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자칫하면 축구 인생이 끝날 위기다. 루카스 파케타(27,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결국 승부조작 혐의로 기소됐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24일(한국시간) "파케타는 FA 규정 E5 및 F3 위반과 관련된 위범 협의로 기소됐다. 그는 2022년 11월 12일 레스터 시티전, 2023년 3월 12일 아스톤 빌라전, 2023년 5월 21일 리즈 유나이티드전, 2023년 8월 12일 본머스전 4경기에서 E5 규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FA는 "파케타가 한 명 혹은 그 이상의 이익을 얻기 위해 베팅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절적한 목적을 가졌고, 고의로 경고를 받으려 함으로써 경기 진행 및 다른 측면에 직접 영향을 미치려고 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그는 FA 규정 F2에 따른 불이행 혐의와 관련해 F3를 두 차례 위반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선수는 6월 3일까지 혐의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파케타는 브라질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2018년 AC 밀란 유니폼을 입으며 유럽 무대에 입성했다. 그는 1년 뒤 올랭피크 리옹으로 이적했고, 핵심 자원으로 활약하며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많은 관심을 받던 파케타는 2022년 여름 웨스트햄에 합류했다. 이적료는 무려 총액 6000만 파운드(약 1043억 원), 계약 기간은 5+1년에 달했다. 파케타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곧바로 능력을 보여줬고, 웨스트햄 중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데뷔 시즌부터 공식전 43경기를 소화하며 유럽축구연맹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파케타는 지난해 8월 맨체스터 시티 이적설까지 불거졌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그를 베르나르두 실바의 잠재적인 대체자로 점 찍은 것.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맨시티는 파케타의 몸값으로 무려 8000만 파운드(약 1390억 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베팅 규정 위반 혐의가 발목을 잡았다. 파케타는 네 차례나 고의로 옐로 카드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았고, 맨시티 이적 협상도 모두 중단됐다. 물론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휴대폰을 제출하는 등 조사에 응했다.
그럼에도 FA는 9개월에 가까운 조사 끝에 파케타를 기소하기로 정했다. 그가 직접 베팅한 혐의는 아니지만, 고국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비정상적인 베팅 움직임이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파케타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파케타는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FA가 나를 기소하기로 결정하다니 매우 놀랍고 화가 난다. 난 9개월 동안 FA의 모든 수사 단계에 협조했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정보를 제공했다. 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명백함을 밝히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싸우겠다.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하진 않겠다"라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맨시티 이적은 올여름에도 어려울 전망이다. 맨시티 측은 파케타의 모든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손을 떼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맨시티로선 파케타의 바이아웃 금액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에 판결 결과에 모든 게 달렸다.
만약 파케타가 최종적으로 유죄를 받으면 맨시티 이적이 문제가 아니다. 데일리 메일은 "파케타는 혐의 중 하나라도 유죄로 인정될 경우 엄청난 출전 정지 징계를 피할 수 없다. 전 레딩 수비수 키넌 아이작은 3년 전 유사한 혐의로 10년 정지 징계를 받았다"라고 전했다. 10년형을 받게 되면 사실상 강제 은퇴나 다름없다. 'BBC'에 따르면 평생 출전 금지 징계도 가능하다.
현재 파케타는 2027년 여름까지 웨스트햄과 계약돼 있다. 유죄 판결이 나오면 거금을 들여 그를 영입한 웨스트햄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웨스트햄 측은 "파케타는 명백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입장을 굳게 지킬 것이다. 구단은 그 과정 내내 선수를 지키고 지원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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