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선수가 아닌 ‘감독’ 김주성(45)도 프로농구를 평정했다.
원주 DB는 1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수원 KT를 107-103으로 이겼다. 7연승을 질주한 DB(38승 10패)는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KT(30승 18패)는 3위로 밀렸다.
이날 승리로 DB는 KT와 6차례 맞대결에서 4승 2패로 우위를 점했다. DB가 맞대결에서 밀린 구단은 단 한 팀도 없다. 그만큼 올 시즌 DB의 전력은 압도적이다. DB는 KT에게 19점차 이하로만 패해도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방심은 없었다. 김주성 DB 감독은 “선수들에게 ‘20점을 져도 된다’가 아니라 ‘20점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승리에 굶주리는 자에게 우승이 온다는 뜻이었다. 선수들의 의지도 강했다. 김종규는 “홈팬들 앞에서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DB는 김현호, 김영현, 이선 알바노, 강상재, 제프 위디가 먼저 선발로 나왔다. 수비에서 먼저 KT를 묶겠다는 의도였다. 1쿼터 중반 DB가 8-11로 뒤진 상황에서 김종규, 디드릭 로슨, 최승욱이 동시에 코트를 밟았다. 김종규는 1쿼터 막판 알바노가 올려준 공을 투핸드 앨리웁 덩크슛으로 처리했다.
두 팀은 막판까지 혈전을 펼쳤다. KT가 달아나면 DB가 로슨과 서민수의 3점슛으로 맹추격했다. 4쿼터 종료 2분을 남기고 로슨의 자유투 2구 중 1구가 성공됐다. DB가 92-91로 앞섰다.
문성곤의 퇴장까지 겹친 KT는 종료 18.3초전 허훈이 동점 3점슛을 터트렸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로슨은 연속 3점포를 포함해 연장전에만 8점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로슨은 이날 무려 47점으로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강상재도 8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보탰다. 경기막판에 뛴 유현준(9점)과 서민수(8점, 3점슛 22/2)도 돋보였다.
KT는 패리스 배스(27점, 17리바운드, 8어시스트), 허훈(29점, 6어시스트, 3스틸), 하윤기(18점, 5리바운드, 2블록슛)의 맹활약에도 아쉽게 패했다.
김주성 감독은 프로농구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다. 2002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에 데뷔한 그는 신인상을 시작으로 프로농구를 호령했다. 16년간 선수생활에서 정규리그 MVP 2회, 챔피언결정전 MVP 2회, 정규리그 우승 5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베스트5 8회, 최우수 수비상 2회 등을 차지했다.
김주성 감독은 국가대표로서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농구선수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 2개로 연금을 타는 선수는 김주성이 유일하다. 그는 1998 방콕 아시안게임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추가했다.
선수는 물론 지도자로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김주성 감독이다. 2018년 은퇴 후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은 그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코치로 시작했다. 지난 시즌 이상범 감독의 사퇴로 대행으로 지휘봉을 넘겨받은 그다. 김주성 감독은 지난해 4월 3년 계약을 맺으며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김 감독은 정식감독으로 맞은 첫 시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27년 프로농구 역사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모두 맛본 자는 딱 5명이다. 강동희, 문경은, 추승균, 전희철, 김주성 감독이다. 강동희 전 감독을 제외한 4명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다. 그 중 현역 감독은 전희철 감독과 김주성 감독 둘뿐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