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웨이 ''♥김태용 감독 첫만남 6살 아이 같았다..딸 썸머=독립적'' [인터뷰 종합]
입력 : 2024.06.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하수정 기자] 중화권 톱스타 탕웨이가 또 한 번 한국 영화로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원더랜드' 주연배우 탕웨이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원더랜드'(감독 김태용, 제공배급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 영화사 봄·기린제작사)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가족의 탄생'(2006), '만추'(2011) 등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김태용 감독의 4번째 장편 영화이자 13년 만에 새롭게 내놓은 장편 영화 복귀작이다. 무엇보다 아내 탕웨이와 '만추' 이후 호흡을 맞춘 신작이기도 하다.

탕웨이는 극 중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직접 서비스를 의뢰한 싱글맘 바이리(탕웨이 분)로 분해 열연했다. 원더랜드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해 고고학자로 구현된 바이리는 먼 거리에 있는 딸과 화상전화로 소통을 이어가며 친구 같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탕웨이는 원더랜드 세계에 갇혀 딸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고 흡입력 있게 그려내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이 외에도 수지, 박보검, 최우식, 정유미, 특별출연 공유까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제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에서 강렬한 연기로 전 세계 관객들의 주목을 받은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의 '만추'로 한국영화계에 입성하며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과 인상적인 연기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2022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서 섬세한 감성과 단단한 눈빛으로 송서래를 소화해 외국인 배우 최초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과 '만추'에서 인연을 맺어 국경과 10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2014년 결혼에 골인해 큰 화제를 모았다. 2년 뒤에는 첫 딸을 품에 안았다.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과 결혼 후 더욱 활발해진 한국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김태용 감독, 딸 썸머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는 탕웨이는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까 싶다. 긴장과 기대감이 교차한다. 이번 한국 시사회 때는 안 보고 이전에 봤었다"며 "처음 보고 아주 좋았다.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이 모든 게 김태용 감독님의 머릿속이 원인인 것 같다.(웃음) 그분은 평상시에도 예술가의 시각으로 접근한다"고 했다.

탕웨이는 시나리오 구상 단계부터 많은 대화를 주고 받았다며, "우리가 서로 일을 많이 해서 바쁜데, 딸과 대화하는 시간이 없으니까 굉장히 많은 시간을 영상으로 얼굴을 보여주면서 얘기를 했다. 그래서 감독님이 이 영화도 구상한 것 같다"며 "지난주 시사회 애프터파티 때 송강호 선배님이 끝까지 있어주셨고, 영화와 관련해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 모든 배우 분들이 특출나게 훌륭한 연기를 해주셨고, 최우식 씨도 굉장히 디테일한 섬세한 표정 연기가 있었다. 그것도 너무 너무 인상적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딸도 영화를 봤나?"라는 질문에 "딸이 곧 8살이 된다. 한국 시사회 때는 (중국) 베이징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못 왔고, 딸이 영화를 볼 지, 안 볼지는 아빠한테 물어봐야 될 것 같다"며 "가끔 아빠가 일을 못 마치고 집에서 할 땐 딸이 슬쩍 슬쩍 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난 (딸이 영화를 봐도, 안봐도) 괜찮다. 딸이 보고 싶으면 봐도 된다. 특별히 내가 뭐라고 할 생각은 없다.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라며 "그리고 딸은 명확하고 강한 아이다. 독립적인 개체다. 나도 되게 독립적인 사람이다. 왜냐면 독립적인 걸 배워야 내가 독립적일 수 있다. 그런데 아빠는 안 그러신 것 같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김태용 감독

이날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태용 감독은 탕웨이에 대해 "존경한다"며 진심을 내비쳤고, "배우로서 예전에는 멀리 있었다.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일상을 어떻게 준비하고 전념하고 집중하는지 가까이에서 보다보니까 촬영장에서만 보던 배우들과 달랐다. 존경할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운일이구나' 느꼈다"고 했다.

또한 "특히 탕 배우는 뭘 전념하고 집중하기 위해서 애쓰는 에너지가 많다. 편하게 잘하는 배우도 많은데, 탕 배우는 애써서 어떤 상태로 들어가는 편이다. 그런 상태로 들어가기 위해서 굉장히 집중하고 노력하는 걸 보다보니까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만추' 때보다 '원더랜드'에서 더욱 섬세해지고 용감해진 배우 탕웨이를 봤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말을 전하자, 탕웨이는 "먼저 (존경한다는 말에) 감독님한테 감사드린다. 사실 조금 수정해드리면 난 열심히 막 노력하는 사람은 아니다. 생활을 즐기려고 하고,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배역이 주어지고 연기를 해야 될 땐 그걸 굉장히 몰입하려고 하는데, 그 자체를 즐긴다"며 "상대방과 슬픔을 나누고, 공유하고, 실제적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등 그 과정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신 것 같다. 어떤 일을 즐길 수 없겠다 하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남편이자 감독 김태용에 대해서는 "감독님은 지식이 굉장히 광범위하지만 넓고 깊으신 분이다. 모든 부분에 아는 것이 많다. 과학이면 과학을 공부하고, 영역에 대해서 필요하면 습득하고 손을 대는 분이다. 역시 재밌는 거, 노는 거 좋아하고, 호기심이 굉장히 강하신 분"이라며 "날 처음 만났을 때 6살짜리 남자 아이의 호기심 강한 표정과 60살 넘은 어르신 같은 두 가지의 느낌이 공존했다"며 직접 그날의 표정을 따라하기도 했다.

탕웨이는 "감독이란 직업이 대단히 좋다고 생각하는데, 호기심이 생기고 알고 싶으면 그때 자기가 연구하고 얻은 지식을 다 합해서 영화 안에 넣어서 만든다. 아마도 그 분들의 인생 각각의 단계와 과정에 작품에 나타나는 것 같다"며 "김태용 감독은 여러가지 방면에 호기심이 많아서 기대하고 다음 작품도 기다린다. 근데 감독님의 겉모습만 보고 믿지말라.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분이 아니다.(웃음) 여러분이 보지 못하는 많은 부분이 있다"고 털어놔 웃음을 선사했다.

탕웨이는 '원더랜드'에서 자신과 김태용 감독의 재회만큼 관심을 받는 수지-박보검 커플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수지, 박보검 커플 덕분에 이 영화를 보면서 눈 호강했다. 너무 아름다운 커플이었다. 최근 두 사람이 나온 노래하는 프로그램도 봤는데, '와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지? 눈에 보약이 들어온 느낌'이었다. 얼굴에 마사지 팩을 하는 것처럼, 그 영상을 볼 때 눈이 좋아지는 느낌"이라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또한 탕웨이는 "중국 웨이보에서도 요즘 박보검-수지 커플 얘기가 매일 매일 나온다. '저 커플 너무 너무 잘어울린다', 
저 사람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 등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진짜로 오랜만에 커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 매체에서 그런 기사가 많이 나온다"며 "영화에서 보검 씨가 피아노 치고, 수지 씨가 노래를 하다가 둘이 싹 마주보는데 '와~' 탄성이 나왔다"며 엄마 미소를 보였다. 

한국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 배우로 꼽히는 탕웨이. 그 비결을 묻자 "난 아직도 내가 부족하고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게 전부 인연인 것 같다"며 겸손한 멘트를 더했다.

한편 '원더랜드'는 오는 5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탕웨이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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