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SSG 랜더스 최정(37)이 개막전부터 축포를 쏘아 올리며 KBO리그 통산 홈런 역대 1위 기록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갈수록 다가오는 대기록에 부담감이 있었지만, 그 아래에는 더 큰 책임감이 자리했다.
최정은 23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 2삼진을 기록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홈런과 적시타를 때려낸 최정의 활약 덕분에 SSG는 롯데에 5-3으로 승리했다. 이날 인천SSG랜더스필드에는 2만 3000명의 관중이 찾아 2년 연속 개막전 매진을 이룬 가운데 프로 20년 차 최정은 여전한 모습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최정은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3회 말 2사 2루에서 애런 윌커슨의 초구 슬라이더(시속 133㎞)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1호 홈런이자 개인 커리어 첫 개막전 홈런이었다. 이후에도 SSG가 4-3으로 쫓기는 7회 말 2사 2루에서 김상수를 상대로 강한 타구로 달아나는 쐐기 타점을 기록해 SSG의 시즌 첫 승을 견인했다.
덕분에 첫 경기부터 첫 승을 거둔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후 "첫 승을 빨리 만들어 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마지막으로 개막전에 만원 관중으로 화답해 주신 팬분들께 좋은 선물이 된 거 같다"며 "중심타선인 (한)유섬이, (최)정이의 홈런으로 초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따로 칭찬했다.
최정 역시 "첫 타석에서는 공에 대한 감이 잘 안 잡혔다. 확실히 시범경기 때와 시즌 때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을 못 하겠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삼진당하고 '아, 이거 망했다' 라고 생각하며 정신이 없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첫 타석에서 높다고 생각했다는 공이 다 스트라이크가 됐다. 마지막 유인구에는 헛스윙했는데 '오늘 힘들겠다' 싶으면서도 학습하려 했다. 좀 높은 공에 정타를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마침 변화구가 약간 높게 실투성으로 들어오길래 그냥 쳤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최정이 기록한 홈런은 개인 통산 459호 포였다. 현재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 2위에 올라와 있는 최정은 이제 9개만 더 추가하면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한 467홈런을 넘어 역대 1위가 된다.
대일초-평촌중-유신고를 졸업한 최정은 2005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했다. 2005년 1군 무대 진입 후 2006년부터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결과, 통산 타율 0.287, 459홈런 1457타점 1369득점 173도루, 출루율 0.390 장타율 0.528을 마크했다.
프로 20년 차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최정은 수많은 타자 유망주들의 롤모델이오, 투수 유망주들이 데뷔해 한 번쯤 맞서고 싶은 선수가 됐다. 최근 대표적인 예가 인천고 출신의 김택연(19·두산)이었다.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두산에 지명된 김택연은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가 일품인 우완 투수다. 또한 신인답지 않은 담대한 마음가짐으로 양의지(37), 이승엽 감독으로부터 '제2의 오승환'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런 김택연이 가장 상대해 보고 싶은 상대가 최정이었다. 지명 이후부터 최정과 맞대결을 꾸준히 이야기해왔고 직구 승부를 겨루고 싶다는 소망을 말했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에서 귀국한 날에도 김택연은 "난 직구를 자신 있게 던지는 배짱 있는 모습이 장점"이라면서 "1군에서는 최정 선배님을 만나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본 선배님이고, 아직 현역으로 홈런을 잘 치는 분이라 꼭 승부해 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최정도 김택연의 패기 넘치는 도전을 받아들였다. 개막 하루 전인 22일 KBO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최정은 "김택연이 나와 직구 승부를 겨루고 싶다는 인터뷰를 봤다. 그동안 던지는 걸 못 봤다가 이번에 메이저리그 팀과 상대하는 걸 봤는데 직구가 엄청 좋아 보였다. 왜 나와 직구 승부를 하겠다는지 바로 알 것 같았다"고 칭찬하면서 "자신과 약속을 지켰으면 좋겠다. 나랑 대결할 때도 변함없이 직구로만 대결하면 좋겠다"고 웃었다.
아직 홈런왕 경쟁을 하는 살아있는 전설임에도 겸손했다. 20년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는 후배들이 자신과 맞대결을 꿈꾼다는 말에 오히려 고마움과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나보다 어린 좋은 선수들도 많은데 아직 내 이름을 그렇게 거론해준다는 것이 후배들에게 참 고맙다. 나도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후배들이 기대한 만큼 더 좋은 실력을 보여줘야겠다는 동기부여를 받는다. 여러 가지로 기분이 좋다"고 진심을 전했다.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목표로 한 최정은 올해도 그 기록을 달성하게 되면 자연스레 KBO리그 역대 홈런 1위로 올라서게 된다. 그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한 편이지만, 다행히 빠르게 첫 홈런을 신고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최정은 미디어데이를 마치고 난 인터뷰에서 "(두 자릿수 홈런과 KBO리그 최다 홈런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하나로 합쳐져서 더 부담되긴 한다. 빠르게 하면 베스트다. 자연스럽게 9홈런에서 10홈런으로 넘어갔으면 좋겠다. 빠르게 달성하면 조금 후련하게 시즌을 치러 좋은 성적으로 끝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소망했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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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사진=SSG 랜더스 |
최정은 23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 2삼진을 기록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홈런과 적시타를 때려낸 최정의 활약 덕분에 SSG는 롯데에 5-3으로 승리했다. 이날 인천SSG랜더스필드에는 2만 3000명의 관중이 찾아 2년 연속 개막전 매진을 이룬 가운데 프로 20년 차 최정은 여전한 모습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최정은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3회 말 2사 2루에서 애런 윌커슨의 초구 슬라이더(시속 133㎞)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1호 홈런이자 개인 커리어 첫 개막전 홈런이었다. 이후에도 SSG가 4-3으로 쫓기는 7회 말 2사 2루에서 김상수를 상대로 강한 타구로 달아나는 쐐기 타점을 기록해 SSG의 시즌 첫 승을 견인했다.
덕분에 첫 경기부터 첫 승을 거둔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후 "첫 승을 빨리 만들어 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마지막으로 개막전에 만원 관중으로 화답해 주신 팬분들께 좋은 선물이 된 거 같다"며 "중심타선인 (한)유섬이, (최)정이의 홈런으로 초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따로 칭찬했다.
최정 역시 "첫 타석에서는 공에 대한 감이 잘 안 잡혔다. 확실히 시범경기 때와 시즌 때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을 못 하겠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삼진당하고 '아, 이거 망했다' 라고 생각하며 정신이 없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첫 타석에서 높다고 생각했다는 공이 다 스트라이크가 됐다. 마지막 유인구에는 헛스윙했는데 '오늘 힘들겠다' 싶으면서도 학습하려 했다. 좀 높은 공에 정타를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마침 변화구가 약간 높게 실투성으로 들어오길래 그냥 쳤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최정. /사진=SSG 랜더스 |
한편 이날 최정이 기록한 홈런은 개인 통산 459호 포였다. 현재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 2위에 올라와 있는 최정은 이제 9개만 더 추가하면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한 467홈런을 넘어 역대 1위가 된다.
대일초-평촌중-유신고를 졸업한 최정은 2005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했다. 2005년 1군 무대 진입 후 2006년부터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결과, 통산 타율 0.287, 459홈런 1457타점 1369득점 173도루, 출루율 0.390 장타율 0.528을 마크했다.
프로 20년 차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최정은 수많은 타자 유망주들의 롤모델이오, 투수 유망주들이 데뷔해 한 번쯤 맞서고 싶은 선수가 됐다. 최근 대표적인 예가 인천고 출신의 김택연(19·두산)이었다.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두산에 지명된 김택연은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가 일품인 우완 투수다. 또한 신인답지 않은 담대한 마음가짐으로 양의지(37), 이승엽 감독으로부터 '제2의 오승환'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런 김택연이 가장 상대해 보고 싶은 상대가 최정이었다. 지명 이후부터 최정과 맞대결을 꾸준히 이야기해왔고 직구 승부를 겨루고 싶다는 소망을 말했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에서 귀국한 날에도 김택연은 "난 직구를 자신 있게 던지는 배짱 있는 모습이 장점"이라면서 "1군에서는 최정 선배님을 만나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본 선배님이고, 아직 현역으로 홈런을 잘 치는 분이라 꼭 승부해 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SSG 최정. |
최정도 김택연의 패기 넘치는 도전을 받아들였다. 개막 하루 전인 22일 KBO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최정은 "김택연이 나와 직구 승부를 겨루고 싶다는 인터뷰를 봤다. 그동안 던지는 걸 못 봤다가 이번에 메이저리그 팀과 상대하는 걸 봤는데 직구가 엄청 좋아 보였다. 왜 나와 직구 승부를 하겠다는지 바로 알 것 같았다"고 칭찬하면서 "자신과 약속을 지켰으면 좋겠다. 나랑 대결할 때도 변함없이 직구로만 대결하면 좋겠다"고 웃었다.
아직 홈런왕 경쟁을 하는 살아있는 전설임에도 겸손했다. 20년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는 후배들이 자신과 맞대결을 꿈꾼다는 말에 오히려 고마움과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나보다 어린 좋은 선수들도 많은데 아직 내 이름을 그렇게 거론해준다는 것이 후배들에게 참 고맙다. 나도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후배들이 기대한 만큼 더 좋은 실력을 보여줘야겠다는 동기부여를 받는다. 여러 가지로 기분이 좋다"고 진심을 전했다.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목표로 한 최정은 올해도 그 기록을 달성하게 되면 자연스레 KBO리그 역대 홈런 1위로 올라서게 된다. 그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한 편이지만, 다행히 빠르게 첫 홈런을 신고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최정은 미디어데이를 마치고 난 인터뷰에서 "(두 자릿수 홈런과 KBO리그 최다 홈런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하나로 합쳐져서 더 부담되긴 한다. 빠르게 하면 베스트다. 자연스럽게 9홈런에서 10홈런으로 넘어갔으면 좋겠다. 빠르게 달성하면 조금 후련하게 시즌을 치러 좋은 성적으로 끝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소망했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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