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7.18' 오타니 라이벌, ML 극적 잔류... 초갑부 구단주가 품었다! 1년 45억 FA 계약
입력 : 2024.02.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후지나미 신타로. /AFPBBNews=뉴스1
후지나미 신타로. /AFPBBNews=뉴스1
후지나미 신타로와 뉴욕 메츠의 FA 계약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토킨 스포츠 SNS
후지나미 신타로와 뉴욕 메츠의 FA 계약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토킨 스포츠 SNS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고교 시절 라이벌로 유명한 후지나미 신타로(30)가 극적으로 메이저리그(ML) 잔류에 성공했다. 초갑부 스티브 코헨을 구단주로 두고 있는 뉴욕 메츠가 그를 품었다.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 기자는 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후지나미가 뉴욕 메츠로 간다. 1년 335만 달러(약 45억 원) 보장에 85만 달러(약 11억 원) 인센티브가 있는 계약"이라고 밝혔다.

예상 밖의 계약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였던 지난해, 후지나미는 64경기 7승 8패 5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7.18로 크게 부진했기 때문. 보통 대단한 트랙 레코드 없는 만 30세의 우완 투수가 평균자책점 7.18을 기록했다면 쉽게 따낼 수 없는 메이저리그 계약이다.

하지만 뉴욕 메츠는 '불펜' 후지나미의 가능성을 봤다. 선발 투수로서 후지나미는 분명 낙제점이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후지나미는 선발 4경기 만인 4월 23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2⅓이닝 8실점으로 크게 무너지며 로테이션에서 탈락했다. 이후 불펜으로 뛰며 34경기 5승 8패 평균자책점 8.57을 기록했고, 7월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트레이드됐다.

볼티모어는 후지나미의 사용법을 알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 3% 안에 드는 평균 시속 98.4마일의 직구는 짧은 이닝에서 매력적이었다. 후지나미는 철저히 불펜으로만 활용되면서 30경기 2승 무패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85, 29⅔이닝 32탈삼진으로 환골탈태했다.

제구 난조라는 약점은 오클랜드 시절 9이닝당 볼넷 개수 5.5개가 볼티모어에서는 4.6개로 여전했으나, 압도적인 구위는 위기의 상황에서 중요한 무기였다. 특히 주전 마무리 펠릭스 바티스타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뒤로는 훌륭한 대체재가 됐다. 바티스타의 이탈 이후 볼티모어는 예니어 카노를 마무리로 삼았으나, 박빙의 상황에서 상대를 구위로 압도할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볼티모어 지역 매체 '볼티모어 베이스볼'은 "후지나미처럼 흥미로운 스터프를 지닌 투수를 쓰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그는 제구에 일관성이 없지만, 스터프는 (상대에게) 압도적일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후지나미 신타로. /AFPBBNews=뉴스1
후지나미 신타로. /AFPBBNews=뉴스1
후지나미 신타로. /AFPBBNews=뉴스1
후지나미 신타로. /AFPBBNews=뉴스1

공교롭게도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상대가 뉴욕 메츠였다. 후지나미는 지난해 8월 7일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서 1이닝 무사사구 무실점 2탈삼진 퍼펙트로 이적 후 첫 홀드를 기록했다. 홈런왕 출신 피트 알론소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더니 D.J.스튜어트 타석에서는 시속 102.6마일(약 165.1㎞) 강속구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는 라이벌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을 뛰어넘는 수치였다. 2022년 9월 1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경기에서 카일 터커를 상대로 던진 시속 101.4마일(약 163.2㎞)이 오타니의 최고 구속이었다.

결국 볼티모어가 101승 61패로 9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 및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하며 라이벌 오타니보다 먼저 메이저리그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뉴욕 메츠에서도 같은 역할이 기대된다. 메츠는 제이크 디크먼과 에드윈 디아즈라는 좌우 파이어볼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디아즈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리머니 도중 무릎 슬개건 파열 부상으로 올해 초까지 복귀가 어려워지면서 우완 파이어볼러가 필요했다.

고교 시절 후지나미는 분명 오타니보다 낫다는 평가도 받던 라이벌이었다. 2학년부터 에이스로 올라서서 3학년 때는 토인 고교의 봄, 여름 대회 2연패를 이끌었다. 고시엔 통산 성적은 76이닝 평균자책점 1.07. 그에 비하면 고교 시절 오타니는 제구가 불안한 미완의 대기였다.

하지만 프로 입단 후 두 사람의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후지나미는 2012년 일본프로야구(NPB) 신인드래프트에서 최다인 4개 구단의 지명을 받고 한신에 입단했으나, 제구 난조와 자기 관리 실패로 10시즌 189경기 57승 54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오타니가 NPB에서 완벽한 투·타 겸업으로 MVP와 니혼햄 파이터스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끈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후 행보는 말할 수 없이 벌어졌다. 후지나미가 헤매는 사이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를 통해 빅리그에 데뷔했다. 데뷔하자마자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고 2021년, 2023년에는 만장일치 MVP로 메이저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한 선수가 만장일치 MVP를 2회 이상 수상한 것은 오타니가 처음이었다. 이번 겨울에는 첫 FA 자격을 갖추고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317억 원)로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 계약을 따내면서 영원히 넘지 못할 선수가 됐다.

후지나미 신타로와 뉴욕 메츠의 FA 계약 소식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MLB.com 공식 SNS
후지나미 신타로와 뉴욕 메츠의 FA 계약 소식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MLB.com 공식 SNS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