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라이벌' 아스날이 탈락했지만, 토트넘 홋스퍼도 웃을 수 없다. 토트넘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도전이 더욱 어려워졌다.
아스날은 18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UCL 8강 2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패하며 탈락했다.
아스날은 홈에서 치렀던 지난 1차전에서 2-2로 비겼기 때문. 4강 진출의 주인공은 합계 점수 3-2로 승리한 바이에른 뮌헨이 됐다.
같은 시각 맨체스터 시티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맨시티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승부차기 혈투에서 3-4로 무릎 꿇었다.
맨시티는 1차전 레알 마드리드 원정에서 3-3으로 비겼고, 이날 홈에서도 1-1 무승부를 거뒀다. 양 팀은 연장전이 끝나도록 승자를 가리지 못하며 운명의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최후의 승자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맨시티는 베르나르두 실바와 마테오 코바치치의 슈팅이 안드리 루닌 선방에 막히면서 고개를 떨궜다.
이로써 프리미어리그(PL)는 믿었던 아스날과 맨시티의 동반 탈락으로 UCL 무대에서 전멸했다. 함께 출전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일찌감치 조별리그에서 여정을 마쳤다.
라이벌 팀인 아스날이 탈락했음에도 토트넘이 웃을 수 없는 이유다. 보통 아스날의 불행은 토트넘의 행복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만은 다르다. PL 팀들의 전체 성적에 따라 토트넘의 다음 시즌 UCL 진출 여부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
UCL은 다음 시즌부터 36개 팀이 출전하는 대회로 확대 개편됐다. 그러면서 UEFA 리그 계수 상위 1, 2위 리그는 5개 팀이 본선 진출권을 얻게 됐다. 리그 5위에 올라 있는 토트넘으로서는 UCL 무대를 밟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인 셈.
그러나 PL 팀들이 하나도 살아남지 못하면서 토트넘의 UCL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PL은 아스날과 맨시티의 이번 패배로 종합 계수 16.750점이 되면서 3위로 떨어졌다. 대신 분데스리가가 17.642점을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이탈리아 세리에 A(18.428점)다.
이대로라면 토트넘이 리그 5위 자리를 사수해도 UCL이 아닌 UEFA 유로파리그(UEL)에 나서게 된다는 뜻이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탐나는 UCL 5자리 경쟁은 PL에서 분데스리가로 넘어가고 있다. 잉글랜드 두 팀이 탈락하고 독일 두 팀이 살아남는 놀라운 결과가 잇따르면서 전세가 뒤집혔다"라며 "독일은 도르트문트의 깜짝 승리로 큰 힘을 얻었다"라고 전했다.
물론 아직 희망은 있다. UEL과 UEFA 컨퍼런스리그(UECL)에는 아직 잉글랜드 팀이 살아남아 있기 때문. 리버풀과 웨스트햄이 UEL을 치르고 있고, 아스톤 빌라가 UECL 우승에 도전 중이다.
다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리버풀은 8강 1차전에서 아탈란타에 0-3으로 대패했고, 웨스트햄은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 0-2로 패했다. 빌라만 유일하게 1차전에서 LOSC 릴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독일은 레버쿠젠까지 준결승에 올라간다면 3팀이 살아남게 되지만, 잉글랜드는 당장 19일이면 모두 탈락할 수 있는 위기다.
사실상 토트넘은 리그에서 4위를 탈환하지 않는 이상 UCL 진출이 어려워진 셈이다. 다가오는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지난 2022-2023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UCL 복귀를 노리고 있다. 직전 경기였던 뉴캐슬전에서 0-4로 대패했던 만큼 라이벌 아스날을 잡아내고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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