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플랜 C도 플랜 D도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이 결국 '플랜 J' 뱅상 콤파니(38) 번리 감독을 데려오기로 결심했다.
영국 'BBC'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은 충격적인 콤파니 감독 선임을 놓고 번리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콤파니 감독도 바이에른 뮌헨행을 원하고 있으며 두 팀은 보상급 합의를 목표로 이야기 중"이라고 보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023-2024시즌 김민재, 해리 케인을 영입하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월드클래스 선수를 품었다. 지난 시즌 도중 지휘봉을 넘겨받은 토마스 투헬 감독은 '꿈의 선수'를 얻었고, 이들과 함께 분데스리가 12연패에 도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무관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무패 우승'을 달성한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일찍이 마이스터샬레(분데스리가 트로피)를 내줬고,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는 3부리그 팀에 덜미를 잡히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4강 탈락했다.
심지어 바이에른 뮌헨은 마지막 경기에서 호펜하임에 2-0으로 앞서다가 2-4로 역전당하며 리그 2위 수성에도 실패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3위로 시즌을 마감한 건 2010-2011시즌 이후 처음이다. 안 그래도 2011-2012시즌 이후 12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바이에른 뮌헨으로선 또 하나의 굴욕.
게다가 새 감독 찾기도 상상 이상으로 난항에 빠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2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투헬 감독과 동행을 마친다고 발표했다. 원래 투헬 감독은 2025년 6월까지 팀을 이끌 예정이었다. 하지만 성적 부진과 불화설로 구단 보드진과 사이가 틀어졌고, 예상보다 빨리 결별하기로 합의했다. 팀을 새로 개편할 감독을 데려오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 구하기는 생각보다도 훨씬 어려웠다. 1순위로 점 찍었던 사비 알론소 감독은 레버쿠젠 잔류를 선언했고,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도 독일 대표팀과 재계약을 맺어버렸다. 여기에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과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도 놓쳤고, 한지 플릭 감독 리턴까지 무산됐다.
상황이 꼬이자 투헬 감독의 잔류설이 뜨거워졌다. 그러나 이 역시 현실로 이뤄지지 못했다. 투헬 감독은 계약 조건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번복 없이 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부랴부랴 브라이튼과 이별한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에게도 접근했으나 또 거절당했다.
그 누구도 바이에른 뮌헨으로 오려 하지 않는 상황. 바이에른 뮌헨은 놀라운 선택을 내렸다. 바로 번리를 이끌고 있는 콤파니 감독에게 손을 내민 것. 이제는 번리와 보상금 합의만 남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온 축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콤파니 감독이 아무리 가능성을 보여준 젊은 지도라지만, 당장 2023-2024시즌 번리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강등을 막지 못한 장본인이기 때문.
콤파니 감독은 지난 2022년 번리 FC 지휘봉을 잡으며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했고, '이달의 감독상'만 4번 수상하며 2부를 평정했다. 번리도 우승을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PL) 승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PL의 벽은 높았다. 콤파니 감독과 번리는 계속해서 적극적인 압박과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했지만, 19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한 시즌 만에 강등되고 말았다.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강호인 바이에른 뮌헨이 콤파니 감독을 원한다는 소식에 모두가 놀란 이유다. '데일리 메일'은 "큰 도박이 될 것이다. 콤파니와 바이에른 뮌헨 모두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우승에 실패했으며 콤파니의 PL 여정은 19위로 마무리됐다"라고 지적했다.
'디 애슬레틱' 역시 "바이에른 뮌헨이 콤파니를 고려하고 있다니 얼마나 큰 충격인가? 고작 승점 24점으로 강등은 새로운 감독을 찾는 클럽들에게 좋은 제안이 아니다"라며 "콤파니는 바이에른 뮌헨의 플랜 A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플랜 J에 가깝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바이에른 뮌헨이 콤파니 감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이에른 뮌헨 보드진은 콤파니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 애슬레틱은 "콤파니는 자신의 축구를 활동량과 협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장 어디에서나 득점을 노리는 광범위한 공격 철학이 있다. 이는 일관되게 유지됐다. 챔피언십에서는 3-2-5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공을 소유했고, 상대를 압박하며 질식시켰다"라며 "분데스 3위 바이에른 뮌헨과 PL 19위 팀을 비교하기엔 제한이 있지만, 두 팀은 같은 점유 중심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 콤파니의 접근 방식은 더 뛰어난 선수들에게 가장 적합하기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에 더 어울린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콤파니 감독은 한때 바이에른 뮌헨을 지휘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제자이었으며 훌륭한 주장이기도 했다. 디 애슬레틱은 "번리는 본질적으로 2부리그에서 미니 버전 맨시티였다"라며 "콤파니는 경기장에 들어설 때 아우라를 지니고 있으며 많은 존경을 받는다. 맨시티 주장으로서 많은 유명 선수들을 잘 다루기도 했다. 그는 번리에서도 라커룸에 생존할 수 있다는 믿음을 불어넣었고, 하루에 12~14시간 일하는 워커홀릭"이라고 강조했다.
콤파니 감독은 독일어도 구사할 수 있기에 언어적 장벽도 없다. 그는 커리어 초기에 함부르크에서 뛰면서 독일어를 배웠다. 매체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은 새로운 감독의 독일어 능력을 필수로 여기기에 이 부분에도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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