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대환장 코미디 '핸섬가이즈'가 베일을 벗는다.

11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핸섬가이즈’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된 가운데, 남동협 감독,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박지환이 행사에 참석했다.

‘핸섬가이즈’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재필’(이성민 분)과 ‘상구’(이희준 분)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다.

이날 남동협 감독은 “조감독으로 일했던 시기가 있는데, 제작 대표님께서 저를 눈여겨보시다가 감독 준비를 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해주시게 됐다. 어떤 작품으로 데뷔 준비를 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던 끝에, 예전에 보았던 원작 영화로 제안했더니 ‘너와 잘 어울리겠다’고 해서 바로 판권 구입을 하고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되었던 것 같다”라고 작품의 시작을 설명했다.

원작에는 없는 오컬트적인 요소가 생겨난 것에 대해 “원작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긴 하지만, 그대로를 한국 영화로 만들기에는 국내 정서랑 상충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전개 자체도 단순한 흐름이라 원작에서 좋은 기본 컨셉트와 캐릭터만 가져오되, 전반적인 톤을 밝히는 각본 작업을 하게 되었다. 단편적인 이야기에서 조금 더 오락성과 재미를 더하기 위한, 오컬트적 장르 요소를 결합하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환상의 케미와 비주얼을 선사한 이성민, 이희준 배우의 캐스팅 일화도 전했다. 남 감독은 “재필 상구 캐릭터의 경우는 양면성이 보이는 캐릭터라 생각했다. 사실 이성민, 이희준 씨가 못생기지는 않으셨지만, 현빈, 강동원, 정우성은 아니시지 않나"라고 발언했고, 이성민은 "지금 굉장히 긴장을 많이 하신 거 같은데. 조심하시죠"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남 감독은 "저는 선과 악 두 부분이 보였으면 했다. 한국의 조커 같은 이희준 씨와 연기 천재 이성민 씨와 함께하고 싶어서 망설임 없이, 설레는 마음으로 두 분께 시나리오를 드렸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코미디 장르로서 연출 포인트에 관해 묻자, 남 감독은 "코미디는 웃기고 싶다고 해서 웃겨지는 것은 아니라, 웃기는 상황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과 전개, 그 속에 있는 캐릭터들이 어떻게든 이 세계관 안에서 설득력을 가지고 가야 다음 장면이 먹힐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이후에 벌어질 상황에 대한 여러 가지 전조들을 이야기 속에 심어두고, 관객들이 인지할 수 있게끔 했다. 캐릭터들도 등장하자마자 웃기려 하면 쉽지 않기 때문에, 쌓이고 난 다음에 그 캐릭터가 특정 행동을 하게끔 설계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다소 지체된 개봉 일정 후 공개된 소감에 대해 "너무 감격스럽다. 감개무량하고, 사실 이 영화가 모험과 도전이 필요한 영화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배우님 입장에서도 도전하는 마음으로 출연하시는 작품일 수도 있었는데, 시나리오를 재밌게 봐주시고,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감독을 지지해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드리고 싶다. 어쨌든 이번 여름에 많은 영화가 개봉하게 되는 거 같은데, 영화마다 각자 매력이 있고, 핸섬가이즈는 핸섬가이즈대로 여러 매력 요소를 즐길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해서, 골고루 관람하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에 이성민은 "제작보고회 이후부터 계속 긴장한 상태이시다. 저한테 자주 문자도 오시고, 밥도 같이 먹고. 긴장된다고 하시는데, 저도 죽겠다고, 다 그렇다고 하고 있다. 아마 누구보다 가장 긴장하고 떨리고 설레이고, 그런 분이 감독님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공감했다.

재필 역을 맡은 이성민은 "늘 영화를 준비하듯이 한 것 같은데, 유독 외모에 신경이 쓰였던 역할이었다. 극 중에서도 저와 희준 씨 캐릭터의 외모가 중요한 사건의 시작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인물들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재필이라는 캐릭터가 나오게 됐다. 저는 영화 보고 나서 굉장히 사랑스러운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라고 웃으며 "딱히 몸 쓴 건 없고, 늘 안전하게 촬영했다. 몸보다는, 저희가 생각했던 것이, 관객분들께 웃음을 줄 수 있을까, 없을까가 고민이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사실 촬영하며 늘 의문이었던 거 같다. 그냥 한 컷, 촬영할 때마다 우리는 즐거운데, 관객이 어떻게 즐거워하실까. 그런 미스터리 속에서 촬영했던 거 같다. 같은 장면이라도 다른 버전으로 촬영하고, 또 다른 호흡으로 해야 해서 힘들었던 거 같다. 코미디를 촬영하면서 빠지는 딜레마 중 하나인 거 같다. 오늘도 시사회를 보면서 반응을 봤는데, 우리가 의도한 부분에서 관객이 반응할까, 을 체크하면서 봤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는 저희가 의도한 곳에 반응해 주시는 거 같아서 안도했다. 지금도 그것 때문에 긴장이 되고, 영화 촬영하며 힘들었던 건 매 그런 컷을 완성하던 과정인 거 같다. 몸은 하얗게 만들기만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상구 역의 이희준은 “제 외모가 잘 망가지지 않아서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고, 분장과 의상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저런 외모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무엇보다 촬영할 때 더 좋은 애드리브를 찾아가던 작업이라 즐거웠다"라며 "저는 감독님이 춤을 춘다고 말은 하셨는데, 음악만 주시고, 춤은 누가 짜줄 줄 알았는데 아무도 안 해주셔서 제가 호텔 방 숙소에서 혼자 노래 틀고 짜서 춘 거다. 오늘 보니까 참 민망하더라. 오로지 미나에게 플러팅을 하기 위한 움직임에 집중했다.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할리우드 연기 보면, 팔을 우락부락하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그 정도는 안 되더라"라고 촬영 준비 비하인드를 전했다.

특히 이성민과 이희준은 '남산의 부장' 이후 다시 작품에서 만났다. 이에 이성민은 "'남산의 부장'에서의 두 인물은 굉장히 절제되어 있고,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연기를 해야 했다면, 이번에는 서로 마음을 열고 빌드업될 수 있게 마음껏 연기하는 게 차이점이었다"고 케미를 전했고, 이희준은 "20대 어린 시절부터 선배님과 연극을 해왔기 때문에, 정말 오랫동안 존경해 왔다. 같이 연기하는 것에 대해 너무 편하고, 좋은 애드리브를 찾는 작업도 정말 즐거웠다"라며 훈훈한 케미를 보였다.

또한 '서로의 분장을 보고 자극되지는 않았나'라는 질문에 이성민은 "희준 씨는 늘 그래왔던 거 같다. 어떤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이, 길고 많은 준비를 하는 줄 알고 있는데, 여전히 자기를 코너에 몰아놓고 많은 준비를 했더라. 그걸 보면서 역시나 대단하다고 생각했었고, 딱 보는 순간 저 배우가 저 캐릭터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인지가 상상이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희준 씨의 캐릭터와 어떻게 밸런스를 맞춰 연기할지가 본능적으로 느껴졌었다. 저 역시 희준 씨를 상대로 앙상블을 맞출 때 조금 더 수월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공승연은 미나 역을 맡았다. 그는 “풋풋하고 동글한 분위기를 내려고 증량을 조금 했었다. 증량은 크게 어렵지는 않았고, 사실 증량 덕분에 마음 편하게 찍을 수 있었다"라며 "연기하면서 길을 잃을 때 선배님들 도움도 많이 받고, 또래 친구들과 화기애애한 현장으로 열심히 했던 것 같다”며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더불어 인상 깊은 에피소드에 관해 묻자,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데, 일단 물에 빠졌던 장면은 영화 제일 초반에 찍은 거다. 갈수록 추워지니까, 그나마 따뜻할 때 찍자 했는데 그날 너무 추운 거다. 그래서 다들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매 순간이 웃음 참기 챌린지처럼 찍었던 게 많았던 거 같다. 그중에서도 배우들이 입을 모아 한 장면이 있다. 우현 선배님이 대사를 한 부분이었는데, 너무 웃어서 촬영이 중단될 정도로 배우들이 힘들어했던 장면이다. 그래서 관객분들이 어떻게 장면을 보셨을지, 그게 제일 궁금하다"라고 귀띔해 눈길을 끌었다.

최 소장 역을 맡은 박지환은 “저도 어찌하면 더 이상하게 보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현장에서 선배님과 동료분들과의 합이 정말 잘 맞아서 다행이었다"라며 "현장 처음에 온 날이 두 선배님의 주민등록증을 확인하는 장면이었다. 저도 영화화하면서 신기한 캐릭터도, 재미있는 캐릭터도 많이 맡아봤는데, 두 분 처음 뵙자마자 ‘이게 도대체 어떤 영화지?’ 싶었다. 정말 예상을 벗어난 캐릭터들이었다. 저는 형사 복장이다 보니 어느 정도 평범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피드백을 이미 많이 받은 상태였다. 제복과 상관없이 이 사건을 더 이상한 쪽으로 밀어 넣을 수 있는, 선도 악도 아닌 인물을 만들자 싶었다. 정말 즐거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악령 들린 연기 비하인드에 대해 "나중에 좀비처럼 된다는 걸 알고 나서, 기존에 생각하는 좀비의 움직임은, 이 영화에서는 효과가 없을 거로 생각했다. 어떤 움직임이 도움이 될까, 하다가 떠오르지 않아서 연습실을 2일 빌려서 계속 연습해 봤다"라며 "독창적이면서 영화에 어울리는 모습을 체크해보기도 했는데, 안무 하는 친구가 마이클 잭슨 노래를 틀더라. 갑자기 재미있는 춤이 연상이 되면서, 이런 식으로 움직임을 짜보자고 했다. 리듬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희준은 "그 장면을 찍을 때 대본에는 ‘악령이 들었다’만 있고, 나머지는 지환 배우가 창작한 거다. 그에 비해 다른 악령이 든 친구들의 너무 움직임이 노말해서 따로 불러 말했다. ‘지환 선배 봐라. 근데 너희가 이러면 어떡하냐?’ 했더니 그다음부터는 막 움직이더라. 악령 들리면 어떻게 움직이는지 기준점을 제시한 게 지환 형이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 감독은 "사실 정확히는 좀비, 보다는 악령 들린 시체다. 박지환씨의 후반부 부활 장면은, 처음엔 하드코어한걸 준비해왔다. 처음엔 전갈 자세로, 발부터 올라왔다가, 네발로 기더라. 처음엔 보고 상상보다는, 저조차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 다음 순한 버전으로 가자고 해서 지금의 컷이 나왔다. 아마 그 컷은 박지환 배우 생활에 별로 안좋을 것 같아서 숨겨 놓도록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끝으로 관전포인트에 대해 이성민은 “저희 영화는 잠시 현실을 잊게 해주는 것 같다. 웃다 보면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그런 시간이 필요하신 분들께 필요한 영화라 생각한다. 저희 영화 보시면서 잠시 현실을 잊고, 많이 웃고 가시면 좋겠다”라고 전했고, 이희준은 "여러 장르가 맛있게 섞여 있는 영화다. 보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란다"고 관람을 당부했다. 남 감독은 "신인 감독이 다 그렇겠지만, 정말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배우님들과 열심히 찍었던 작품이다. 저도 저이지만, 이 배우분들에게 커리어에 누가 되지 않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 스태프들한테도 자랑스러운 작품, 떳떳한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핸섬가이즈'는 오는 26일 극장가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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