투수가 없다. 문용익을 잘 활용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문용익은 1군 72⅔이닝 동안 54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9이닝 당 6.69개의 탈삼진. 2군에서는 통산 141⅔이닝 동안 135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9이닝 당 탈삼진은 8.57개로 이닝 당 1개에 가까웠다. 지난해 문용익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9km(트랙맨 데이터 기준)로 삼성 토종 투수들 중에 1위였다. 이 기록을 지난해 KT 투수들의 평균 구속과 비교하면 전체 1위로 올라선다. ‘돌직구’를 던지는 홀드왕 박영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144.3km)도 문용익에 미치지 못한다
이강철 감독은 문용익의 피칭 디자인 변화와 제구력 향상을 통해서 필승조로 키워 볼 생각이다. 이강철 감독의 계획을 선수들에게도 밝혔다. 안방마님 장성우는 “감독님께서 문용익을 한 번 키워볼 것이라고 미리 말씀하시더라”라면서 “감독님이나 저나 제구가 안되면 경기에 못나간다는 것을 잘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 본인도 인식을 하면 스피드가 떨어지더라도 제구력을 잡을 수 있는 방향으로 잡을 것이다. 같이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 감독은 매년 마운드에서 히트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2021년 통합 우승 시즌에는 롯데에서 트레이드 되어 온 박시영을 필승조로 탈바꿈 시켰다. 롯데에서는 패스트볼-포크볼 조합으로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이강철 감독의 지도를 받고 슬라이더 투수로 변신했고 48경기 3승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40의 성적으로 필승조로 역할을 했다.
2022년에는 김민수가 76경기 5승4패 30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90으로 맹활약을 펼쳤고 지난해는 박영현을 홀드왕으로 진화시켰다. 여기에 손동현, 이상동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까지 이끌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강철 감독이 미리 점찍었던 투수들은 결국 성공했다. 이제 이강철의 눈은 문용익으로 향한다. 문용익은 이강철 감독의 조련을 받고 ‘보상선수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