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KBO리그는 올해부터 달라지는 규정, 규칙이 많다. 세계 최초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도입하고, 피치클락(시범운영),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 한꺼번에 많은 변화를 시도한다.
ABS는 기계의 정확성에 따르면 된다. 피치 클락은 전반기에는 시범운영이라 적응 시간이 많다. 수비 시프트 제한으로 내야수들의 개인 기량이 중요해질 것이다.
지난해까지 대부분 구단은 끌어당기는 타구가 많은 좌타자가 나오면 1~2루 사이에 내야수를 3명을 배치했다. 3루수나 유격수가 1루수와 2루수 사이 외야쪽에 서 있기도 했다. 반대로 끌어당기는 타구 빈도가 높은 우타자 상대로는 2~3루 사이에 내야수 3명이 자리잡기도 했다. 또 몇몇 구단은 볼카운트에 따라 수비 위치를 바꾸는 매우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를 했다.
하지만 이제 수비 시프트 제한으로 투수가 투구를 하기 전에는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양쪽에 2명의 내야수가 있어야 한다. 2루 베이스 기준으로 한쪽에 내야수 3명을 배치하는 것은 금지다. 또 내야수 위치는 내야 흙을 벗어나서도 안 된다. 2루수가 외야 잔디로 나가 서 있는 ‘2익수’의 모습은 이제 볼 수 없다.
외야수가 내야로 들어와 수비하는 것은 가능하다. 중견수가 2루 베이스에 서서 내야수 5명이 촘촘하게 수비할 수 있다. 9회말 만루 끝내기 위기에서 외야수가 한 명 내야로 들어와 극단적인 수비를 해도 된다.
디펜딩 챔피언 LG의 염경엽 감독은 수비 시프트 금지에 대해 “수비쪽에서 내야, 외야 모두 시프트가 줄어드는 것은 유리한테 좀 유리하다고 본다. 10개 구단에서 우리 팀 수비 레인지가 제일 위에 있다고, 내외야 할 것 없이 모두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수비 시프트 금지로) 이제 레인지(범위) 싸움이다. 개인의 시프트를 규제하는 순간부터 선수들의 개개인 능력 싸움이 된다”며 “(전체적으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조금 높아질 것이다”고 언급했다.
LG는 수비 센터라인이 강하다. 유격수 오지환, 2루수 신민재, 중견수 박해민의 수비는 리그 최상위다. 3명 모두 발이 빠르고, 수비 범위가 넓다. 지난해 신설된 KBO 수비상에 오지환, 박해민, 홍창기(우익수) 3명이 수상했다.
선수들도 시프트 금지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오지환은 “타자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수비로 보면 수비 범위가 넓은 선수에게 유리해 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팀에게 유리할 것 같다. 수비 범위가 넓은 선수들이 많다. (박)해민이 형과 나, (신)민재, (박)동원이 형 등 센터 라인이 강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비 실력이 몰라보게 안정되며 주전 2루수가 된 신민재는 “개개인의 수비 범위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비 범위는 일단 자신 있다”고 말했다.
투수가 공을 던진 뒤엔 내야수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가 있다. 2루 베이스 옆에 3루수나 유격수가 서 있다가, 투수가 공을 던지고 나서 1~2루 사이로 이동하는 것은 허용된다. 또 투구 후에 내야수가 외야 잔디로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투수가 공을 던지기 직전에 내야수가 미리 이동했는지를 두고 다툼이 생길 수도 있다. KBO는 비디오판독에 이 경우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투구 시 내야수 위치가 시프트 금지를 위반하면, 공격 팀은 자동 볼 또는 타격 결과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에 유격수가 2루 베이스에서 1루쪽으로 넘어갔고, 타자가 때린 타구가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면 자동 볼을 선택해 다시 타격할 수 있다. 타자가 때린 타구가 안타가 됐다면, 타격 결과(안타)를 선택해 경기를 이어가면 된다.
한편 극단적으로 잡아당기는 스타일의 타자들인 김현수(LG) 김재환(두산) 오재일(삼성) 최주환(키움) 등은 수비 시프트 금지로 안타 생산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은 지난해까지 우전 안타성 타구를 1~2루 사이의 수비 시프트에 걸려 아웃되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
최주환은 "수비 시프트가 금지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만세를 불렀다. 수비 시프트가 폭넓게 활용된 최근 3년간 타율이 낮아졌다. 지난해 시프트에 잡힌 안타가 20개 가까이 됐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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