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일기 쓸 뻔 했다니까요.”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올해 ‘포수 강백호’를 즐겨 활용하고 있다. 주전 장성우의 백업 문제를 고려해서 강백호를 포수 투입을 전향적으로 생각했다. ABS(자동볼판정시스템)의 도입으로 포수 프레이밍의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블로킹과 송구 등 다른 영역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도 포수 강백호의 기용을 현실화 하는 이유가 됐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 활용 빈도를 점점 늘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전 1-13으로 뒤진 8회말 투입을 했고 지난 3일 수원 KIA전에서도 경기 후반인 8회에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후 지난 5일부터 강백호는 본격적으로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고 지난 19일 사직 롯데전에서 4번째로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다.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모습 자체는 완벽하다. 체격 자체가 포수라는 인상이 강하다. 포수 출신 김태형 롯데 감독 역시 “프레임과 스타일은 딱 포수다. 약간 아쉬운 부분도 보이지만 포수 훈련을 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저렇게 해내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라면서 “팀이 좀 어려우면 스트레스도 받고 힘들 것이다. 본인이 스트레스 받으면 이강철 감독도 안 시킬 것이다. 그런데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까 계속 쓰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칭찬했다.
그러면서 8회말 1사 2루에서 강백호가 2루 주자 최항을 견제사로 잡아내는 모습도 유심히 봤다. 김태형 감독은 당시 퇴장 당한 뒤 중계방송 화면을 보고 있었다. 김 감독은 “그 전에 강백호가 던지려고 하더라. 그리고 그 다음에는 강백호가 딱 빠져 앉아서 던질 준비를 하더라”라면서 강백호의 남다른 포수 재능을 칭찬했다.
이강철 감독도 포수 강백호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지금 희생을 감수하고 멀리 보면서 쓰는 것이다. 지금 한두 개 실수 나온 것도 그러려니 하려고 한다. 아직 경기 경험이 많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라면서도 8회 2루 저격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6년을 하면서 피치아웃으로 2루 송구로 아웃을 시켜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일기 쓸 뻔 했다”라면서 웃으며 “송구가 빠르니까 유격수 (김)상수가 한 번 해보자고 하더라. 그래서 봤는데 다른 포수 못지 않게 송구가 빨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볼 때는 (강)백호의 자리는 저 자리다. 장비도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라면서 포수와 블로킹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그는 “잡는 것도 잘한다. 어제 못 잡을 공들을 많이 잡아줬다. 반대 투구도 글러브를 잘 대서 잡아냈다”라고 웃었다.
이어 포수 자리가 천직이라는 것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포수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웃고 다니더라. 선배들도 다 ‘네는 그 자리가 제일 낫’라고 하더라”라면서 ‘포수 강백호’가 천직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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