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의 부담을 덜어줄 새 얼굴이 필요하다. 영국 현지에서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토트넘은 지난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어폰타인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3라운드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0-4로 대패했다.
4위 싸움을 펼치던 토트넘(승점 60)은 이번 패배로 치명타를 입었다. 한 경기 더 치른 아스톤 빌라(승점 63)에 밀려 5위로 떨어졌다. 골득실에서도 +19골과 +16골로 3골 뒤지고 있다.
주장 손흥민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그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지만, 2실점에 관여하며 후반 13분 빠르게 교체됐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손흥민은 작정하고 나온 뉴캐슬 수비에 갇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경기가 안 풀리자 밑으로 내려와 플레이메이킹에 관여하려 했으나 동료들과 호흡이 맞지 않으며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손흥민의 최대 강점인 빠른 속도와 뒷공간 활용이 나오지 않았다. 슈팅도 단 한 개조차 없었다.
팀 내 최다 득점, 최다 도움을 책임지고 있던 손흥민이 침묵하자 토트넘도 와르르 무너졌다. 수비에서도 허술함을 노출하며 계속해서 위기를 맞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극단적인 공격 일변도 전술이 화를 불렀다. 4골만 내준 게 다행일 정도였다.
경기가 끝난 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손흥민 활용법에 관한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를 언제까지나 원톱 공격수로 기용할 수는 없다는 것.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가 제 포지션이다. 그는 공간이 있을 때 실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유형의 선수인 만큼 수비가 밀집해 있는 중앙보다는 측면에서 뛸 때가 많았다. 다만 이번 시즌부터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 대신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고 있다.
물론 손흥민은 더 발전한 패스 실력을 뽐내며 케인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왔다. 리그 성적은 15골 9도움. 1도움만 추가하면 통산 3번째 10-10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하지만 손흥민이 항상 모든 걸 책임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대가 토트넘 맞춤 전술을 들고 나오거나 손흥민 개인 컨디션이 안 좋을 때면 다른 활로도 찾아야 한다. 문제는 지금 토트넘엔 손흥민 대신 공격수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는 것. 그러다 보니 손흥민의 어깨가 너무나 무거워지고 있다.
영국 '풋볼 런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계속 소리를 질렀다. 그는 이번 시즌 토트넘이 필요로 할 때마다 여러 번 제 몫을 해줬지만, 뉴캐슬전에선 중앙 역할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볼터치를 26회 기록했을 뿐 슈팅이나 드리블 성공은 단 한 번도 없었다"라고 조명했다.
손흥민이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경기였다는 분석이다. 풋볼 런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패스 선택지를 주기 위해 손흥민을 중앙선 밑으로 다시 불러들여야 했다. 그게 손흥민의 강점은 아니다. 손흥민은 최근 몇 년 동안 상대 수비를 등지고 플레이하는 실력이 발전했다. 하지만 그는 강력한 타겟형 공격수가 아니며 골문을 바라볼 때 더 편안하고 힘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체는 "손흥민의 경기력은 너무 실망스러웠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58분 만에 3명을 교체하면서 손흥민을 뺐다. 그의 엄숙한 표정이 모든 걸 말해줬다"라고 덧붙였다.
'팀 토크'도 같은 생각이었다. 매체는 "치명적인 9번 공격수가 손흥민 실험을 끝내야 한다"라며 "상대 팀들은 손흥민이 영리한 움직임으로 뒷공간을 확보하는 데 의존하고 있다는 걸 밝혀냈다. 낮은 수비 블록을 상대로는 영향력을 거의 끼치지 못한다. 손흥민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역할은 언제나 케인의 일이었다. 지금 요청은 그의 재능을 완전히 낭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에는 새로운 대형 공격수를 영입하는 수밖에 없다. 유일한 공격수인 히샬리송은 케인의 빈자리를 메울 적임자로 보기 어렵다. 시즌 중반부터 득점포를 가동하긴 했지만, 연계나 버텨주는 플레이가 부족했다. 게다가 지금도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고 있다.
풋볼 런던은 "토트넘은 당혹스럽게도 지난해 여름 케인을 대체할 공격수를 데려오지 않기로 결정했다. 히샬리송은 타고난 공격수가 아니다. 이번 시즌에는 11골을 넣으면서 여전히 생산적인 골잡이가 되지 못했다"라며 "토트넘은 케인 대체자를 데려오지 않은 대가를 치르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팀 토크도 "히샬리송은 부상을 잘 당할 뿐만 아니라 최고의 영예를 꿈꾸는 팀의 9번 공격수치고는 기회를 너무 많이 놓친다"라며 "도미닉 솔란케가 최고의 영입이 될 것이다. 손흥민은 단순히 케인을 진정으로 대체하려는 토트넘의 희생자일 뿐이다. 그가 왼쪽 날개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고쳐야 한다. 절대 손흥민을 무시하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최전방 보강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반 토니(브렌트포드)와 솔란케(본머스), 알락산데르 이사크(뉴캐슬), 산티아고 히메네스(페예노르트)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모두 손흥민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강력한 9번 공격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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