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채준 기자]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문화체육부에도 정권탄생에 지분을 주장할 수 있는 유력한 인사가 차관으로 부임했다.
갑작스러운 국교단절로 장기연수중이던 대만 현지에서 생각지 않았던 어려움을 겪게 된 필자는 연수기간을 6개월이나 연장하고 나서야 예정된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연장된 6개월이라는 기간은 짧지 않았고 인사철이 지난 시점이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위기였다.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A과장이 자리를 비워두고 기다려주었다. 그의 특청이 효력을 발휘해 당시로서는 비교적 참신한 부서인 저작권과 근무가 시작되었다. 1993년의 일이다.
생소한 저작권 업무를 맡아 난생 처음으로 행정소송을 세 건이나 동시에 수행하며 너무나도 부족한 전문성을 절감하기도 하고 국제저작권기구(WIPO)에서 진행하는 각종 국제회의에 수시로 참석하며 수준이하의 외국어 실력에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나름으로는 능력을 갖춘 행정공무원으로 제대로 입문하기 위한 탈피의 시기였다고나 할까?
어느 특별하지 않은 날 차관의 호출을 받는 특별한 일이 생겼다. 잔뜩 긴장해서 차관실로 들어섰다. 환하게 웃는 모습에 우선 마음이 놓인다. 본인도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 저작권에 관심이 많다며 필자가 수행하던 저작권소송과 최근의 국제저작권 환경에 대해 질문을 한다. 당시 새로운 권리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던 복사전송권을 설명하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당일 저녁에 차관의 초청으로 식사를 같이하게 되었다. 난생 처음으로 비싼 와인까지 곁들인 조금은 호사스러운 만찬을 하면서 낮에 미진했던 부분들에 대해 설명을 추가했다. 마음에 들었던가보다. 다음번 출장이 끝나면 그 결과는 직접 가지고 와서 대면으로 보고해 달라는 지시를 하며 자리를 끝냈다.
대면보고의 기회가 생겼다. 새롭게 관심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 복사전송권의 경우, 정부차원에서 대응하면, 우리가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겠다고 강조하자 눈빛이 달라지며 큰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핵심적 질문에 도달했다. 언제쯤 결과를 볼 수 있을까? "최소한 3-4년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답변이 나오자, 차관의 허리가 펴지며 소파에 등을 기댄다. 자신의 업적이 될 수 없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갖는 리더가 극히 드물었던 시절의 평범한 이야기다.
대체로 한국의 산업적 발전이나 과학적 또는 학문적 진전이 선진국의 기술이나 업적을 학습하여 급격히 이루어졌다는데 대해서 반대하는 의견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오히려 한국에서부터 새로운 원리와 법칙이 개념화되어 설계되고 실행된 사례가 극히 적다는데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국민소득이 높아져서 선진국에 도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인류의 사고나 행위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원리나 법칙을 찾아내어 개념화에 성공하고 제도화하여 실행하는 일에 나서는 일은 비록 시간과 품이 많이 들어 수고스럽기는 하겠지만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통로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왜 스포츠인의 행위, 구체적인 사례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골을 넣는 행위는 창의적인 행위로 배타적인 권리를 생성하지 못할까? 필자가 오랫동안 머릿속에 담아놓고 있는 조금은 황당할 수도 있는 의문이다. 일예로 저작권법은 저작권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창작한 자가 갖게 되는 권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금 건조하게 말하자면 저작권은 정신적인 작업과 육체적인 행동이 결합해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만든 자의 배타적 권리'다.
그렇다면 손흥민 선수가 성공시킨 위대한 골에서 저작권법상 저작물을 만들어낸 자에게 부여되는 권리를 생성하는데 필요했던 3개의 요소, 즉 정신적인 작업(사상 또는 감정 등의 정리), 육체적인 행동(표현 하는 작업), 그 결과물(저작물) 중에서 부족한 요소는 무엇인가?
축구해설자 앨런 시어러는 손흥민의 축구지능이 역대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최고라고 평가하고 있다. 축구경기장 안에서 그가 보여주는 뛰어난 행동의 원천이 그의 특출한 정신적 작업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에 어떤 움직임을 행해야 상대선수의 방해 행동을 피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최고라는 의미다.
현재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핵심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이너는 손흥민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손흥민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 중 가장 뛰어난 하체를 보유한 선수로 좌우 양발이 모두 완벽하고 빠르다." 한마디로 손흥민 선수의 육체적 조건과 함께 육체적 작업의 질도 최고수준이라는 뜻이다.
축구경기에서 골은 최후의 목표이며 최종 결과물이다. 축구선수의 어떤 행위가 골로 이어질 확률을 수치로 표현한 것이 기대득점(xG)이다. 즉, 각각의 슛에 0.00에서 1.00 사이의 값을 매겨 주는 것으로 어떤 슛에 0.01의 값이 매겨졌다면 100번의 슛 중 하나만 골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축구 통계매체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 선수를 현재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xG보다 실제 득점이 4.4골이나 많은 최고의 피니셔라고 평가했다.
어떤 축구선수가 최고의 정신적 작업을 수행하여 판단을 내리고 최고의 육체적 조건을 활용하여 최적의 행동을 한 결과, 현장에서 그 경기에 동참하고 있는 수만의 관중은 물론 매체를 통해 동시 또는 후시로 그 경기를 관람할 수십만 명 내지 수억 명(월드컵 등의 경우)의 관중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신적인 쾌감을 선사했다. 이런 창의적 작업에 대해 개인적인 권리를 인정할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없다는 말인가?
2008년 8월, 가마솥더위로 유명한 베이징, 장미란 선수가 금메달을 들어 올리는 순간, 나는 그곳에 있었으며 평생 잊지 못할 감격의 순간을 경험했다. 그리고 느낄 수 있었다. 저렇게 무거운 바벨을 순식간에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단순히 근육의 강력한 힘만이 아니다. 육체의 총체적 밸런스를 극한의 수준으로 유지하는 균형감각,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모든 압박을 극복해 낼 수 있는 초인적 수준의 정신력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낸 창조의 순간이다.
1940년에 발표된 "나그네 설움"은 이재호 작곡, 조경환 작사로, 2명의 저작권자와 함께 가수 백년설이 실연자로서의 권리를 소유하게 된다. 반면에 스포츠 종목, 일례로 축구의 경우에는 경기자체에 대한 권리는 팀의 운영주체에게 주어지고, 방송과 그 후에 남게 되는 영상물에 대한 권리는 방송을 하는 매체 등에게 주어지게 되겠지만 참가하는 선수 개인에게는 어떤 권리도 주어지지 않는다. 야구, 배구, 농구, 육상, 역도 등 등 등 모든 스포츠종목이 마찬가지다.
필자의 동료 중에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직을 역임했던 분이 있다. 재임시절에 경험했던 "원로체육인들의 어려운 생활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때나 지금이나 그들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는 체육정책에 대해 늘 안타까워하고 아쉬워한다. 비인기 종목은 물론이고 인기종목이라고 해도 은퇴 이후까지 여유로운 삶을 향유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강한 정신력으로 어렵게 통제하고 있던 육체적 상처와 그 후유증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겉으로 들어나 평범한 생활인으로서의 일상마저도 위협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스포츠인이 자신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빛나고 놀라운 창의적 결과가 있다. 이를 통해 다수의 현대인들이 강한 쾌감과 함께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의 에너지를 보충한다. 그들의 창의적인 결과에 대해 개인적인 권리를 인정해 일정한 보상체계를 설계하고 제도화하는 일은 선진국 시민으로서 우리가 당연히 감당해야할 의무라고 하면 너무 지나친 비약일까?
K-culture가 서구를 모방한 하나의 아류가 아니라 21세기의 문화적 흐름을 선도하는 진정한 창의한국의 특출한 능력의 결과라면, KOREA가 단순히 소득이 높아서 선진국이 아니라 인류의 정신적, 육체적 진전의 선두에서 분투하고 희생하는 개인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는 의미에서도 선진국이라면, 그에 걸맞게 쉽게 시작하기 어려운 새로운 일, 즉 새로운 원리나 개념을 발굴하여 설계하고 제도화하는 수고로운 일에 한 번 나서보면 어떨까?
앞에서 언급한 축구경기 중 골의 xG값은 컴퓨터가 20가지 이상의 변수를 반영, 준비된 모델을 활용하여 계산해 낸다고 한다. 그 중 중요한 변수를 살펴보면 슛과 골대 간의 거리, 슛과 골대 간의 각도, 골키퍼의 위치, 슛 순간의 여유 및 압박, 슛의 전개 과정(오픈 플레이, 코너킥, 직접프리킥 등), 슛 직전 패스의 종류(롱패스, 숏패스 등)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중요한 리그의 경기에서는 참여하는 모든 선수의 경기 기여도를 수치로 계산하여 공개하고 있다. 어떤 선수가 만들어낸 위대한 골의 창의적 가치를 개인의 권리로 인정해 줄 수 있는 기술적, 통계적 준비는 실은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이뤄져 있는 것이다. 다른 종목들도 유사하다.
-박영대 행정사법인 CST 공동 대표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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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pixabay |
갑작스러운 국교단절로 장기연수중이던 대만 현지에서 생각지 않았던 어려움을 겪게 된 필자는 연수기간을 6개월이나 연장하고 나서야 예정된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연장된 6개월이라는 기간은 짧지 않았고 인사철이 지난 시점이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위기였다.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A과장이 자리를 비워두고 기다려주었다. 그의 특청이 효력을 발휘해 당시로서는 비교적 참신한 부서인 저작권과 근무가 시작되었다. 1993년의 일이다.
생소한 저작권 업무를 맡아 난생 처음으로 행정소송을 세 건이나 동시에 수행하며 너무나도 부족한 전문성을 절감하기도 하고 국제저작권기구(WIPO)에서 진행하는 각종 국제회의에 수시로 참석하며 수준이하의 외국어 실력에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나름으로는 능력을 갖춘 행정공무원으로 제대로 입문하기 위한 탈피의 시기였다고나 할까?
어느 특별하지 않은 날 차관의 호출을 받는 특별한 일이 생겼다. 잔뜩 긴장해서 차관실로 들어섰다. 환하게 웃는 모습에 우선 마음이 놓인다. 본인도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 저작권에 관심이 많다며 필자가 수행하던 저작권소송과 최근의 국제저작권 환경에 대해 질문을 한다. 당시 새로운 권리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던 복사전송권을 설명하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당일 저녁에 차관의 초청으로 식사를 같이하게 되었다. 난생 처음으로 비싼 와인까지 곁들인 조금은 호사스러운 만찬을 하면서 낮에 미진했던 부분들에 대해 설명을 추가했다. 마음에 들었던가보다. 다음번 출장이 끝나면 그 결과는 직접 가지고 와서 대면으로 보고해 달라는 지시를 하며 자리를 끝냈다.
대면보고의 기회가 생겼다. 새롭게 관심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 복사전송권의 경우, 정부차원에서 대응하면, 우리가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겠다고 강조하자 눈빛이 달라지며 큰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핵심적 질문에 도달했다. 언제쯤 결과를 볼 수 있을까? "최소한 3-4년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답변이 나오자, 차관의 허리가 펴지며 소파에 등을 기댄다. 자신의 업적이 될 수 없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갖는 리더가 극히 드물었던 시절의 평범한 이야기다.
걸그룹 에스파가 18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31주년 한터뮤직어워즈 2023’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2.18 /사진=이동훈 |
대체로 한국의 산업적 발전이나 과학적 또는 학문적 진전이 선진국의 기술이나 업적을 학습하여 급격히 이루어졌다는데 대해서 반대하는 의견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오히려 한국에서부터 새로운 원리와 법칙이 개념화되어 설계되고 실행된 사례가 극히 적다는데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국민소득이 높아져서 선진국에 도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인류의 사고나 행위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원리나 법칙을 찾아내어 개념화에 성공하고 제도화하여 실행하는 일에 나서는 일은 비록 시간과 품이 많이 들어 수고스럽기는 하겠지만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통로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왜 스포츠인의 행위, 구체적인 사례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골을 넣는 행위는 창의적인 행위로 배타적인 권리를 생성하지 못할까? 필자가 오랫동안 머릿속에 담아놓고 있는 조금은 황당할 수도 있는 의문이다. 일예로 저작권법은 저작권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창작한 자가 갖게 되는 권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금 건조하게 말하자면 저작권은 정신적인 작업과 육체적인 행동이 결합해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만든 자의 배타적 권리'다.
그렇다면 손흥민 선수가 성공시킨 위대한 골에서 저작권법상 저작물을 만들어낸 자에게 부여되는 권리를 생성하는데 필요했던 3개의 요소, 즉 정신적인 작업(사상 또는 감정 등의 정리), 육체적인 행동(표현 하는 작업), 그 결과물(저작물) 중에서 부족한 요소는 무엇인가?
축구해설자 앨런 시어러는 손흥민의 축구지능이 역대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최고라고 평가하고 있다. 축구경기장 안에서 그가 보여주는 뛰어난 행동의 원천이 그의 특출한 정신적 작업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에 어떤 움직임을 행해야 상대선수의 방해 행동을 피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최고라는 의미다.
현재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핵심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이너는 손흥민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손흥민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 중 가장 뛰어난 하체를 보유한 선수로 좌우 양발이 모두 완벽하고 빠르다." 한마디로 손흥민 선수의 육체적 조건과 함께 육체적 작업의 질도 최고수준이라는 뜻이다.
/사진제공=pixabay |
축구경기에서 골은 최후의 목표이며 최종 결과물이다. 축구선수의 어떤 행위가 골로 이어질 확률을 수치로 표현한 것이 기대득점(xG)이다. 즉, 각각의 슛에 0.00에서 1.00 사이의 값을 매겨 주는 것으로 어떤 슛에 0.01의 값이 매겨졌다면 100번의 슛 중 하나만 골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축구 통계매체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 선수를 현재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xG보다 실제 득점이 4.4골이나 많은 최고의 피니셔라고 평가했다.
어떤 축구선수가 최고의 정신적 작업을 수행하여 판단을 내리고 최고의 육체적 조건을 활용하여 최적의 행동을 한 결과, 현장에서 그 경기에 동참하고 있는 수만의 관중은 물론 매체를 통해 동시 또는 후시로 그 경기를 관람할 수십만 명 내지 수억 명(월드컵 등의 경우)의 관중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신적인 쾌감을 선사했다. 이런 창의적 작업에 대해 개인적인 권리를 인정할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없다는 말인가?
2008년 8월, 가마솥더위로 유명한 베이징, 장미란 선수가 금메달을 들어 올리는 순간, 나는 그곳에 있었으며 평생 잊지 못할 감격의 순간을 경험했다. 그리고 느낄 수 있었다. 저렇게 무거운 바벨을 순식간에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단순히 근육의 강력한 힘만이 아니다. 육체의 총체적 밸런스를 극한의 수준으로 유지하는 균형감각,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모든 압박을 극복해 낼 수 있는 초인적 수준의 정신력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낸 창조의 순간이다.
1940년에 발표된 "나그네 설움"은 이재호 작곡, 조경환 작사로, 2명의 저작권자와 함께 가수 백년설이 실연자로서의 권리를 소유하게 된다. 반면에 스포츠 종목, 일례로 축구의 경우에는 경기자체에 대한 권리는 팀의 운영주체에게 주어지고, 방송과 그 후에 남게 되는 영상물에 대한 권리는 방송을 하는 매체 등에게 주어지게 되겠지만 참가하는 선수 개인에게는 어떤 권리도 주어지지 않는다. 야구, 배구, 농구, 육상, 역도 등 등 등 모든 스포츠종목이 마찬가지다.
필자의 동료 중에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직을 역임했던 분이 있다. 재임시절에 경험했던 "원로체육인들의 어려운 생활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때나 지금이나 그들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는 체육정책에 대해 늘 안타까워하고 아쉬워한다. 비인기 종목은 물론이고 인기종목이라고 해도 은퇴 이후까지 여유로운 삶을 향유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강한 정신력으로 어렵게 통제하고 있던 육체적 상처와 그 후유증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겉으로 들어나 평범한 생활인으로서의 일상마저도 위협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스포츠인이 자신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빛나고 놀라운 창의적 결과가 있다. 이를 통해 다수의 현대인들이 강한 쾌감과 함께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의 에너지를 보충한다. 그들의 창의적인 결과에 대해 개인적인 권리를 인정해 일정한 보상체계를 설계하고 제도화하는 일은 선진국 시민으로서 우리가 당연히 감당해야할 의무라고 하면 너무 지나친 비약일까?
K-culture가 서구를 모방한 하나의 아류가 아니라 21세기의 문화적 흐름을 선도하는 진정한 창의한국의 특출한 능력의 결과라면, KOREA가 단순히 소득이 높아서 선진국이 아니라 인류의 정신적, 육체적 진전의 선두에서 분투하고 희생하는 개인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는 의미에서도 선진국이라면, 그에 걸맞게 쉽게 시작하기 어려운 새로운 일, 즉 새로운 원리나 개념을 발굴하여 설계하고 제도화하는 수고로운 일에 한 번 나서보면 어떨까?
앞에서 언급한 축구경기 중 골의 xG값은 컴퓨터가 20가지 이상의 변수를 반영, 준비된 모델을 활용하여 계산해 낸다고 한다. 그 중 중요한 변수를 살펴보면 슛과 골대 간의 거리, 슛과 골대 간의 각도, 골키퍼의 위치, 슛 순간의 여유 및 압박, 슛의 전개 과정(오픈 플레이, 코너킥, 직접프리킥 등), 슛 직전 패스의 종류(롱패스, 숏패스 등)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중요한 리그의 경기에서는 참여하는 모든 선수의 경기 기여도를 수치로 계산하여 공개하고 있다. 어떤 선수가 만들어낸 위대한 골의 창의적 가치를 개인의 권리로 인정해 줄 수 있는 기술적, 통계적 준비는 실은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이뤄져 있는 것이다. 다른 종목들도 유사하다.
-박영대 행정사법인 CST 공동 대표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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