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팬은 2017년 조정훈 복귀전을 떠올렸다...'148km 쾅+포크볼 KK' 마지막 가을야구 필승조, 감동의 부활 날갯짓
입력 : 2025.04.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날카로운 포크볼은 여전했다. 패스트볼 구속을 회복하니 위력은 배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가을야구 필승조' 박진형(31)이 인상적인 투구로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박진형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롯데는 선발투수 박세웅(6⅔이닝 6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의 위력투와 11안타 7득점을 몰아친 타선의 힘을 앞세워 7-1로 승리, 3연전 스윕에 성공하며 공동 3위(11승 1무 10패 승률 0.524)로 뛰어올랐다.

지난 16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박진형은 17일 경기서 롯데가 7-1로 앞선 9회 초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등판했다. 2024년 6월 18일 KT 위즈전 이후 303일 만의 1군 경기 출전이었다.

키움 선두타자 김태진을 상대로 초구부터 씩씩하게 145km/h 패스트볼을 던진 박진형은 전매특허 포크볼로 1-2 유리한 카운트를 만든 뒤 4구째 바깥쪽 포크볼로 2루수 땅볼을 유도해 첫 아웃카운트를 처리했다.

다음 타자 어준서에게는 147km/h, 145km/h 묵직한 패스트볼을 연속으로 던져 파울을 유도했다. 볼카운트 0-2에서 박진형은 낙차 큰 포크볼로 헛스윙을 유도해 올시즌 첫 탈삼진을 기록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진형은 송성문을 상대로 3구 연속 포크볼로 1-2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4구째 패스트볼은 이날 최고 구속인 148km/h를 기록했지만, 스트라이크 존에 몰려 2루타를 허용했다. 득점권 위기에서 박진형은 흔들리지 않았다. 장재영에게 3구 연속 포크볼을 던져 삼 구 삼진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1이닝 무실점 투구를 마친 박진형은 만감이 교차한 듯 울컥한 표정을 지었다.


강릉고를 졸업하고 201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박진형은 2015년(2경기 1⅓이닝 무실점) 처음으로 1군에 데뷔했다. 2016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9경기(선발 14경기) 6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한 박진형은 2017년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2017시즌 초반 10경기 중 9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6.94로 주춤했던 박진형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한 뒤 롯데의 필승조로 환골탈태했다. 특히 후반기에는 31경기 3승 1패 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17로 철벽투를 펼치며 조정훈, 손승락과 함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롯데가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첫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박진형은 준플레이오프 4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0.00(5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박진형은 그해 11월 열린 2017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의 부름을 받기도 했다.


2018년 다소 지친 듯한 모습을 보였던 박진형은 결국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2019년 복귀한 그는 41경기 2승 1패 5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4.02로 반등했다. 2020년은 전반기까지 33경기 1승 2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2로 무난한 활약을 펼쳤으나, 후반기 20경기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7.36으로 크게 흔들렸다.

2021년 22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7.88의 부진한 성적을 남긴 박진형은 시즌 종료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지난해 1군에 복귀한 그는 예전의 위력을 찾지 못하고 7경기서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한 채 더는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박진형의 가장 큰 문제는 패스트볼의 구속 저하였다. 지난해 박진형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8.6km/h(스탯티즈 기준)로 140km/h에 못미쳤다. 패스트볼의 위력이떨어지다보니 주무기인 포크볼도 통하지 않았다.


2025시즌을 퓨처스리그에서 시작한 박진형은 차근차근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1군의 부름을 기다렸다. 셋업맨 구승민이 시즌 초반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뒤 정철원에게 쏠리는 부담이 심해지자 롯데는 박진형을 콜업했다. 그는 10개월 만에 다시 오른 1군 마운드에서 2017년 전성기 때 모습 재현했다. 롯데 팬들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박진형의 투구를 보며 2017년 '전설의 포크볼러' 조정훈의 복귀전에서 느꼈던 감동을 떠올렸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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