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땀으로 만든 1루수였다.
KIA 타이거즈 이우성(29)이 외야수에서 든든한 1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2024 호주 캔버라와 일본 오키나와에서 펼쳐진 스프링캠프에서 감투상을 받았다. 얼마나 1루수 적응을 위해 노력과 최선을 다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작년 마무리캠프에서 1루수 변신을 선언하더니 4개월의 노력 끝에 1루 주전으로 우뚝섰다.
오키나와 캠프 실전에서 1루수로 나서 능력을 증명했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총알타구도 막더니 바운드를 맞추기 힘든 타구도 기가막히게 타이밍을 잡아 미트안에 넣었다. 어려운 팝플라이도 외야수 출신답게 안정감있게 포구했다. 2루수 혹은 투수가 잡아야 할 타구 판단이 애매한 경우는 있었지만 1루수로 합격점을 받았다.
오키나와 실전은 3경기 뿐이었지만 이범호 감독은 "일단 주전 1루수는 이우성으로 간다"고 임명장을 냈다. "저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 어릴때 포수를 봤고 1루수 경험도 있어서인지 몸놀림이나 미트질이 좋다. 그만큼 1루수 적응을 위해 노력했다. 그냥 된 것은 아니다"며 웃었다.
작년 11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박기남 내야수비코치와 논의를 거쳐 1루수 변신을 택했다. 그때부터 박코치와 일대일 개인수업을 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수비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비시즌 기간중에도 별도의 훈련 메뉴를 받아 적응훈련을 계속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투구머신을 동원해 총알타구를 처리하는 훈련도 했다. 이 감독은 "밤에도 훈련을 하더라"라며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9일부터 시작하는 시범경기를 통해 실전 적응을 이어간다. 4개월 동안 노력했기에 큰 문제없이 1루수 실전 감각을 키우고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중에도 가장 먼저 야구장에 출근하는 성실함으로 실력을 키웠고 악착같은 플레이와 기량으로 존재감을 증명했다. 1루수 자리도 그렇게 거머쥐었다.
작년 400타석을 소화하며 데뷔 처음으로 타율 3할1리를 기록했다. 규정타석에는 실패했으나 3할타자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3할이 의미하는 정교함에 8홈런을 때리며 장타력도 과시했다. 58타점, 득점권 타율 3할2푼에서도 찬스를 해결하는 클러치능력도 빛났다. 8개의 도루도 성공시키는 주루능력도 갖추었다.
2024 1루수 이우성 카드가 현실화 되면서 타선의 힘도 그만큼 강해졌다. 우선 6~7번 타선에 포진해 상위타선이 만드는 찬스를 살리는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원히트 투베이스' 주루능력을 갖춰 9번타자 기용 가능성도 내비쳤다.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으로 이어진 1~3번 40도루 트리오의 첨병 노릇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주에서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 이것을 온전히 땀으로 만들어냈다. MVP 못지 않은 감투상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