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외야수는 0.5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 같습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치열해진 외야 경쟁에 대해 예고했다.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와 부동의 중견수 정수빈, 부활을 예고하고 있는 김재환이 한 자리씩 나눠가지고 라모스와 김재환이 번갈아가며 지명타자 등으로 활용될 때 자리를 메워줄 백업 외야수를 찾고 있다.
너무도 좁은 문턱이지만 그마저도 후보군이 쟁쟁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를 정복한 홍성호와 두산의 1차 지명 선수 김대한, 신인 전다민까지 있다. 김인태(30)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인태는 컨택트와 파워, 어깨 등을 두루 갖춘 두산의 대표적인 '툴 플레이어'로 꼽혔다.
그러나 김현수(LG 트윈스), 민병헌(은퇴), 박건우(NC 다이노스), 정수빈, 김재환 등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유망주로 오랜 시절을 보냈다.
2021년 기회를 잡았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이 이적하며 김재환이 지명타자로 뛰는 일이 많아졌고 데뷔 후 가장 꾸준히 기용됐다. 133경기를 뛰었고 타율 0.259 8홈런 4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1을 기록했다. 완전히 만족할 수는 없는 수치였지만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만큼 다음 시즌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6500만원에서 115.4% 오른 1억4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맺었다.
이듬해 시즌 초 무서운 폭발력을 보여줬지만 5월 햄스트링 부상 이후 부진의 늪에 빠졌다. 83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47 5홈런 OPS 0.702로 전반적으로 수치가 하락했다.
시즌 초반 백업 외야수들간 경쟁에서 우위를 보였고 호세 로하스가 부진하며 많은 기회를 얻었으나 그 기쁨은 채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다. 2루 슬라이딩 과정에서 베이스에 우측 어깨가 충돌하며 탈구가 된 것. 수술 없이 재활을 택했지만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흘렀고 8월에서야 1군에 복귀했다. 최종성적은 47경기 타율 0.255 1홈런 OPS 0.697.
최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파크에서 만난 김인태는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점수 매길 게 없다. 다쳐서 빠진 기간이 너무 길었다"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고개를 떨궜다.
복귀 후 활약도 인상적이지 않았다. 10월 타율 0.318을 기록했지만 위안이 되진 못했다. 그는 "복귀하고 나서 초반에 감이 없었다. 감을 찾는 데 오래 걸렸다. 8월부터 순위 싸움을 제일 힘들게 했는데 도움이 안 된 게 아쉽다"고 말했다.
두산은 화수분 야구라고 불렸다.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2군 혹은 백업 자원으로 오랜 시간을 보낸 이들이 많았다. 최고참 김재호를 비롯해 양의지, 허경민, 김재환 등이 모두 그랬다. 두산은 이들을 빠르게 상무 혹은 경찰야구단에 보냈고 전역 후 서서히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한 뒤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케이스다.
두산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매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후순위로 밀렸다. 화수분이 말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김인태는 두산이 뽑은 앞순번 선수 중 하나로 이제 잠재력을 터뜨릴 때가 된 선수다.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번 겨울 개인훈련에 매진했고 시드니 캠프에도 선발대로 들어왔다. 김인태는 "미리 준비한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밖에서 배팅 훈련을 하는 것과 (겨울에) 실내에서 하는 건 또 다르다"며 "일주일 정도라도 빨리 개인 훈련한 걸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건우가 NC로 떠났고 지난 시즌엔 로하스와 김재환이 동반 부진하며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어진 부상과 부진의 굴레가 더 뼈아팠다.
김인태는 "2년 동안 부상까지 겹치면서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매년 하는 생각이지만 주변 선수들을 생각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한다"며 "일단 내가 잘해야지 경쟁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작년에 실패했던 걸 반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나부터 신경쓰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목표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그 말은 어느 정도 주전 경쟁에서도 우위를 보인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수치를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지난해보다는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한다"며 "경기에 많이 나가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가장 많이 뛰었던 게 2021년 133경기였는데 그 이상을 뛰고 싶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자신감도 넘친다. 우선 아프지 않은 게 첫째다. 어깨 탈구는 자칫 습관성이 될 수 있어 어깨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무리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인태는 "의사 선생님께서 재활이 늦어졌던 게 오히려 다음 탈구 재발이 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안심이 된다"며 "마무리 캠프 때부터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강화할 수 있는 데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진짜 불안했는데 시즌 막판쯤부터 이걸 이겨내야 된다고 생각해서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과감하게 해보려고 했다"며 "이젠 스스로도 안정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타격폼에 수정을 가한 것이다. 김인태는 "작년 말미에 코치님들과 교정한 게 있다. 그 폼이 이제 확실히 몸에 익은 것 같아서 자신감이 있다"며 "다치지만 않으면 타격 자세는 정립이 된 것 같아 더 나은 성적을 내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결국 '닥치고 공격'이다. 수비가 더 좋은 선수도, 발이 더 빠른 선수도 있다. 타격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제 스타일 자체가 공격을 꾸준하게 보여줘야 되는 위치이고 그런 스타일이다. 수비도 계속 신경을 써야겠지만 공격에서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작년에는 중간에 빠졌지만 지금은 처음부터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태이기에 작년보다는 더 예감이 좋다"고 전했다.
김인태는 지난 14일 첫 청백전에서 청팀의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기분 좋게 첫 실전을 시작했다.
10년을 기다렸다. 완벽히 도약하며 본인과 팀 모두에 만족스런 한 해가 될 수 있을까. 시즌 시작까지 한 달이 더 넘게 남았지만 김인태는 누구보다 치열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두산 김인태가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을 마치고 카메라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치열해진 외야 경쟁에 대해 예고했다.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와 부동의 중견수 정수빈, 부활을 예고하고 있는 김재환이 한 자리씩 나눠가지고 라모스와 김재환이 번갈아가며 지명타자 등으로 활용될 때 자리를 메워줄 백업 외야수를 찾고 있다.
너무도 좁은 문턱이지만 그마저도 후보군이 쟁쟁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를 정복한 홍성호와 두산의 1차 지명 선수 김대한, 신인 전다민까지 있다. 김인태(30)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인태는 컨택트와 파워, 어깨 등을 두루 갖춘 두산의 대표적인 '툴 플레이어'로 꼽혔다.
그러나 김현수(LG 트윈스), 민병헌(은퇴), 박건우(NC 다이노스), 정수빈, 김재환 등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유망주로 오랜 시절을 보냈다.
두산 김인태. /사진=두산 베어스 |
이듬해 시즌 초 무서운 폭발력을 보여줬지만 5월 햄스트링 부상 이후 부진의 늪에 빠졌다. 83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47 5홈런 OPS 0.702로 전반적으로 수치가 하락했다.
시즌 초반 백업 외야수들간 경쟁에서 우위를 보였고 호세 로하스가 부진하며 많은 기회를 얻었으나 그 기쁨은 채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다. 2루 슬라이딩 과정에서 베이스에 우측 어깨가 충돌하며 탈구가 된 것. 수술 없이 재활을 택했지만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흘렀고 8월에서야 1군에 복귀했다. 최종성적은 47경기 타율 0.255 1홈런 OPS 0.697.
최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파크에서 만난 김인태는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점수 매길 게 없다. 다쳐서 빠진 기간이 너무 길었다"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고개를 떨궜다.
복귀 후 활약도 인상적이지 않았다. 10월 타율 0.318을 기록했지만 위안이 되진 못했다. 그는 "복귀하고 나서 초반에 감이 없었다. 감을 찾는 데 오래 걸렸다. 8월부터 순위 싸움을 제일 힘들게 했는데 도움이 안 된 게 아쉽다"고 말했다.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에서 주루 훈련을 하는 김인태(가운데). /사진=두산 베어스 |
두산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매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후순위로 밀렸다. 화수분이 말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김인태는 두산이 뽑은 앞순번 선수 중 하나로 이제 잠재력을 터뜨릴 때가 된 선수다.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번 겨울 개인훈련에 매진했고 시드니 캠프에도 선발대로 들어왔다. 김인태는 "미리 준비한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밖에서 배팅 훈련을 하는 것과 (겨울에) 실내에서 하는 건 또 다르다"며 "일주일 정도라도 빨리 개인 훈련한 걸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건우가 NC로 떠났고 지난 시즌엔 로하스와 김재환이 동반 부진하며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어진 부상과 부진의 굴레가 더 뼈아팠다.
김인태는 "2년 동안 부상까지 겹치면서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매년 하는 생각이지만 주변 선수들을 생각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한다"며 "일단 내가 잘해야지 경쟁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작년에 실패했던 걸 반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나부터 신경쓰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목표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그 말은 어느 정도 주전 경쟁에서도 우위를 보인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수치를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지난해보다는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한다"며 "경기에 많이 나가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가장 많이 뛰었던 게 2021년 133경기였는데 그 이상을 뛰고 싶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훈련장에 출근하는 두산 김인태. /사진=두산 베어스 |
이어 "처음에는 진짜 불안했는데 시즌 막판쯤부터 이걸 이겨내야 된다고 생각해서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과감하게 해보려고 했다"며 "이젠 스스로도 안정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타격폼에 수정을 가한 것이다. 김인태는 "작년 말미에 코치님들과 교정한 게 있다. 그 폼이 이제 확실히 몸에 익은 것 같아서 자신감이 있다"며 "다치지만 않으면 타격 자세는 정립이 된 것 같아 더 나은 성적을 내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결국 '닥치고 공격'이다. 수비가 더 좋은 선수도, 발이 더 빠른 선수도 있다. 타격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제 스타일 자체가 공격을 꾸준하게 보여줘야 되는 위치이고 그런 스타일이다. 수비도 계속 신경을 써야겠지만 공격에서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작년에는 중간에 빠졌지만 지금은 처음부터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태이기에 작년보다는 더 예감이 좋다"고 전했다.
김인태는 지난 14일 첫 청백전에서 청팀의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기분 좋게 첫 실전을 시작했다.
10년을 기다렸다. 완벽히 도약하며 본인과 팀 모두에 만족스런 한 해가 될 수 있을까. 시즌 시작까지 한 달이 더 넘게 남았지만 김인태는 누구보다 치열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타격 훈련을 하는 김인태. /사진=두산 베어스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