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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채준 기자]
LCC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국가는 그 나라 항공소비자들의 생활과 문화가 통째로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싸면 그에 못지 않은 불편이 따라야 하는데 이들 LCC는 '저가'와 '편리성'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그래서 항공업계와 경영학계에서는 전 세계 LCC 효시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혁신사례를 두고 '사우스웨스트 효과(Southwest Effect)'라 일컫는다.
기존항공사들만의 세상에서는 비행기 값을 낼 여력이 없는 사람은 비행기를 못 타는 사람으로 분류되었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 다시 말해 LCC가 세상에 나오면서 이 질서(?)가 처음으로 깨졌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는 부류는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아무나 탈 수 있는 단순한 교통수단으로 그 정의가 바뀌었다. LCC의 성공은 그렇게 세상을 바꾸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운항을 시작한 1974년 밸리에서 휴스턴, 댈러스, 샌안토니오 일대를 여행하는 승객은 12만3000여명이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운항을 시작한지 11개월이 지난 1975년 말 승객수는 32만5000여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단기간에 이처럼 승객이 급증한 이유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낮은 운임이 많은 사람에게 비행기를 탈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 외에는 어떠한 다른 이유가 없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가격을 싸게 하고 운송의 질을 높이면 얼마든지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고, 성공적으로 항공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했다. 즉, 기존항공사의 승객을 빼앗아 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항공수요 창출을 목표로 했던 이 전략이 1970년대에 수립되고 실행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특히나 탁월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이 같은 LCC 비즈니스 모델은 1990년대 초 유럽으로 넘어갔고, 2000년대 초에는 아시아로 건너왔다. 아시아 최초이자 대표 LCC가 된 에어아시아가 2002년 낮은 항공료로 승부를 걸어 성공을 거둔 뒤 항공요금 할인추세는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에어아시아의 급성장은 합리적인 항공료를 제시하는 항공사 모델이 얼마나 빨리 확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에어아시아가 LCC로 변모하여 취항할 당시 말레이시아의 일반 국민들은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전체인구의 10~15%에 해당하는 소수만이 말레이시아항공이나 싱가포르항공을 탔으며, 나머지 대다수 사람들은 비행기를 탄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2004년 말레이시아 언론에 깜짝 놀랄 만한 뉴스가 나와 온나라에 화제가 되었다. 말레이시아 남부도시 하트야이 출신의 19세 대학생이 태국 방콕에서 유학중인데, 여름방학이 되면 집안일을 거들기 위해 집으로 간다는 단순한 내용이었다. 단지 집안일을 거들기 위해 그 먼 거리를 '비행기를 탄다'는 것으로 도대체 말이 안되었다. 하지만 그 대학생이 지불한 항공요금은 단돈 30달러였다. 에어아시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이동이었던 셈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해낸 에어아시아였던지라 승객들은 비행기를 생전 처음 타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각종 해프닝을 줄이기 위해 에어아시아는 만화가에게 의뢰해 공항터미널 문을 열고 들어가 비행기 좌석에 앉을 때까지 모든 과정을 세세하게 만화로 그려 항공기 탑승방법을 교육시켰다. 그래서 취항초기 에어아시아의 슬로건은 'Now Everyone Can Fly'(이제 누구나 날 수 있다)였다. 에어아시아의 성공은 그렇게 말레이시아와 동남아시아 세상을 바꾸었다.
우리나라 역시 LCC 등장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많이 다르다. K-LCC의 자리매김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상을 많이 바꾸었다. K-LCC가 2005~2006년 운항을 시작하면서 국내 항공시장의 운임과 운송서비스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고 그로 인해 고객의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
또 기존항공사의 운임 인하 경쟁을 촉발하면서 여행경비 절감효과를 가져오는 등 항공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거셌다. K-LCC의 대거 출현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던 기존항공사의 제주노선 항공요금 인상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특히 여름 성수기에도 항공료 할인폭이 확대되는 등 K-LCC의 항공업계 진출효과는 확실하게 나타났다.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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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pixabay |
일반적으로 가격이 싸면 그에 못지 않은 불편이 따라야 하는데 이들 LCC는 '저가'와 '편리성'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그래서 항공업계와 경영학계에서는 전 세계 LCC 효시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혁신사례를 두고 '사우스웨스트 효과(Southwest Effect)'라 일컫는다.
기존항공사들만의 세상에서는 비행기 값을 낼 여력이 없는 사람은 비행기를 못 타는 사람으로 분류되었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 다시 말해 LCC가 세상에 나오면서 이 질서(?)가 처음으로 깨졌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는 부류는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아무나 탈 수 있는 단순한 교통수단으로 그 정의가 바뀌었다. LCC의 성공은 그렇게 세상을 바꾸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운항을 시작한 1974년 밸리에서 휴스턴, 댈러스, 샌안토니오 일대를 여행하는 승객은 12만3000여명이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운항을 시작한지 11개월이 지난 1975년 말 승객수는 32만5000여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단기간에 이처럼 승객이 급증한 이유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낮은 운임이 많은 사람에게 비행기를 탈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 외에는 어떠한 다른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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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pixabay |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가격을 싸게 하고 운송의 질을 높이면 얼마든지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고, 성공적으로 항공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했다. 즉, 기존항공사의 승객을 빼앗아 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항공수요 창출을 목표로 했던 이 전략이 1970년대에 수립되고 실행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특히나 탁월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이 같은 LCC 비즈니스 모델은 1990년대 초 유럽으로 넘어갔고, 2000년대 초에는 아시아로 건너왔다. 아시아 최초이자 대표 LCC가 된 에어아시아가 2002년 낮은 항공료로 승부를 걸어 성공을 거둔 뒤 항공요금 할인추세는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에어아시아의 급성장은 합리적인 항공료를 제시하는 항공사 모델이 얼마나 빨리 확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에어아시아가 LCC로 변모하여 취항할 당시 말레이시아의 일반 국민들은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전체인구의 10~15%에 해당하는 소수만이 말레이시아항공이나 싱가포르항공을 탔으며, 나머지 대다수 사람들은 비행기를 탄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2004년 말레이시아 언론에 깜짝 놀랄 만한 뉴스가 나와 온나라에 화제가 되었다. 말레이시아 남부도시 하트야이 출신의 19세 대학생이 태국 방콕에서 유학중인데, 여름방학이 되면 집안일을 거들기 위해 집으로 간다는 단순한 내용이었다. 단지 집안일을 거들기 위해 그 먼 거리를 '비행기를 탄다'는 것으로 도대체 말이 안되었다. 하지만 그 대학생이 지불한 항공요금은 단돈 30달러였다. 에어아시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이동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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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제주항공 |
열악한 환경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해낸 에어아시아였던지라 승객들은 비행기를 생전 처음 타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각종 해프닝을 줄이기 위해 에어아시아는 만화가에게 의뢰해 공항터미널 문을 열고 들어가 비행기 좌석에 앉을 때까지 모든 과정을 세세하게 만화로 그려 항공기 탑승방법을 교육시켰다. 그래서 취항초기 에어아시아의 슬로건은 'Now Everyone Can Fly'(이제 누구나 날 수 있다)였다. 에어아시아의 성공은 그렇게 말레이시아와 동남아시아 세상을 바꾸었다.
우리나라 역시 LCC 등장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많이 다르다. K-LCC의 자리매김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상을 많이 바꾸었다. K-LCC가 2005~2006년 운항을 시작하면서 국내 항공시장의 운임과 운송서비스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고 그로 인해 고객의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
또 기존항공사의 운임 인하 경쟁을 촉발하면서 여행경비 절감효과를 가져오는 등 항공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거셌다. K-LCC의 대거 출현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던 기존항공사의 제주노선 항공요금 인상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특히 여름 성수기에도 항공료 할인폭이 확대되는 등 K-LCC의 항공업계 진출효과는 확실하게 나타났다.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K-LCC 개론] 70. LCC 세상을 바꾸다 ①](http://thumb.mtstarnews.com/06/2024/05/2024050809443478977_4.jpg) |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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