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중국에 10개월간 구금됐던 손준호(32, 건융FC)가 경기장 위로 돌아올 준비를 마쳤다.
손준호는 26일 건융과 벽산 플레이어스의 2024 K5리그 서울특별시 디비전 리그 경기가 열린 서울 세곡동 세곡체육공원 축구장에 나타났다.
오랜만에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손준호였다. 그는 지난해 5월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시절 상하이에서 귀국하려다가 형사 구금됐다. 그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구류돼 10개월 동안 공안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
다행히 손준호는 지난 3월 말 구금에서 풀려나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그가 정확히 어떤 혐의를 받았고, 어떤 판결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는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에 적용되는 죄다. 손준호는 혐의를 모두 부인했지만, 공안으로부터 완전한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단 대한축구협회(KFA)는 손준호의 선수 등록을 막지 않았다. KFA 규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 중이거나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사람은 전문 선수 또는 동호인 선수로 등록할 수 없다. 하지만 KFA는 중국축구협회가 발급한 국제 이적 동의서 등을 꼼꼼히 살핀 끝에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고, 손준호는 건융 선수로 등록할 수 있었다.
이후 손준호는 친정팀 전북현대 훈련장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건융에서 출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며 프로 축구 복귀를 준비 중이다.
다만 손준호는 이날 열린 벽산플레이어스전에 나서진 못했다. 그는 K5리그 데뷔전을 노렸으나 행정 문제로 인해 직접 경기를 뛸 순 없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벽산플레이어스가 '국가대표급 선수' 손준호의 등록을 반대하면서 손준호가 벽산플레이어스와 경기에만 출전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준호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경기를 뛸 것 같아 설렜는데 아쉽다. 아직 경기 감각이나 체력은 조금 더 필요하다. 그래도 근육 상태는 좋다"라며 밝은 표정으로 몸 상태를 전했다.
다만 중국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손준호는 "그 부분은 이야기하기가..."라며 말을 흐렸다. 그러면서도 중국에서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고 밝혔다.
이제 손준호는 차근차근 준비해 복귀길에 오를 계획이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K리그1 여러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K리그1 추가 선수 등록 기간은 내달 20일부터 7월 31일까지다. 현재 손준호는 전북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준호는 중국 리그로 떠나기 전까지 전북에서 뛰었다. 그는 2018년 전북에 합류, 3년간 뛰면서 2020시즌 K리그1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손준호는 2018년 A매치에 데뷔한 이후로 꾸준히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 미드필더이기도 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기도 했다.
다시 국가대표 자리를 꿈꾸는 손준호는 "작은 목표부터 하나씩 이뤄나가면 나중엔 대표팀이라는 타이틀도 다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빠르면 6월에 복귀하려고 잘 준비하고 있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손준호는 이르면 다음주에 K5리그 데뷔전을 치를 수 있다. 건융은 내달 2일 서울 상암구 난지천축구장에서 마포구햄튼EMC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에서는 손준호의 출전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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