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철도 '구속 증가'를 꿈꾼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나같은 투수도 통할 수 있다는 것''
입력 : 2024.02.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KIA 윤영철이 호주 캔버리 전지훈련에서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윤영철이 호주 캔버리 전지훈련에서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2023시즌 신인왕 전쟁의 최후 승자는 최고 시속 160㎞ 공을 뿌리는 문동주(21·한화 이글스)였지만 윤영철(20·KIA 타이거즈)은 또 다른 의미로 야구 판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

속구 평균 구속이 140㎞도 되지 않은 공을 가진 고졸 신인 투수는 험난한 프로 판에서 25경기 122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 7패 평균자책점(ERA) 4.04를 기록했다. 문동주와 큰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야구 판에 던져준 메시지는 더 강렬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했다.

앞서도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성공을 거둔 '느림의 미학' 투수들이 있었지만 신인 때부터 이토록 빠르게 제 자리를 찾은 투수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프로야구에 잔뼈가 굵은 타자들을 상대하면서도 매우 침착했고 대범했다. 늘 그를 따라다닌 칭찬 중 하나가 '신인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연봉 협상에서도 지난해 3000만원에서 200% 오른 9000만원에 사인을 했다.

프로 2번째 스프링캠프를 찾은 윤영철은 최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와 비슷하기는 한데 그래도 마음의 여유가 더 생긴 것 같다"며 "작년에는 신인이다보니까 엄청 긴장이 됐는데 지금은 작년보다는 편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매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리그가 주목하는 좌투수로 자리매김했다. KIA 팬들에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선수로 사랑을 받았다.

윤영철(오른쪽)이 호주 캔버라 전지훈련에서 이동걸 코치의 조언을 새겨듣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윤영철(오른쪽)이 호주 캔버라 전지훈련에서 이동걸 코치의 조언을 새겨듣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그럼에도 스스로는 부족한 점이 더 크게 눈에 들어왔다. 윤영철은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솔직히 이닝 빼고는 거의 다 아쉬웠다"며 "평균자책점이나 볼넷이 많은 것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올해는 그런 부분을 보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시즌을 마친 윤영철은 한 달 가까이 미국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캠프에 다녀왔다. 최근 각광을 받는 훈련으로 투수들이 자신의 몸에 맞는 폼과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분석하고 훈련 방향을 잡아주는 과학적인 방식으로 운영된다.

2년차를 맞은 윤영철에게도 새로운 방향성을 잡아주는 계기가 됐다. 그는 "일단 내 단점을 바로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보완해야 되는지도 설명해줬고 그에 맞는 운동법도 알게 됐다"며 "또 구종별로 무브먼트나 이런 걸 체크해서 이걸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알려줘 좋았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몰랐던 걸 알게 된 것도 있었고 원래 알았던 것도 있었다"면서도 "거기서 조금 더 자세하게 알게 된 부분이 있었다. 짧은 기간이어서 크게 기대를 안했는데 조금은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팔에 무리가 가는지도 말해줬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언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윤영철이라고 구속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드라이브라인을 통해 구속 향상에 대한 기대감도 얻었다. 그는 "꾸준히 하면 더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이것저것 많이 배웠고 더 던져보면서 느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선발이기에 최고 구속보다는 평균 구속이 더 중요하다. 지금 당장 욕심이 있다기보다는 나중에 됐을 때 평균 140㎞ 초중반까지는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불펜피칭하는 윤영철.
불펜피칭하는 윤영철.
새 시즌 목표도 명확하다. 첫 번째로는 이닝. 고교시절 독보적 에이스로서 많은 이닝을 투구하는 일이 많아 점점 신인 투수를 무리시키지 않는 추세다. 그렇지만 윤영철에겐 122⅔이닝이라는 수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닝을 작년보다 더 던지고 싶고 세부 지표로는 탈삼진이나 평균자책점 같은 걸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꿔보려고 한다. 조금씩이라도 좋아지는 쪽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닝 다음으로 욕심이 나는 건 ERA다. "아무래도 평균자책점은 내가 얼마나 점수를 주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보니까 3점대를 목표로 한다"며 "내년, 그 다음 해에도 팬들에게 더 기대감을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세웠다.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정교한 제구, 뛰어난 디셉션, 날카로운 변화구 등으로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루키시즌부터 보여줬다. 윤영철도 이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이런 투수가 많이 없긴 하다"는 그는 "그렇지만 언제든 또 이런 투수가 나올 수 있다. 이런 투수들도 프로에서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라는 걸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구속이 다가 아니라는 걸 (후배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 다른 어린 선수들이 무리하다가 다치는 일이 적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윤영철은 신무기를 준비 중이다. 바로 컷패스트볼(커터). 작년에 던지던 슬라이더에 약간의 변화를 줘 커터로 장착하고 미국에서 새롭게 배운 슬라이더를 함께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윤영철은 "우선 새로운 구종을 완성시키는 게 첫 번째"라며 "(주)효상 형이 받아봤는데 괜찮은 것 같다고 하셨다. 계속 연습하면서 연습경기나 시범경기 때도 던져보면서 천천히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완벽을 꿈꾼다. 한 시즌을 이끌어갈 체력까지도 보완하겠다는 생각이다. "체력 면에서도 지난 시즌 후반기엔 조금 지친 기색이 있었기에 조금 더 체력을 키우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KIA 투수 윤영철. /사진=KIA 타이거즈
KIA 투수 윤영철. /사진=KIA 타이거즈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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