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잔뜩 먹은 것 같아요'' 김효주 또 한국서 우승, 파리올림픽 자신감 얻었다 [LET 아람코 팀시리즈]
입력 : 2024.05.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김효주가 12일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LET 아람코 시리즈 코리아 조직위원회
김효주가 12일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LET 아람코 시리즈 코리아 조직위원회
"아주 (보약을) 잔뜩 먹은 것 같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하는 김효주(29·롯데)가 다시 한 번 국내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김효주는 12일 경기도 고양시 뉴코리아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레이디스 유러피언 투어(LET) 대회 아람코 시리즈 코리아(총상금 100만 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적어낸 김효주는 세계랭킹 8위 찰리 헐(7언더파 209타)을 3타차로 따돌리고 LET '아람코 팀 시리즈 프레젠티드 바이 PIF-코리아'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대회 첫 날 4언더파를 기록하며 선두로 나선 김효주는 3라운드 내내 선두 자리를 한 번도 빼앗기지 않으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둬 기쁨은 배가 됐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은 7만 5000달러(약 1억 300만원)를 손에 넣었다.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우드샷을 하고 있는 김효주. /사진=LET 아람코 시리즈 코리아 조직위원회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우드샷을 하고 있는 김효주. /사진=LET 아람코 시리즈 코리아 조직위원회
전날 비로 2라운드 경기가 순연돼 김효주는 대회 마지막 날 잔여 경기를 치르고 2타차 선두로 3라운드를 치르는 강행군을 이어갔지만 샷엔 흔들림이 없었다.

5번 홀과 7번 홀에서 버디를 낚은 뒤 6홀 연속 파를 지킨 김효주는 헐의 추격을 받았으나 14번 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홀 2m 근방에 붙이며 한 타를 더 달아났다. 15번 홀(파3)에선 티샷이 그린을 벗어났으나 먼 거리 파 퍼트를 떨어뜨리며 추격을 허용치 않았다.

16번 홀(파4)에서 쐐기를 박았다. 러프에서 친 세컨드샷이 홀 근처에 안착하며 다시 버디를 낚았고 17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우승을 자축했다.

경기 후 김효주는 "LET 대회 첫 우승인데 각 투어마다 우승 기록을 남긴 것 같아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대회였고 목표를 잘 이룬 것 같아서 만족스러운 한주를 보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쟁을 벌인 헐에 대해선 "찰리 헐 선수가 버디를 많이 해서 같은 그룹 동반 선수들이 몸 안의 승부욕을 다 끌어올린 것 같았다"며 "한 조에서 버디가 많이 나와야 저도 승부욕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데 그런 흐름이 잘 맞았던 것 같고 찰리 헐 선수 덕분에 저도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주가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LET 아람코 시리즈 코리아 조직위원회
김효주가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LET 아람코 시리즈 코리아 조직위원회
 동료들에게 우승 축하 물 세례를 받고 있는 김효주. /사진=LET 아람코 시리즈 코리아 조직위원회
동료들에게 우승 축하 물 세례를 받고 있는 김효주. /사진=LET 아람코 시리즈 코리아 조직위원회
1라운드 마치고 "한국에 오면 보약을 먹는 기분"이라고 했던 김효주다. LPGA에 진출한 이후에도 유독 한국에 대한 애틋함을 나타냈고 이후에도 국내에서 치른 대회에 꾸준히 나서 6승을 챙겼던 김효주다.

그는 "(보약을) 아주 잔뜩 먹은 것 같다"며 "오늘은 축하 파티를 할 것 같다. 미스를 한 게 많아서 이틀 안에 파티를 끝내고 운동과 연습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효주는 오는 7월 열릴 파리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시합 전에 올 시즌 성적이 아쉬웠다"는 그는 "한국에서 대회를 치르면서 기분 좋게 잘 마무리한 게 저에게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생각처럼 잘 돼서 미국 대회도 그렇고 올림픽도 자신감 있게, 에너지 있게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전날 흐름이 좋지 않았을 때 내린 비가 김효주에게는 행운으로 작용했다. 그는 "어제 분위기가 좋지는 않았는데 경기 중단이 됐고 오늘 다시 흐름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다"며 "26홀을 너무 오랜만에 쳐 봤다. 18홀 이상 친 게 정말 오랜만이라 후반 갈수록 몸이 떨렸다. 체력이 떨어진 건지 당이 떨어진 건지 평소에 간식을 잘 안 먹는 편인데 끝날 때까지 체력을 유지하고 싶어서 물과 간식을 많이 먹었다. 어제 경기 중단이 저에겐 좋은 찬스였고 오늘 그래도 계속 잘 넣어서 체력 유지는 잘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분간 한국에 머무를 계획이다. 국내에서 훈련을 한 뒤 쉬다가 오는 31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랭커스터 컨트리 클럽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출전할 계획이다.

이번 대회 유독 많은 갤러리가 김효주를 따라다니며 큰 힘을 전했다. 김효주는 "(마음의 들었던 문구는) '너의 미래를 응원한다', '함께 한다' 등등 정말 많았다. 모두 다 감사하고 좋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우승 후 기자회견을 하는 김효주. /사진=LET 아람코 시리즈 코리아 조직위원회
우승 후 기자회견을 하는 김효주. /사진=LET 아람코 시리즈 코리아 조직위원회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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