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 감독은 왜 갑자기 ''죄송하지만...''이라는 말을 꺼냈나
입력 : 2024.05.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잠실=김우종 기자]
LG 선수들이 3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LG 선수들이 3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아픔 없는 성장 없고, 인내 없는 성장 없다."

'우승 감독'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팬들에게 인내를 당부했다.

LG 트윈스는 올 시즌 18승 16패 2무를 기록하며 리그 5위에 자리하고 있다. 리그 선두 KIA와 승차는 4경기. 지난해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는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 똑같은 전력을 유지하고 있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야수 쪽과 다르게 마운드가 그렇다. 특히 불펜에서는 고우석이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떠났으며, 이정용은 상무에 입대했다.

함덕주는 지난 1월 좌측 팔꿈치 주두골 미세골절로 인해 좌측 주관절 핀 고정 수술을 받았다. 오는 6~7월경 복귀가 예상된다. 여기에 김진성과 정우영, 백승현 등이 지난해와 같은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사실상 필승조를 재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대현과 이우찬, 김유영, 박명근, 그리고 새로운 클로저 유영찬 등이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염 감독은 3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사실 나도 힘들고, 보시는 팬들도 힘들 것이다. 다만 중간(불펜)을 이렇게 성장시키는 데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과정이다. FA(프리에이전트)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 이상, 그런 시간을 다 거쳐야 선수가 성장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기다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는 오지환이 있지만, 오지환도 '오지배'였다"고 말했다. 지금은 KBO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성장한 오지환. 하지만 선수 생활 초반에 경험을 쌓던 시절에는 실책 등으로 경기를 지배했다면서 '오지배'라는 말이 팬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꾸준하게 경험을 쌓으면서 계속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고, 지금의 오지환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LG 클로저 유영찬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클로저 유영찬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염 감독은 "임찬규도 볼넷을 8개나 내주는 그런 시간이 있었다. 결국 모든 선수가 성장하는 데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이종범이나 이정후 등 특별히 타고난 선수를 빼놓고, 박병호 역시 그런 과정이 있었다. 정말 독보적으로 타고나지 않은 이상, 선수는 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장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불펜을 만드는 데도 인내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유영찬은 올 시즌 16경기에 구원 등판해 4승 1패 6세이브(2 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2.20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16⅓이닝 동안 18피안타 2루타 3개, 1홈런, 5볼넷 20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 중이다. 염 감독은 고우석의 미국행이 확정된 뒤 유영찬을 클로저로 낙점했다. 그리고 유영찬은 사령탑의 기대에 잘 부응하고 있다.

염 감독은 "새로운 필승조를 만든다고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 매번 그런 과정을 거쳤다. 결국 쓰지 않으면 성장이 안 된다. 물론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 어려움을 견뎌내는 팀이 선수들의 성장을 시키는 것이다. 그 성장 과정을 못 보는 팀은 육성이 안 되는 것이다. 쓰는 선수만 쓰면 성장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2일 창원 NC전) 경기도 팬 분들이 보셨을 때 엄청 짜증이 나셨을 것이다. 죄송하지만, 팀이 발전하고, 선수들도 성장하는 모습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주시고, 팬 분들께서도 인내해주셨으면 좋겠다. 아픔 없는 성장 없고, 인내 없는 성장은 없다. 제가 경험한 야구에서는 사람을 육성하는 부분에서 기다려주지 않으면 안 되더라. 김하성도 실책을 30개씩 하면서 성장했다. 그냥 성장하는 건 없었다. 다 성장통이 있다"며 인내를 당부했다.

염경엽(오른쪽) LG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염경엽(오른쪽) LG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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