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시범경기 4할대 맹타를 이어간 가운데 밥 멜빈 감독은 시즌 때도 관리를 예고했다.
이정후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시범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1도루로 멀티히트 맹타를 쳤다.
컵스 우완 선발 하이에르 아사드를 상대로 1회 2루 땅볼, 3회 1루 땅볼로 물러난 이정후는 5회 2사 1루에서 우완 케인 에커트에게 중전 안타를 터뜨리며 1타점을 올렸다. 호르헤 솔레어의 좌전 안타로 이어진 2사 1,2루에선 더블 스틸로 3루를 훔치며 시범경기 2호 도루도 기록했다.
5회 2사 1루에선 지난 2년간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좌완 토마스 파노니 상대로를 맞아 중전 안타를 쳤다. 이어 솔레어의 중견수 쪽 2루타 때 1루에서 홈까지 달려 추가 득점을 기록, 왼쪽 햄스트링 상태에 문제가 없음을 알렸다.
지난 1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왼쪽 햄스트링에 긴장 증세를 보이며 교체된 이정후는 6일간 휴식 및 치료 시간을 거쳤다. 21일 LA 에인절스전에서 2루타 포함 2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복귀 신고를 한 이정후는 22일 하루 쉬고 나선 이날 경기도 멀티히트로 기세를 이어갔다.
이날까지 이정후의 시범경기 성적은 11경기 타율 4할1푼4리(29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4볼넷 3삼진 2도루 출루율 .485 장타율 .586 OPS 1.071. 25타석 이상 소화한 팀 내 타자 중 최고 타율로 특유의 컨택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빠르게 연착륙 중인 이정후에게 유일한 불안 요소라면 역시 부상이다. 지난해 7월말 왼쪽 발목 힘줄을 감싸는 신전지대 손상으로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돼 재 한 이정후는 7개월 가까운 실전 공백기가 있었다.
멜빈 감독은 시범경기를 앞두고 옆구리에 담 증세를 보인 이정후에게 3경기 휴식을 주면서 일찌감치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지난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선 이정후가 자신의 파울 타구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자 타석을 마치고 바로 교체했다. 이번 햄스트링 햄스트링 통증도 크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지만 조금이라도 상태가 악화되지 않게끔 애지중지 관리를 하고 있다.
정규시즌에 들어가서도 멜빈 감독의 이정후 관리 모드는 계속될 듯하다. 23일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라디오 팟캐스트 ’KNBR 680’s 머프&마커스’에 출연한 멜빈 감독은 “현재 우리 팀에는 좌타 외야수가 3명 있는데 이들 모두 162경기를 뛰진 않을 것이다. 이정후도 시즌 중 쉬는 날이 있을 것이다”면서 “한국에서 뛰는 일정은 미국에서 뛰는 일정과 다르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144경기 체제로 월요일 휴식일이 있지만 메이저리그는 162경기 체제로 고정 휴식일이 없다. 올해 일정을 보면 4월에 13연전, 5월에 16연전, 7월에 10연전, 8월에 14연전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다. 엄청난 이동 거리와 시차 차이도 이정후가 적응해야 할 과제로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체력이 떨어지면 부상에 노출될 위험도 높아지는 만큼 전 경기 출장은 쉽지 않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첫 해라는 점을 감안해 무리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또 다른 좌타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도 부상 리크스가 있는 선수들이라 이정후와 함께 관리 대상으로 묶인다.
멜빈 감독이 이정후를 포함해 외야수 관리를 이야기한 것은 오스틴 슬레이터 때문이었다. 지난겨울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한 슬레이터는 시범경기에서 6경기 타율 1할6푼7리(12타수 2안타) 1타점 3볼넷 9삼진 OPS .480으로 부진했고, 18일 콜로라도전을 끝으로 출장하지 않고 있다. 팔꿈치 통증이 재발한 탓이다.
멜빈 감독은 “슬레이터는 팔꿈치 수술에서 회복 중이지만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몇 경기 뛰다 빼곤 했는데 여전히 통증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며 “현재로선 슬레이터가 시즌을 같이 시작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루이스 마토스가 로스터에 남을 것이다”고 밝혔다.
우익수 자리를 야스트렘스키와 분담할 것으로 보인 슬레이터였지만 팔꿈치 부상이 걸림돌이 되면서 개막전 합류가 불투명해졌다. 이 자리를 베네수엘라 출신 2002년생 신예 마토스가 노린다. 마토스는 시범경기에서 20경기 타율 3할1푼4리(51타수 16안타) 4홈런 11타점 OPS 1.042로 뜨거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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