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손찬익 기자] “류현진 선배님과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영광스러운 자리였는데 만족스러운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대전왕자’ 문동주(한화)는 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에서 ‘괴물’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홈팀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3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43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컷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등 자신의 주무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어웨이팀 선발 중책을 맡은 문동주는 최고 구속 148km의 빠른 공과 컷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며 3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뽐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문동주는 “류현진 선배님과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영광스러운 자리였는데 만족스러운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날씨 핑계를 대면 안 되지만 추워서 그런지 컨디션이 되게 안 좋았다”고 했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문동주의 판정승. 하지만 그는 “투구 내용을 보면 제가 진 거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데 많이 부족했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문동주는 투구 내용에 만족하지 못했지만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예방 주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즌 전에 이런 모습이 나와 오히려 더 고무적이다. 개막 후 이런 모습이 나왔다면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시즌 전에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로봇 심판’이라고 불리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을 직접 경험한 소감이 궁금했다. 문동주는 “로봇 심판이라고 크게 의식되거나 차이는 없었다. 공정해진 느낌이랄까. 볼 판정에 대한 아쉬움이 빨리 사라질 거 같다. 경기할 때 집중이 더 잘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피치클락에 대해서는 “많이 의식되더라. 아직은 연습이 필요할 거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류현진의 등판을 지켜본 소감을 묻자 “류현진 선배님이 마운드에서 던지는 걸 직접 본 건 처음이었다. 역시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경의를 표했다.
또 “오늘 선발 등판 준비하는 걸 보니 제가 지금껏 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워낙 몸 관리가 철저하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한국에서만 야구를 해왔고 선배님은 큰 무대에서도 야구하셨고 거기서 엄청난 성과를 냈다. 분명히 특별한 노하우를 가지고 계실 텐데 궁금한 게 많은데 선배님을 따라다니면서 열심히 배우겠다”고 덧붙였다.
160km 안팎의 광속구가 주무기인 문동주는 ‘최고 구속이 덜 나온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아직 날씨가 추워서 그런 거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투수가 날씨 영향으로 스피드가 안 올라왔을 거로 생각한다. 작년보다 페이스가 느린 건 사실이지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스프링캠프 현장 방문을 통해 선수 부상 재활과정, 컨디션 체크를 진행하고,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에 출전하는 ‘팀 코리아’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팀 코리아는 오는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18일 LA 다저스와 경기를 치른다.
태극마크를 달게 된 문동주는 “너무 기대된다.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경기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랐는데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의미가 남다르고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저라는 선수를 널리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를 가장 상대하고 싶은 선수로 꼽은 문동주는 “어릴 적부터 워낙 좋아했고 상대해 보고 싶다. 오타니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니까 공격적으로 자신 있게 승부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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