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앨런 시어러의 마지막 선택은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아니었다. 그가 고민 끝에 손흥민을 프리미어리그(PL) 올해의 팀에서 제외했다.
토트넘 팬 사이트 '스퍼스 웹'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앨런 시어러는 토트넘 스타 손흥민이 아스날의 부카요 사카보다 뛰어나다고 말한다. 그는 사카를 제치고 손흥민을 자신의 PL 베스트 11에 넣을 것이라고 했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2023-2024시즌 주장 완장까지 새로 차고 토트넘 에이스로 활약했다. 토트넘 역사상 최초의 비유럽 국적 주장이 된 그는 리그 17골 10도움을 올리며 팀 내 최다 득점이자 최다 도움(브레넌 존슨과 공동 1위)을 책임졌다.
특히 손흥민은 좌측면 공격수뿐만 아니라 낯선 포지션인 최전방 원톱 역할까지 수행하며 해리 케인의 빈자리를 메웠다. 토트넘은 유일한 스트라이커인 히샬리송의 초반 부진과 잦은 부상에도 손흥민이 있기에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시즌 최종전에서 통산 3번째 10골-10도움까지 완성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PL 역사상 10-10을 3차례나 기록한 선수는 6명뿐이다. 손흥민에 앞서 웨인 루니, 모하메드 살라(이상 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이상 4회), 디디에 드록바(3회)가 해당 기록을 세웠다.
뜻깊은 기록도 세웠다. 손흥민은 지난 3월 루턴전 역전골로 토트넘 통산 160골 기록을 세웠다. 동시에 클리프 존스를 제치고 구단 역대 최다 득점 단독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이후로도 두 골을 추가하며 이제 4위 마틴 치버스(174골)를 12골 차로 추격 중이다.
스퍼스 웹도 손흥민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매체는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도착한 이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매 시즌 꾸준하게 20골 이상 기여하며 시즌을 마쳤다. 그는 PL 통산 303경기에 출전해 120골 62도움이라는 상당히 놀라운 기록을 보유 중이다. 올 시즌 무려 17골 10도움을 기록했음에도 정상적인 시즌을 보냈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는 사실은 손흥민이 어떤 기준을 세웠는지 보여준다"라고 짚고 넘어갔다.
PL 역대 최다 득점자(260골) 시어러는 손흥민이 사카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스퍼스 웹은 "시어러는 놀랄 것도 없이 PL 베스트 11에서 손흥민의 자리를 찾았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사카의 놀라운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사카를 제치고 손흥민의 편을 들었다"라고 전했다.
시어러는 영국 'BBC MOTD 팟캐스트'에 출연해 PL 올해의 팀을 뽑아달라는 말에 "손흥민을 택하겠다. 손흥민으로 하겠다. 사카나 손흥민 둘 중 하나를 넣으려고 했는데 손흥민을 넣겠다. 그만큼 뛰어나다. 그를 어디에 넣을까 생각하고 있었지만, 손흥민이다"라고 답했다.
스퍼스 웹은 "손흥민의 업적이 이토록 오래 이어진다는 건 그가 사카 같은 선수들을 제치고 PL 베스트 11에 오를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난 만약 그가 스페인, 영국, 프랑스, 브라질 혹은 다른 전통의 축구 강국 출신이라면 세계 최고 수준 선수로 더 자주 회자될 것이라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의견에 동의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어러는 PL 공식 베스트 11에선 손흥민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올리 왓킨스(아스톤 빌라)로 투톱을 꾸렸고, 필 포든(맨시티)-마르틴 외데고르(아스날)-콜 파머(첼시)로 공격 2선을 구성했다. 손흥민과 사카는 둘 다 제외됐다.
시어러로서도 올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친 공격수가 워낙 많았기에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도 17골 10도움을 기록했지만, 왓킨스는 19골 13도움, 홀란은 27골 5도움을 올렸다. 파머(22골 11도움)와 포든(19골 8도움)도 손흥민보다 많은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손흥민이 올해의 팀에서 탈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한편 손흥민은 길었던 시즌을 마치고 귀국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셰필드와 최종전을 치른 뒤 2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호주에서 뉴캐슬과 포스트시즌 친선전까지 소화했다. 그런 뒤 23일에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제 손흥민은 곧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6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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