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승리는 승리고, 미래는 미래였다. 킬리안 음바페(26, 파리 생제르맹)가 행복한 승리 뒤에도 PSG 잔류 가능성을 단칼에 부인했다.
PSG는 17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스타디 올림픽 루이스 콤파니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PSG는 지난 1차전 2-3 패배를 딛고 합계 점수 6-4로 준결승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20-2021시즌 이후 3년 만의 4강 무대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홈에서 무너지면서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과 마지막 UCL 무대에서 고개를 떨궜다. 특히 3년 전과 마찬가지로 PSG를 상대로 홈에서 1-4로 무릎 꿇으며 아픈 기억을 추가했다.
PSG는 4-3-3 포메이션을 택했다. 브래들리 바르콜라-킬리안 음바페-우스만 뎀벨레, 파비안 루이스-비티냐-워렌 자이르에메리, 누노 멘데스-뤼카 에르난데스-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키미,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먼저 출격했다. 이강인은 벤치에 앉았다.
PSG는 4강에 오르기 위해선 무조건 승리해야만 했다. 하지만 전반 12분 만에 하피냐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최소 두 골이 필요해진 PSG. 때마침 전반 29분 로날드 아라우호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며 흐름을 잡았고, 전반 40분 뎀벨레의 득점과 후반 9분 비티냐의 중거리 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1, 2차전 합계 점수는 4-4가 됐다.
음바페가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을 구했다. 그는 후반 16분 뎀벨레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강하게 차 넣으며 PSG에 리드를 안겼다. 그리고 후반 44분 쐐기골까지 뽑아내며 팀을 4강 무대로 이끌었다.
비판을 완벽히 씻어내는 활약이었다. 음바페는 지난 1차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을 펼쳤지만, 존재감이 없었다는 혹평을 들었다. 프랑스 현지에서는 그에게 최하점을 매길 정도였다. 하지만 음바페는 가장 중요한 순간 날개를 펼치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경기 후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음바페를 극찬했다. 그는 "바르콜라, 음바페, 뎀벨레는 훌륭했고, 우리가 원하는 위치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해줬다"라며 "우리 팀이 보여준 압박과 음바페가 만들어낸 압박을 다시 돌아보라.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팀의 리더였다. 난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라고 외쳤다.
또한 엔리케 감독은 "음바페가 그런 능력을 갖고 있을 때 우리는 훨씬 더 강해진다"라며 "이번 시즌 내내 팬들은 우리가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도 우리와 함께했다. 팀이 싸우는 모습을 보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우리가 하나의 팀이라고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음바페도 PSG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PSG의 UCL 우승이라는 꿈을 갖고 있다. 첫 날부터 PSG에 있는 게 자랑스러웠다. 이 클럽에서 뛴다는 자부심, 조국 수도의 클럽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은 파리에서 자란 내게 특별한 것"이라며 "파리 사람으로서 이런 저녁을 경험하다니 대단하다. 웸블리(결승전)까지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침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음바페는 "우리는 훌륭한 팀을 이겼다. 비록 우리가 졌다고 해도 난 파리 시민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했을 것이다. 이제 이런 저녁을 보낸 뒤에는 자부심이 더욱 커졌다는 게 확실하다"라며 "우리는 매우 행복하다. 이기고 싶었던 팀을 이겼고, 이젠 결승전에 더 가까워지고 싶다. 응원해 주러 온 팬분들과 고향에 있는 분들을 위한 일이다. 자랑스러운 밤"이라고 미소 지었다.
그러나 훈훈하게만 끝나지는 않았다. 스페인 '엘 치링기토'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음바페는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던 도중 만약 UCL에서 우승하면 PSG에 남을 수도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음바페와 PSG의 계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만료되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는 "노 노 노"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기자회견에서는 파리지앵으로서 자부심을 한껏 뽐냈지만, 잔류 가능성에 관해선 칼 같았다.
음바페는 다음 시즌 레알 마드리드 합류가 유력하다. 공식 발표가 나온 건 아니지만, 영국 'BBC'와 프랑스 '풋 메르카토', '디 애슬레틱' 등 전 세계 매체에서 양 측이 사전 합의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사실 음바페는 이전부터 레알 마드리드를 드림 클럽으로 꼽았다. 이적설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PSG가 이번에 UCL 정상에 오르며 숙원을 풀건 혹은 또 좌절하건 간에 결별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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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SG 소셜 미디어, 엘 치링기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