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제이든 산초(24, 맨유)에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은 애초에 맞지 않는 옷이었다.
영국 'BBC'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번 여름에 제이든 산초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그의 이적료로 4,000만 파운드(한화 약 702억 원)를 책정했다"라고 전했다.
산초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2017-2018시즌부터 지난 2020-2021시즌까지 공식전 137경기에 나와 50골과 64도움을 올렸다. 산초는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 자원으로 성장했다.
7,300만 파운드(한화 약 1,282억 원)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산초지만, 맨유에서의 활약은 실망스러웠다. 자연스럽게 대표팀과도 멀어졌다. 산초가 마지막으로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뛴 것은 지난 2021년 10월이다.
부진에 빠진 산초는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과 관계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틀어졌다. 지난해 9월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맨유와 아스날의 경기가 문제의 시작이었다.
산초는 맨유가 1-3으로 패배한 이 경기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는 앞선 3경기에서는 모두 교체 출전했지만, 아스날전에서는 제외됐다.
텐 하흐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산초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텐 하흐는 "산초는 훈련장에서 보여준 퍼포먼스 때문에 선택받지 못했다. 맨유에서는 누구나 매일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산초는 이번 경기에서 선발되지 않았다"라며 산초의 훈련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알렸다.
산초는 억울했던 모양이다.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말았다. 텐 하흐 감독의 기자회견이 보도된 이후 그는 소셜 미디어에 "부디 당신이 읽는 모든 것을 믿지 마라! 나는 사람들이 완전히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번 주 훈련에 정말 잘 임했다"라고 쓰며 텐 하흐 감독에게 직접 반기를 들었다.
선수의 '항명'을 가만히 두고 볼 맨유가 아니었다. 맨유는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산초는 선수단 규율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1군 선수단 훈련에서 제외된다"라며 산초가 1군에서 제외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산초는 맨유를 떠나기 위해 팀을 물색했고 친정팀 도르트문트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결국 산초는 도르트문트 임대를 택했다.
임대 초반 좀처럼 폼을 올리지 못했던 산초는 꾸준히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다. 도르트문트에서 교체, 선발로 꾸준히 출전했다. 지난 4월 17일 치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에선 날렵한 드리블로 측면을 뚫어내는 등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다.
산초의 활약은 갈수록 커졌다. 지난 2일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파리 생제르맹과 맞대결에서 선발로 출전한 산초는 현란한 드리블로 PSG의 측면을 허물었다.
영국 'TNT 스포츠'는 PSG전 종료 후 "산초는 리오넬 메시 이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10회 이상의 드리블 돌파를 기록한 역사상 첫 번째 선수가 됐다"라며 산초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산초는 일주일 뒤인 8일 PSG의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준결승 2차전 경기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도르트문트의 11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진출을 직접 이끌었다. 비록 결승전서 레알 마드리드에 0-2로 패배했지만, 맨유를 떠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까지 누빈 산초다.
산초의 맨유 복귀와 관련돼 다수의 현지 매체는 텐 하흐 감독이 팀을 떠난다면, 산초의 맨유 잔류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최근엔 짐 랫클리프 맨유 회장과 토마스 투헬 감독이 비밀리에 만남을 가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투헬은 맨유의 제안을 거절했고 텐 하흐의 잔류로 기우는 상황이다.
노선 정리가 필요했던 맨유는 산초 매각을 결정했다. BBC에 따르면 맨유는 누가 감독이 되든 산초를 이적시키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BBC는 "본지가 파악하기로 맨유는 누가 지휘봉을 잡든 산초를 매각하려 한다. 그의 이적료로는 4,000만 파운드(약 702억 원)를 원한다"라고 보도했다.
BBC는 "도르트문트는 산초와 다음 시즌에도 함께하길 원하지만 임대 형태를 원한다. 맨유는 재정적 페어 플레이 룰(FFP)로 인해 이적 자금이 제한될 것을 알고 있기에 산초의 완전 이적을 원한다"라고 전했다. 만약 산초가 정말 4,000만 파운드에 이적한다면, 산술적으로 맨유는 3,300만 파운드(약 580억 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