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내려놓는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44)이 올해 초 한국 A대표팀 감독직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단 보도가 나왔다.
독일의 문도 데포르티보는 24일(한국시간) “사비 감독이 (지난 1월, 2023-2024시즌을 끝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나겠다고 발표하고 나서 몇 주 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제안받았다. 사비 감독은 관심에 감사했다. 그러나 6월 30일 이후 바르셀로나에 남지 않을 것이란 확신에도 제안을 거절했다”라고 보도했다.
바르셀로나는 또다시 사비 감독과 작별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2월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을 찾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KFA는 사비 감독이 바르셀로나 사임 의사를 드러내자 바로 접근해 A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한 것이다.
사비 감독은 2021년 11월 로날드 쿠만 감독의 뒤를 이어 바르셀로나 감독직을 맡으며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그는 2022-2023시즌 라리가 우승이라는 성과를 내긴 했지만, 아쉬운 경기력과 컵대회 부진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사비 감독은 결국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 1월 비야레알에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변화가 필요한 때"라며 깜짝 발언을 내놨고, 구단 측에도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바르셀로나도 이를 받아들였다.
상황이 바뀌었다. 바르셀로나는 사비 감독이 작별을 선언한 뒤 오히려 좋은 성적을 이어갔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8강에 올랐다. 4강에서 아쉽게 탈락하긴 했으나 로날드 아라우호의 이른 시간 퇴장이 치명적이었다.
여론이 급변하자 사비 감독과 바르셀로나의 마음도 바뀌었다. 양측은 다시 합의점을 찾았고, 지난달 25일 사비 감독의 잔류가 공식 발표됐다. 그는 "아직 프로젝트는 끝나지 않았다"라며 잔류가 팀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하지만 라포르타 회장의 마음은 한 달도 되지 않아 또 바뀌었다. 사비 감독의 발언이 문제를 일으켰다. 그는 알메리아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단의 재정적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지금 선수단으로는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유럽 정상급 팀들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라포르타 회장의 분노를 유발했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라포르타 회장은 지난달 사비 감독을 집으로 불러 잔류를 설득했고, 사비 감독에게 팀과 모든 걸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받았다. 그는 사비 감독의 말이 바뀐 걸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전했다.
결국 라포르타 회장은 사비 감독을 다시 경질하고 새로운 감독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바르셀로나 이사회도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지 플릭 전 독일 대표팀 감독의 부임 확률이 95%라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바르셀로나 보드진과 플릭 감독은 런던에서 회담까지 진행했다.
사비 감독의 경질 소식은 오는 27일 바르셀로나와 세비야의 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사비 감독은 자신은 아무 이야기도 들은 게 없다며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지만, 미래는 이미 정해진 모양새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바르셀로나 이사회는 다음 주 초 사비 감독에게 더 이상 바르셀로나 감독직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KFA는 여럿 외국인 감독과 협상이 결렬됐다. 제시 마시가 유력 인사로 떠올랐지만 그의 캐나다 축구대표팀 부임 소식이 최근 들려왔다.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축구 대표팀 감독과의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놓쳤다.
일단 A대표팀은 오는 6월 A매치 2연전은 김도훈 전 라이언시티 세일러스 감독 체제로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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