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수술 자국, 흰머리, 사투리…오타니가 보여준 인간계 모습들
입력 : 2024.02.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오타니의 오른쪽 팔꿈치에 남겨진 커다란 수술 자국       FOX 스포츠 SNS

[OSEN=백종인 객원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보여준 소탈하고, 편안한 모습에 팬들의 호감도가 더 올라갔다. 오타니는 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스트에 참가, 처음으로 팬들과 공식적인 만남을 가졌다. 유료 티켓 3만 5000장이 모두 팔릴 만큼 관심이 높은 행사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재활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3월 20일과 21일 서울에서 열리는 개막전에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해 줬다.

한편으로는 화제가 됐던 포르셰 선물이나 반려견에 대한 얘기 등 자신의 일상과 관련된 질문에도 솔직한 대답을 내놨다. 또 인터뷰 중에 나타난 편안한 모습도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평소 대외적인 노출을 꺼리는 신비주의 이미지 탓에 ‘유니콘’이나 ‘외계인’으로 불리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팔꿈치 수술 자국

이날 LA 지역 낮 최고 기온은 화씨 63도(섭씨 17도)였다. 그늘에 있으면 쌀쌀한 날씨였지만, 오타니는 흰색 홈 유니폼만 걸치고, 언더셔츠는 입지 않은 반소매 차림이었다.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두터운 후드 티를 입은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다 보니 뜻하지 않은 노출(?)이 있었다. 지난해 9월 20일에 받았던 수술의 흔적이다. 오른손을 들어 머리를 긁적이는 과정에서 팔꿈치 안쪽 부분에 커다란 자국이 드러난 것이다. 흔히 토미 존 서저리라고 부르는 인대 이식수술의 흔적이다.

오타니의 오른쪽 팔꿈치에 남겨진 커다란 수술 흔적       FOX 스포츠 SNS

FOX 스포츠는 이 부분을 클로즈업한 사진을 SNS에 올리고 “생각보다 상처가 크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팬들도 댓글을 통해 ‘아직까지 자국이 생생하다’ ‘무척 아팠을 것’ ‘잘 회복되고 있다니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수술 직후인 작년 10~11월에는 극성스러운 미국의 파파라치 여럿이 오타니의 집 앞에서 진을 치고 대기하기도 했다. 깁스나 보호대를 한 모습, 혹은 여성 출입자를 찍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당시 건진 것은 없었다.

흰머리

역시 팔꿈치 사진 컷에 함께 잡힌 장면이다. 긁적이는 머리에서 흰머리 몇 가닥이 발견됐다. 이를 두고 SNS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오타니도 이제 나이를 먹네’ 같은 댓글이다. 물론 ‘백발이어도 멋있을 것’이라는 반박이 우세하다.

개중에는 안쓰럽게 여기는 마음도 많다. ‘FA 때 얼마나 고민이 많았으면…’ ‘7억 달러를 받아도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군’이라는 반응이다. 그도 7월이면 만으로 30세가 된다. 때문에 몇 가닥은 어쩔 수 없는 나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투리

팬 페스트 중에 마련된 토크쇼 때였다. 사회자(호세 모타)가 묻는다. “다코 야키, 돈가스, 오코노미야키, 뎀푸라(튀김), 야키토리(닭튀김), 데리야키(구이), 샤부샤부…. 이 중에 뭘 만들어주면 좋겠나(지금 먹고 싶은 게 뭐냐는 뜻인듯)”라는 물음이다.

통역(미즈하라)에게 전해 들은 오타니는 “뭐야”라며 피식한다. 뜬금없는 질문에 웃음이 난 것이다. 답변이 아닌 혼잣말이었다. 이게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왔다. 미국 사람은 모르겠지만, 일본인들은 단번에 알아듣는다. “뭐야(なんやねん)”라는 말을 간사이 사투리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 식으로 하면 “뭐꼬” 혹은 “뭐여” 같은 느낌일 것이다.

평소 반듯한 이미지의 오타니 아닌가. 성장한 곳도 한참 거리가 먼 이와테현이다. 그런데 난데없는 생활 언어에 친근감을 느끼는 팬들이 많다. 특히 간사이 지역의 중심 오사카에서는 반응이 크다. WBC 때도 후배 투수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사투리를 썼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쇼헤이가 우리 쪽 말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호감도가 더 올라간다.

(모타의 질문에 대한 답은 다코 야키였다.)

포르셰와 반려견

빠질 수 없는 것이 포르셰 얘기다. 17번을 양보한 조 켈리의 부인에게 선물한 에피소드다.

오타니는 “(등번호를 양보하겠다는) 미세스 켈리의 유튜브 영상을 봤다. 최근 들어 가장 재미있게 본 동영상이었다”며 “선수에게 백넘버는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걸 기꺼이 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 거기에 맞는 선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반려견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름 데코핀은 부르기 편해서 지어줬다. 가는 곳마다 데리고 다니는 중이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와 개막전이 열리는 서울에도 같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타니 쇼헤이

/ goorad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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