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571' 천재 유격수가 어렵게 다시 잡은 기회…생존 뛰어넘어 주전 눈도장 받나
입력 : 2024.04.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롯데 자이언츠 제공[OSEN=부산, 이석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 2024.04.09 / foto0307@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정말 어렵게 다시 기회를 잡았다. 과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생존을 뛰어넘어 주전 자리까지 눈도장을 받을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유격수 이학주(34)의 처절한 생존게임이 진행되고 있다.

2009년 빅리그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미국 도전을 했던 이학주는 끝내 빅리그 콜업에 실패했다. 최고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시기가 있었고 ‘천재 유격수’로도 불렸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이 이학주의 콜업을 가로막았고 이후 야구 커리어는 순탄하게 풀리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2022시즌을 앞두고, 투수 최하늘과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트레이드 직전에는 삼성에서 원하지 않는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롯데 에서도 2년 동안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전 유격수 자리를 채워주기를 바랐지만 그러지 못했다. 지난해 4년 50억원의 FA 계약으로 노진혁이 합류했고 올해는 사인 앤 트레이드로 김민성이 왔다. 2차드래프트를 통해서는 최항, 오선진이 합류하면서 내야진이 충원됐다.

이학주는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완주하면서 경쟁했다.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나이로 마무리캠프는 참가할 필요가 없었지만 마무리캠프를 자청했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개막 엔트리에 이학주의 자리는 없었다. 경쟁을 펼쳤다고 하지만 냉정히 이학주는 내야 옵션 중 후순위였다. 그만큼 믿음과 안정감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OSEN=부산, 이석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 2024.04.09 / foto0307@osen.co.kr[OSEN=부산, 이석우 기자]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이학주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4.03.11 / foto0307@osen.co.kr이학주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비슷한 또래의 선수들이 많아졌고 현재 정대선과 이주찬, 상무에서 곧 전역하는 한태양까지 젊은 내야수들도 치고 올라오고 있었다. 이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이학주에게 정말 기회가 없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개막 후 내야진의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대신 퓨처스리그에서 개막을 맞이한 이학주는 4경기 11타수 5안타(1홈런) 2타점으로 타격감을 유지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구상과 어긋나는 상황이었지만 이학주 입장에서는 하늘이 도운 셈이었다. 결국 개막 일주일 만인 지난달 31일 1군에 등록됐다. 김민성이 대신 2군으로 내려갔다. 

이학주는 콜업된 첫 날인 31일, 5타수 4안타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기다렸다는 듯이 맹활약을 펼쳤다. 그럼에도 이학주는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했다. 4월2일 한화전에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뒤 이후 4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벤치에서 이학주에 대한 신뢰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 2024.04.07 / foto0307@osen.co.kr[OSEN=부산, 이석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 2024.03.31 / foto0307@osen.co.kr

하지만 주전 유격수 역할을 해줘야 했던 노진혁, 2순위였던 박승욱 모두 타격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수비는 기본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었지만 타석에서 존재감이 전무했다. 노진혁은 결국 타율 1할7푼6리(34타수 6안타)를 기록한 채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박승욱도 현재 타율 1할1푼1리(27타수 3안타)에 그치고 있다. 박승욱은 현재 대주자 대수비 요원이 됐다. 

결국 이학주에게 다시 기회가 왔고, 이학주는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있다. 7일 사직 두산전 노진혁을 대신해서 그라운드를 밟은 이학주는 2타수 1안타 1득점에 희생번트 2개를 성공시키며 팀의 7-6 끝내기 승리에 이바지 했다. 

삼성과의 3연전에서도 팀은 시리즈 스윕패를 당했지만 이학주는 3경기에서 5할 맹타(12타수 6안타)를 휘둘렀다. 10일 경기에서는 4타수 3안타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11일 경기에서는 4타수 2안타를 때려냈고 수비에서도 ‘천재 유격수’의 위용을 뽐냈다. 6회초 1사 1루 강민호의 타석 때 3-유간 깊은 코스의 타구를 건져내 1루에 정확한 러닝스로우를 뿌렸다. 

롯데는 당장 이학주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이학주의 타격 페이스가 좋고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장면을 연출해주고 있다. 수비에서 집중력을 좀 더 찾고 지금의 타격 페이스를 꾸준하게 유지하기만 하면 이학주는 이제 생존을 넘어서 주전까지 눈도장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롯데 자이언츠 제공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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