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고우석(26·샌안토니오 미션즈)이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 A에서 4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도 볼넷과 삼진을 각각 2개씩 기록하며 샌디에이고에 고민을 안겼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더블A 샌안토니오 소속의 고우석은 2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노스리틀록에 위치한 디키-스테판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아칸소 트레블러스와 2024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 A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8회 등판해 1이닝 동안 안타 없이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을 4.76에서 4.38로 낮췄다.
고우석은 샌안토니오가 4-0으로 앞선 8회 초, 다소 여유로운 상황에서 등판했다. 첫 타자 스펜서 패카드를 상대로 바깥쪽 낮게 공을 던지는 승부를 펼쳤다. 패카드는 2S2B에서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에 공 하나 차이로 걸친 마지막 6구째에 헛스윙하며 물러났다. 스트라이크가 된 공 4개 모두가 탄착군을 형성한 것이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좌타자를 상대로는 좋은 제구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해리 포드와 승부에서 마찬가지로 바깥쪽 승부에 집중했지만, 스트라이크 존에 걸친 곳으로 보이는 1구째를 제외하면 2, 3, 6구째 공 모두 스트라이크 존과 거리가 멀었다. 마찬가지로 타일러 록리어에게도 공 2개를 볼을 줬고 몸쪽 허리 높이로 몰린 3구째 실투는 다행히 중견수 뜬 공으로 이어졌다.
우타자 알베르토 로드리게스를 상대로는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로드리게스가 풀카운트에서 6번의 파울 타구를 만들어낸 끝에 바깥쪽으로 향하는 12구째를 흘려보내며 1루로 걸어 나갔다. 여기에 포수의 송구 에러까지 겹치면서 2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다시 마주한 좌타자. 고우석은 호건 윈디시를 상대로 다시 한번 낮게 공을 던지며 약한 타구를 유도하려 했다. 이번에는 제구가 잘되면서 풀카운트 끝에 7구째 공이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 안에 걸치면서 루킹 삼진, 이닝이 종료됐다.
이로써 고우석의 시즌 성적은 10경기 동안 승리 없이 2패 1홀드 1세이브, 12⅓이닝 14피안타 4볼넷 15탈삼진, 평균자책점 4.38, 피안타율 0.28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46이 됐다. 고우석이 가진 가능성과 보완점을 모두 보여준 경기였다.
지난 1월 샌디에이고와 계약 당시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위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는 지난해 12월 고우석의 이력을 소개하면서 "그는 파워풀한 스터프를 가진 우완 투수다. 직구는 시속 93~95마일(약 149.7~152.9㎞)에 형성되고 있다. 최고 98마일(약 157.7㎞)을 던진다. 투구 동작에서 디셉션(숨김 동작)이 부족한 편이다. 때로는 밋밋한 직구를 던진다. 그렇지만 여전히 순수한 구위만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 구위가 더블 A지만, 어느 정도 증명되고 있다. 고우석의 시즌 9이닝당 탈삼진 수는 10.9개에 달한다. KBO 리그 시절(9.8개)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삼진율이다. 하지만 1.46으로 여전히 높은 WHIP와 0.280의 피안타율은 그의 콜업을 망설이게 한다.
메이저리그 필승조로 나서고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1.10 이하의 WHIP를 기록 중이다. 당장 같은 팀의 샌디에이고만 봐도 마무리 로버트 수아레스가 13경기 평균자책점 0.66, WHIP 0.80, 엔옐 데 로스 산토스가 15경기 평균자책점 2.13에 WHIP 1.03을 기록 중이다. 불안한 제구와 뛰어난 구위를 이유로 고우석과 가장 많이 비교된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조차 15경기 15⅓이닝 동안 8개의 볼넷을 내주고 있지만, 안타를 최대한 억제하면서(피안타율 0.173) 평균자책점 2.35, WHIP 1.11로 겉으로는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높은 WHIP과 피안타율에도 콜업이 될 방법은 있다. 조시 헤이더(휴스턴 애스트로스), 애드리안 모레혼(샌디에이고), 데이비드 베드나(피츠버그 파이어리츠)처럼 9이닝당 삼진을 13~14개씩 잡는 압도적인 구위다. 2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헤이더는 피안타율 0.265, WHIP 1.50에도 9이닝당 삼진이 14.92개, 모레혼은 피안타율 0.333, WHIP 1.45에도 13.94개, 베드나는 피안타율 0.289, WHIP 1.60에도 13.5개에 달한다. 만루 위기를 자초해도 삼진으로 주자를 잡아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기용할 수 있는 것이다.
고우석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안정적인 피칭으로 WHIP을 낮추든지, 더 강력한 구위로 10.9라는 수치를 높이든지 어느 쪽이든 샌디에이고에 믿음을 줘야 한다. 그동안의 커리어로 봤을 때 고우석은 후자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KBO 리그 시절에도 고우석은 안정적인 마무리가 아닌 강력한 구위로 상대를 누르는 파워풀한 클로저였다.
긍정적인 건 고우석이 꾸준히 경기 후반에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때때로 멀티 이닝도 소화하는 모습에서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의 가능성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직 불펜이 순탄하게 굴러가는 샌디에이고로서는 고우석의 콜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늦어진 계약으로 몸을 만드는 시간이 부족했던 고우석으로서도 차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구속이 올라오면 KBO 리그 시절 위용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블A에서 투구 중인 고우석. /사진=샌안토니오 미션스 구단 공식 SNS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더블A 샌안토니오 소속의 고우석은 2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노스리틀록에 위치한 디키-스테판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아칸소 트레블러스와 2024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 A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8회 등판해 1이닝 동안 안타 없이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을 4.76에서 4.38로 낮췄다.
고우석은 샌안토니오가 4-0으로 앞선 8회 초, 다소 여유로운 상황에서 등판했다. 첫 타자 스펜서 패카드를 상대로 바깥쪽 낮게 공을 던지는 승부를 펼쳤다. 패카드는 2S2B에서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에 공 하나 차이로 걸친 마지막 6구째에 헛스윙하며 물러났다. 스트라이크가 된 공 4개 모두가 탄착군을 형성한 것이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좌타자를 상대로는 좋은 제구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해리 포드와 승부에서 마찬가지로 바깥쪽 승부에 집중했지만, 스트라이크 존에 걸친 곳으로 보이는 1구째를 제외하면 2, 3, 6구째 공 모두 스트라이크 존과 거리가 멀었다. 마찬가지로 타일러 록리어에게도 공 2개를 볼을 줬고 몸쪽 허리 높이로 몰린 3구째 실투는 다행히 중견수 뜬 공으로 이어졌다.
우타자 알베르토 로드리게스를 상대로는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로드리게스가 풀카운트에서 6번의 파울 타구를 만들어낸 끝에 바깥쪽으로 향하는 12구째를 흘려보내며 1루로 걸어 나갔다. 여기에 포수의 송구 에러까지 겹치면서 2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다시 마주한 좌타자. 고우석은 호건 윈디시를 상대로 다시 한번 낮게 공을 던지며 약한 타구를 유도하려 했다. 이번에는 제구가 잘되면서 풀카운트 끝에 7구째 공이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 안에 걸치면서 루킹 삼진, 이닝이 종료됐다.
2일(한국시간) 고우석과 해리 포드의 맞대결 투구. /사진=Milb.com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2일(한국시간) 고우석과 알베르토 로드리게스의 맞대결 투구. /사진=Milb.com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이로써 고우석의 시즌 성적은 10경기 동안 승리 없이 2패 1홀드 1세이브, 12⅓이닝 14피안타 4볼넷 15탈삼진, 평균자책점 4.38, 피안타율 0.28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46이 됐다. 고우석이 가진 가능성과 보완점을 모두 보여준 경기였다.
지난 1월 샌디에이고와 계약 당시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위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는 지난해 12월 고우석의 이력을 소개하면서 "그는 파워풀한 스터프를 가진 우완 투수다. 직구는 시속 93~95마일(약 149.7~152.9㎞)에 형성되고 있다. 최고 98마일(약 157.7㎞)을 던진다. 투구 동작에서 디셉션(숨김 동작)이 부족한 편이다. 때로는 밋밋한 직구를 던진다. 그렇지만 여전히 순수한 구위만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 구위가 더블 A지만, 어느 정도 증명되고 있다. 고우석의 시즌 9이닝당 탈삼진 수는 10.9개에 달한다. KBO 리그 시절(9.8개)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삼진율이다. 하지만 1.46으로 여전히 높은 WHIP와 0.280의 피안타율은 그의 콜업을 망설이게 한다.
메이저리그 필승조로 나서고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1.10 이하의 WHIP를 기록 중이다. 당장 같은 팀의 샌디에이고만 봐도 마무리 로버트 수아레스가 13경기 평균자책점 0.66, WHIP 0.80, 엔옐 데 로스 산토스가 15경기 평균자책점 2.13에 WHIP 1.03을 기록 중이다. 불안한 제구와 뛰어난 구위를 이유로 고우석과 가장 많이 비교된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조차 15경기 15⅓이닝 동안 8개의 볼넷을 내주고 있지만, 안타를 최대한 억제하면서(피안타율 0.173) 평균자책점 2.35, WHIP 1.11로 겉으로는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고우석. /사진=뉴스1 |
높은 WHIP과 피안타율에도 콜업이 될 방법은 있다. 조시 헤이더(휴스턴 애스트로스), 애드리안 모레혼(샌디에이고), 데이비드 베드나(피츠버그 파이어리츠)처럼 9이닝당 삼진을 13~14개씩 잡는 압도적인 구위다. 2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헤이더는 피안타율 0.265, WHIP 1.50에도 9이닝당 삼진이 14.92개, 모레혼은 피안타율 0.333, WHIP 1.45에도 13.94개, 베드나는 피안타율 0.289, WHIP 1.60에도 13.5개에 달한다. 만루 위기를 자초해도 삼진으로 주자를 잡아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기용할 수 있는 것이다.
고우석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안정적인 피칭으로 WHIP을 낮추든지, 더 강력한 구위로 10.9라는 수치를 높이든지 어느 쪽이든 샌디에이고에 믿음을 줘야 한다. 그동안의 커리어로 봤을 때 고우석은 후자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KBO 리그 시절에도 고우석은 안정적인 마무리가 아닌 강력한 구위로 상대를 누르는 파워풀한 클로저였다.
긍정적인 건 고우석이 꾸준히 경기 후반에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때때로 멀티 이닝도 소화하는 모습에서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의 가능성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직 불펜이 순탄하게 굴러가는 샌디에이고로서는 고우석의 콜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늦어진 계약으로 몸을 만드는 시간이 부족했던 고우석으로서도 차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구속이 올라오면 KBO 리그 시절 위용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