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샌디에이고 마쓰이 유키가 지난달 23일(한국시간) 열린 LA 다저스전에서 등판했다.

샌디에이고 마쓰이 유키가 지난달 23일(한국시간) 열린 LA 다저스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마무리투수에서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도전하는 마쓰이 유키(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서울 시리즈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는 7일 "허리 문제로 인해 팀 훈련에서 빠진 마쓰이가 오는 20일과 21일 한국에서 열리는 개막 시리즈에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는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의 발언에서 나온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쉴트 감독은 최근 현지 라디오 방송국 KWFN과 인터뷰에서 "(마쓰이는) 서울 시리즈 계획에 들어가 있다"면서도 "그 2경기 때문에 무리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몸 상태에 따라 서울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3월 20~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개막 2연전 '서울 시리즈'를 치른다. 이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정규 경기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는 오타니 쇼헤이(30), 야마모토 요시노부(26·이상 LA 다저스), 다르빗슈 유(38), 김하성(29), 고우석(26·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마쓰이까지 한·일 양국의 스타플레이어가 대거 출격을 예고해 화제가 됐다.

앞서 마쓰이는 지난달 25일 수비 훈련 도중 허리를 다치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후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받았는데,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염증 진단을 받은 마쓰이는 회복에 집중했다. 지난 1일에는 워밍업을 한 뒤 최대 30m 거리에서 캐치볼을 하면서 몸 상태를 한층 더 끌어 올렸다. 쉴트 감독은 지난 4일 인터뷰를 통해 "마쓰이는 순조롭게 회복 중이다. 캐치볼의 강도도 점점 강하게 하고 있다. 또 마운드 경사가 낮은 곳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마쓰이 유키의 투구 모습.

이어 6일에는 패스트볼 위주로 30구 불펜 투구를 실시했다. 경사가 있는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면서 허리 상태를 점검했다. 또다른 매체 TV 도쿄 스포츠에 따르면 마쓰이는 "(허리에는) 문제가 없었다"면서 "지금은 상태가 괜찮고, 이후 상태를 확실히 확인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쓰이는 허리 부상 후 10일 동안의 마음에 대해 "초조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할 수 있는 건 확실히 하려고 했다"며 "점점 좋아지고 있었고, 안 좋아진 날은 없었기에 그렇게 부정적인 마음은 아니었다"고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는 "수비에서의 움직임을 아직 확인하지 못해서 그걸 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중요한 개막전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내 뜻은 중요하지 않고, 결국 팀이 어떻게 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쓰이는 2013년 NPB 신인드래프트에서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1순위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해 일본리그 통산 01경기에 등판, 25승 46패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최고 시속 154㎞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모든 구종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그는 통산 탈삼진율이 31.85%에 달한다. 3번의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2018년에는 NPB 최연소 100세이브, 지난해에는 최연소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마쓰이 유키. /AFPBBNews=뉴스1

이런 활약 속에 마쓰이는 지난해 12월 샌디에이고와 5년 최대 3360만 달러(약 448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구원왕 2회의 조시 헤이더(30), 셋업맨 닉 마르티네스(34)가 각각 FA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신시내티 레즈로 떠난 빈자리를 채우려는 샌디에이고의 움직임이었다. 지난해가 데뷔 첫해임에도 54경기 평균자책점 1.75로 맹활약한 톰 코스그로브(28), NPB에서 잔뼈 굵은 마무리 출신 로베르토 수아레스(33)와 함께 불펜진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마쓰이는 지난달 23일 열린 LA 다저스와 시범경기에 3회 등판해 개빈 럭스-크리스 오윙스-앤디 파헤스를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하며 인상적인 실전 데뷔전을 치렀다. 팀 동료 김하성(29)마저도 "마쓰이의 공 자체가 좋았던 것 같다. 일본에서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다. 충분히 미국에서도 통할 거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일본 투수들이 미국에 와서 실패한 투수들은 없다고 생각한다. 일본 투수들의 수준이 높기에 잘할 거라 생각한다"며 칭찬할 정도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

마쓰이의 호투는 마무리 경쟁자인 고우석에게는 위기였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2+1년, 총액 450만 달러(한화 약 59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고우석은 수아레스, 마쓰이와 함께 클로저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일 오클랜드와 경기에서 시범경기 데뷔전을 치른 고우석은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4일 시애틀전에서는 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흔들렸지만, 7일 열린 신시내티전에서는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현재로서는 고우석도, 마쓰이도 아닌 수아레스가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비록 지난해 평균자책점 4.23으로 흔들렸지만, 2022시즌에는 5승 1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2.27의 성적을 낸 바 있다. 쉴트 감독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 팀에는 좋은 투수들이 많다. 앞으로 이들의 활용 여부에 관해 잘 준비해야 한다. 상대 팀에 따라 유연하게 불펜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로버트 수아레스.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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