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 외인이 6실점이라니...' 그런데 ERA는 '1.47→1.26' 더 내려갔다, 광주에선 무슨 일이?
입력 : 2024.05.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KIA 제임스 네일(왼쪽에서 두 번째)이 2일 광주 KT전에서 팀원들과 상의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제임스 네일(왼쪽에서 두 번째)이 2일 광주 KT전에서 팀원들과 상의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광주에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무패를 자랑하던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KIA 타이거즈)이 6실점으로 KBO 리그 첫 패를 떠안았다. 하지만 그 대량 실점의 시작이 본인의 송구 실책으로 인한 것이어서 누구를 탓하긴 어려웠다. 오히려 수비 시에는 투수도 야수로 여겨지는 규정 덕분에 시즌 평균자책점은 내려갔다.

KIA는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KT 위즈에 5-12로 패했다.

이로써 KIA는 KT에 루징 시리즈를 기록하고 22승 11패를 기록, 2위와 격차를 2경기에서 더 벌리지 못했다. KT는 선두 KIA에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며 13승 1무 21패로 8위 한화 이글스(13승 20패)를 반 경기 차로 추격했다.

2회까지만 해도 KIA의 흐름이었다. 1회 말 서건창의 2루타, 최원준의 내야 안타에 이은 도루, 나성범의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최형우가 중앙 담장 바로 앞까지 타구를 보내면서 KIA는 가볍게 한 점을 선취했다. 2회에는 이우성과 한준수가 엄상백에게 백투백 홈런을 때려내며 3-0으로 앞서갔다.

그 사이 네일은 매 이닝 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2회 초 이호연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3회 초 1사에서는 김상수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고 천성호에게 땅볼을 유도해 그 공을 잡았다. 이때부터가 문제였다. 네일이 병살을 위해 2루로 송구한 것이 유격수 박찬호 글러브 옆을 지나 외야 중앙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병살로 이닝이 끝날 수 있던 상황이 1사 1, 3루 위기로 돌변했다.

KIA는 또 한 번 아쉬운 수비로 이닝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강백호의 땅볼 타구를 박찬호가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로 원바운드 송구를 했으나, 이것 역시 뒤로 흐르면서 위기가 계속됐다. 이후 멜 로하스 주니어, 장성우, 김민혁이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실책은 전염된다고 했던가. 이번엔 3루 쪽에서 말썽이 터졌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이번엔 김도영이 박병호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하면서 모든 주자가 홈을 밟았다. 3-5 역전.

KIA 제임스 네일이 2일 광주 KT전에서 아쉬운 표정으로 내려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제임스 네일이 2일 광주 KT전에서 아쉬운 표정으로 내려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이때의 충격이 공격으로도 이어진 것일까. KIA 타선은 7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했고, 오히려 엄상백이 5이닝 동안 106구를 던지며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9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챙겼다.

충격적인 실책 퍼레이드에도 네일이 다시 안정을 되찾은 것이 고무적이었다. 4회 10구, 5회 9구, 6회 8구로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이면서 오히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실책이 네일을 괴롭혔다. 7회 초 선두타자 김건형의 타구를 2루수 서건창이 잡지 못했다. KT는 김건형을 대주자 김병준으로 교체했고 김상수가 희생번트로 2루로 진루시켰다. 폭투에 이어 천성호가 볼넷으로 걸어 나가며 1사 1, 3루 위기가 찾아왔고 강백호가 좌측 담장으로 향하는 1타점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더 뽑았다. 네일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구원 등판한 곽도규가 로하스 주니어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으면서 네일의 최종 성적은 6⅓이닝 8피안타 1볼넷 6탈삼진 6실점(비자책)이 됐다. 6점이 모두 비자책 처리되면서 평균자책점은 오히려 1.47에서 1.26으로 더 내려갔다.

KIA의 실책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8회 초 장현식이 흔들리며 4점을 내줘 3-10이 된 무사 2루 상황에서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천성호의 타구를 놓쳤다. 이에 대주자 신본기가 홈을 밟았고 천성호가 3루까지 향했다. 로하스 주니어의 땅볼 타구 때 천성호마저 홈을 밟으면서 3-12가 됐다. 이후 KIA는 8회 말 소크라테스, 9회 말 이창진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을 만회했으나,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이로써 KIA는 이날 하루만 실책 5개를 추가하며 총 40개로 팀 실책 리그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투·타 매서운 활약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지만, 계속된 수비 불안이 결국 한 경기 패배로 이어지면서 꼭 짚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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