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1년 남아서 그런가?' 손흥민 인종차별에 토트넘 침묵→'벤탄쿠르'만 감싸기
입력 : 2024.06.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로드리고 벤탄쿠르(왼쪽)와 손흥민. /AFPBBNews=뉴스1
로드리고 벤탄쿠르(왼쪽)와 손흥민. /AFPBBNews=뉴스1
충격적이다.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소속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27)로부터 인종차별성 발언을 들었다. 하지만 소속팀 토트넘의 대응은 더욱 놀랍다. 사태의 심각성에도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 손흥민이 생각지도 못하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지난 14일(한국시간) 토트넘 미드필더 벤탄쿠르가 자국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 당시 벤탄쿠르는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날렸다.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부탁하자, 벤탄쿠르는 "한국 사람들은 다 똑같다.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농담이었지만, 아시안 인종을 무시하는 의도가 깔린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영국 가디언은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 사람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고 발언했다"고 꼬집었다.

벤탄쿠르도 자신의 잘못을 알았는지 뒤늦게 SNS를 통해 "쏘니, 내가 한 일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나는 나쁜 농담을 했다"며 "내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사랑한다"고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Sonny)의 영어 스펠링을 'Sony'라고 잘못 적었고, 게시글도 24시간이면 사라지는 '스토리' 형식으로 올렸다. 진심이 부족해 보였다.

한국 축구팬들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많은 축구팬들이 토트넘 공식 SNS 등을 통해 벤탄쿠르의 잘못을 지적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토트넘은 별 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벤탄쿠르를 지적하는 댓글이 남겨지면, 이를 지우고 있다는 '댓글 삭제' 의혹까지 퍼졌다. 어떻게든 성난 여론을 모른 체하며, 사건을 덮으려고 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토트넘의 행동은 분명 달라졌다. 그동안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상대팀 팬들로부터 수많은 인종차별을 당해왔다. 2022년 8월에는 첼시전에서 한 남성이 관중석에서 상의를 벗은 뒤 눈을 옆으로 찢는 동작을 취했다. 양손으로 눈을 찢는 행동은 아시아 사람을 향한 대표적인 인종차별적 행위다.

그때마다 토트넘 구단은 강경하게 나왔다. 지난 2021년에는 일부 웨스트햄 팬들이 온라인상에서 인종 차별성 메시지를 퍼부었다. 그러자 토트넘 구단은 "웨스트햄과 경기 도중 온라인에서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구단이 파악했다. 이는 마땅히 비난받아야 할 행위"라면서 "우리는 손흥민의 편에 설 것이다. SNS 기업들과 정부 당국이 이에 대해 조처를 할 것을 요청한다"고 대응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서 침묵으로 나오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에이스이자 주장이지만, 최근 손흥민을 향한 토트넘의 대우가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손흥민의 계약기간이 내년이면 만료되는데, 토트넘은 장기 재계약 대신 계약기간 1년 연장 옵션만 발동할 것이라는 영국 매체들의 보도가 연이어 쏟아졌다. 실제로 손흥민도 6월 A매치 일정에서 "토트넘 구단과 재계약에 대해 얘기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손흥민이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이적설까지 돌았다.

반면 벤탄쿠르의 계약기간은 2026년까지다. 아직 여유가 있다. 나이도 젊어 손흥민보다 더 오랫동안 토트넘에 남을 수 있다. 이 때문인지 토트넘은 같은 식구인데도 '벤탄쿠르'만 챙기는 모습이다. 한편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사과 메시지에도 별다른 답장 없이 싸늘한 태도만 보였다.

손흥민(왼쪽)과 로드리고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손흥민(왼쪽)과 로드리고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