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현역선수들이 오재원 마약 혐의에 휘말렸다.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로 KBO리그 통산 1571경기 타율 2할6푼7리(4321타수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 OPS .712을 기록한 오재원은 2022년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팬들의 사랑을 받고 성대한 은퇴식을 치른 오재원은 은퇴 이후 거듭 팬들을 실망시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연실 부장검사)는 지난 17일 “오재원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특정범죄 가중처벌 위반(보복협박 등), 주민등록법·건강보험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인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망치로 지인의 휴대전화를 부수고 협박하거나 멱살을 잡는 혐의도 적용됐다.
여기에 두산을 충격에 빠뜨린 소식이 또 하나 전해졌다. 오재원의 요구에 못이겨 마약성 약품 대리처방을 받아준 현역 선수 8명이 자진신고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오재원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고 나서 선수단 전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 때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KBO에 신고를 했다. 선수들은 각자 변호사를 선임해서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려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아직 조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두산은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는 해당 선수들에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다만 경찰 등 수사당국에서 공식적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를 시작한다면 그 때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경기에 출장시키지 않을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KBO 역시 “현재 조사중인 사안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는 힘들다. 만약 수사가 공식적으로 시작된다면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마약성 약품을 대리처방 받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만약 이러한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고 검찰로부터 기소를 당하거나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두산 입장에서는 현역 선수 8명이 전력에서 이탈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몰락에 이어서 현역선수들까지 마약 혐의에 연루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 두산 팬들은 큰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