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키나와(일본), 이후광 기자] 그야말로 마지막 110순위 지명의 대반전이다. 신인드래프트에서 극적으로 막차에 탑승해 프로선수가 된 강건(20)이 상위 라운더들을 모두 제치고 2024시즌 KT 위즈의 필승조로 거론되고 있다.
강건은 2024년 KT 스프링캠프가 낳은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마지막 110순위로 뽑혔을 때만 해도 향후 험난한 생존 경쟁이 불가피한 무명선수에 불과했지만 작년 후반기 감격의 1군 데뷔에 이어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필승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강건은 부산 기장 1차 스프링캠프 때부터 남다른 구위와 자신감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이강철 감독은 “강건이 1차 캠프 라이브피칭 때 가장 좋았다. 구속이 146, 147km가 나오고 RPM이 엄청나게 좋다. 너무 좋아졌다”라고 칭찬했다.
강건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기세를 이어 첫 연습경기에서 또 다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2월 25일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해 최고 147km의 직구를 앞세워 1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데일리 MVP에 선정된 것이다.
3월의 첫날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만난 강건은 “몸을 잘 만들어왔고, 그런 부분을 잘 보여드리고 있다. 자신감이 생겼다”라며 “다른 선수들도 다 열심히 하겠지만 나 같은 경우 내 위의 선수들을 다 이겨야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현재 페이스가 너무 좋다”라고 승승장구의 비결을 전했다.
수원 장안고 출신의 강건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서 KT 11라운드 110순위 지명을 받으며 가까스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KBO리그와 KT의 가장 마지막 지명을 받았지만 퓨처스리그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작년 10월 3일 김건웅(4라운드), 이준희(6라운드), 황의준(8라운드), 정진호(9라운드), 이준명(10라운드) 등 상위 지명자들을 제치고 1군에 등록됐다.
강건은 지난해 4경기 승패 없이 1세이브 평균자책점 1.35(6⅔이닝 1자책)의 귀중한 경험을 토대로 올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전격 포함됐다. 그리고 부산 기장 스프링캠프 때부터 연일 좋은 구위를 뽐내며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
110순위 지명에서 1군 스프링캠프 합류를 이뤄낸 강건은 “사실 실감은 잘 안 난다. 작년 1군에서 그래도 임팩트가 있었고, 감독님이 가능성을 좋게 봐주셔서 1군 캠프에 데려와주신 거 같다. 1군에서 몇 경기 안 뛰었는데 같이 따라올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며 “아직 어리기 때문에 차근차근 배워서 자리를 확실하게 잡고 싶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강건은 빠른 성장의 또 다른 비결로 많은 투수 선배들의 조언과 케어를 꼽았다. 그는 “나는 먼저 선배님들께 다가가는 성격이 아니다. 그런데 선배님들이 안 좋아 보이면 먼저 와주셔서 어땠냐고 물어봐주신다. 고영표 선배님을 비롯해 많은 선배님들이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한다. 선배님들이 다 좋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강건의 1군 데뷔 및 스프링캠프 합류는 그의 가정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그는 “작년 1군 등록 당시 부모님이 깜짝 놀라셨다. 익산에서 수원으로 올라간다고 하니 부모님이 ‘오늘 집 오는 날이 아니잖아’라고 하셨다. 1군 콜업이라고 설명하니까 많이 기뻐해주셨다. 이번 캠프 때도 잘하고 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올해 필승조까지 거론되고 있는 강건에게 끝으로 2년차 시즌 목표를 물었다. 그는 “올해 많은 경기에 나간다면 감독님이 믿고 쓸 수 있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안정감 있는 투구가 목표”라며 “구속의 경우 KIA전에서 147km까지 나왔다. 올 시즌 150km까지 던져보겠다”라고 남다른 포부를 전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