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로봇심판이 좋을까?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27)이 3할 타자로 순항하고 있다. 3월 잠시 주춤했으나 4월부터 타격에서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확실한 스트라이크존을 구축하고 타선의 찬스메이커이자 해결사로 활약하고 있다. 2021시즌 174안타의 재현을 기대받고 있다. 규정타석 첫 3할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
최원준은 NC 다이노스와의 광주 경기에서 2연승의 공로자였다. 공교롭게도 번트실패 후에 반전의 타격이었다. 19일 연장 10회말 무사 1루에서 번트에 실패해 투스트라이크를 먼저 먹었다. 궁지에 몰렸는데도 밀리지 않았고 이용찬의 포크를 공략해 중전안타를 만들어내는 솜씨를 보였다.
팀은 한준수의 끝내기 득점으로 귀중한 승리를 했다. 1루주자로 2루를 돌아 3루까지 들어갈 태세를 보였고 상대의 2루 송구때 3루주자 한준수가 홈을 밟는데 숨은 기여를 했다. 이범호 감독은 "원준이가 준수를 보면서 리드를 잘 잡았다. 이기려는 집중력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20일 경기에서는 득점방정식의 일원이었다. 3회말 무사 3루에서 가볍게 밀어쳤는데 상대 유격수의 홈 악송구가 나와 동점득점으로 연결됐다. 5회는 무사 1,2루에서 또 번트실패후 0B-2S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작렬해 역전타를 생산하며 5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7회도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안타로 출루해 또 3득점을 이끌었다. 이날 4타수 2안타 2득점 1타점 활약이었다.
꾸준한 타격으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22경기에 출전해 3할3푼8리 2홈런 12타점 12득점 8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933의 우등 성적을 내고 있다. 규정타석의 기준으로 팀내 타율 1위이다. 4월에만 3할6푼1리의 고타율을 기록중이다. 찬스에서 득점타와 자신도 득점을 올리는 등 주축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클러치 상황에서 득점타와 출루로 영양가 높다. 안타가 없더라도 볼넷을 골라 출루하며 기회를 만든다. 적극적인 주루로 도루까지 성공시켜 득점권에 진출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자신의 텃밭인 중견수 수비도 잘해내고 있다. 2021시즌 174안타를 생산한 정상급 플레이어로 복귀하는 모습이다.
최원준은 꾸준한 타격 비결로 "로봇 심판의 스크라이크존을 정립한 것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때부터 심판마다 조금씩 다른 스트라이크존에 대단히 민감했다. 파고드는 성격이라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했다. 올해부터 로봇심판(ABS)이 도입되면서 달라졌다. 개막 초반에는 자신이 생각한 존과 달라 고전했지만 ABS존을 확실히 정립했다. 기계의 판정에 예민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다.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타율도 쑥쑥 올랐다.
시즌을 앞두고 "원준이가 볼판정이 예민하게 반응했는데 ABS존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는 전망이 틀리지 않았다. 팀도 선두를 질주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어 얼굴도 밝다. 모두 3할 타율을 기록 중인 박찬호 김도영과 함께 40도루 능력자 트리오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주전으로 우승과 함께 미완의 규정타석 타율 3할을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