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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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 4-0으로 승리한 대한민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이 정몽규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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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오른쪽)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뉴시스 |
정몽규(63)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최대 화두인 위르겐 클린스만(60) 감독의 미래가 결정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KFA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16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축구대표팀 사안 관련 KFA 임원회의가 열릴 것이라 밝혔다. KFA에 따르면 참석자는 정몽규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이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결과 발표 방식은 정해진 바 없다.
클린스만 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의 거취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2024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마이클 뮐러(59)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부진뿐만이 아닌, 1년간 지켜본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를 종합한 결과다.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 탈락 후 정몽규 회장의 첫 공식 일정이다. 정몽규 회장은 아시안컵 당시 요르단과 4강 경기 전 대표팀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대표팀 관계자 및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아시안컵 탈락 후에는 조용했다. 클린스만 감독 및 대표팀 선수들이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와중 정몽규 회장은 카타르에 남아 아시안컵 결승까지 관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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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전력강화위원회가 끝난 뒤 황보관 전력강화위원장. /사진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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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2024년 첫 전력강화위원회가 끝난 뒤 취재진 앞에 선 황보관 전력강화위원장. /사진제공=뉴스1 |
와중에 졸전 끝에 아시안컵에서 탈락한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여론은 더욱 불타올랐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일선에 섰던 정몽규 회장을 향한 비판도 거세졌다. 일부 팬들은 축구회관 앞에서 직접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전력강화위가 열리는 도중에도 시위는 이어졌다.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라는 현수막 앞에 선 한 팬은 마이크를 쥐고 "정몽규 회장은 사퇴하라, 그를 감싸는 부회장들도 물러나라"라고 외쳤다.
전력강화위는 클린스만 감독 경질 주장 이유로 '요르단전 전술 준비 부족',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 '신뢰 회복의 어려움' 등을 들었다. 최근 축구계 최대 사건으로 불거진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망)의 '탁구 논란'에 대해서도 '선수단 관리 미흡'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KFA 관계자에 따르면 요르단과 경기 전날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은 실제로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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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회의에 참석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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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강화위원회에 참석한 마이클 뮐러 위원장 및 위원들. /사진제공=뉴스1 |
침묵을 지켰던 최종 결정권자인 정몽규 회장이 KFA에 직접 나와 전력강화위의 회의 결과를 직접 듣고 임원들과 회의를 거친다. 명쾌한 답변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KFA는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할 것이라 못 박았고, 회의 결과 발표에 대해서도 '미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확실한 답을 내놓지 않은 정몽규 회장을 제외한 대다수는 이미 클린스만 감독에 등을 돌렸다. 황보관(59) 기술위원장의 15일 브리핑에 따르면 전력강화위는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의견을 모았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까지다. 약 1년간 클린스만 감독을 지켜본 결과 향후 2년도 기대가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실제 행보가 그랬다. 클린스만 감독은 재임 기간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자택에서 머물거나, 해외 리거들의 몸 상태를 확인한다는 핑계로 한국을 찾지 않았다.
전력강화위는 클린스만 감독의 태업 논란을 좌시하지 않았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 체류 기간이 적었다. 전력강화위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은 국민을 무시하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더는 신뢰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라며 "(이전)대표팀 감독은 내용과 결과가 이슈가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근무 태도 논란이 터진 경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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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축구인 사면 재논의 임시 이사회에 참석한 정몽규 회장. /사진제공=뉴시스 |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당시 "한국에 상주하며 아시아 축구를 배우겠다"라는 발언은 잊은 지 오래인 듯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해외에 머무는 와중 아시안컵까지 동행할 예정이었던 차두리(44) 어드바이저를 비롯한 코치진들이 K리그 현장을 찾는 경우만 잦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해외 매체 패널로 등장하거나, 유럽축구연맹(UEFA) 등이 진행하는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외유 논란은 부임 몇 개월 만에 불거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자신감이 넘쳤다. 국내에서 비난 여론이 점점 커지자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워커홀릭이다. 일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당찬 답변이 무색하게 클린스만 감독의 특색 없는 축구는 계속됐다. 결과마저 형편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6경기 만에 첫 승리를 거뒀다. 당시 상대는 로베르토 만치니(60) 감독이 갓 부임한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첫 승전고를 울리는 데 약 7개월이 걸렸다.
기어이 첫 메이저 대회인 아시안컵에서는 최악의 성적표를 쥐었다. 64년 만의 우승을 자신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던 요르단과 준결승에서 다시 만났고, 0-2 완패라는 치욕적인 결과물을 가져왔다. 게다가 4강 경기 전날 선수단 내 불화설까지 삽시간에 퍼졌다. '원팀 리더십'을 자신한 감독이 가져온 결과다.
일단 결정권이 없는 전력강화위의 의견은 감독 경질로 모였다. 이제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주도했던 정몽규 회장에게 칼이 쥐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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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지난해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비리 축구인 사면 재논의 임시 이사회를 마친 후 승부조작범 등 사면 전격 철회 입장을 발표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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