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루카 모드리치가 25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흐치히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크로아티아 대 이탈리아의 유로 2024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1-1로 비긴 뒤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아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크로아티아 베테랑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8·레알 마드리드)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25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흐치히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유로 2024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이탈리아는 승점 4(1승1무1패) 조 2위로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승점 2(2무1패)에 그친 크로아티아는 3위로 사실상 탈락 위기에 놓였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 2위 팀과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4개팀이 16강에 오른다.

크로아티아 주장 모드리치는 이날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후반 9분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 미드필더 다비데 프레테시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는 모드리치였다. 모드리치는 골대 오른쪽 구석을 향해 슈팅했지만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방향을 읽고 쳐내면서 실축했다.

하지만 불과 1분 뒤 골을 터트리며 실수를 만회했다. 후반 10분 안테 부디미리가 문전에서 때린 슛을 돈나룸마 골키퍼가 쳐내자 모드리치가 재빨리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모드리치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안도를 표했다. 뿐만 아니라 모드리치는 대회 최고령 득점자(38세 289일) 신기록을 세웠다.

모드리치가 선제골을 넣은 크로아티아가 승리하며 경기가 끝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집념은 대단했다. 후반 교체로 들어온 마티아 자카니가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8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다. 알바니아와 2차전에서도 2-1로 앞서다가 후반 추가시간 5분 동점골을 내줬던 크로아티아는 또 비슷한 결과가 반복됐다.

후반 35분 교체돼 벤치에서 경기를 초조하게 지켜보던 모드리치도 손으로 입을 가리고 절망했다. 급기야 눈물까지 보였다.

슬픈 표정으로 POTM 트로피를 받은 루카 모드리치. /사진=풋볼링갓즈 갈무리

모드리치는 경기 최우수 선수(POTM)로 선정됐어도 웃지 못했다. POTM 트로피를 받는 모드리치는 슬픈 모습이었다. 울음을 많이 토해낸 듯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영국 '비인스포츠'는 이날 모드리치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며 "모드리치가 대표팀을 떠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모드리치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축구는 잔인할 때가 있다. 우리는 골을 더 넣을 자격이 없었다"며 "우리는 지난 경기에서도 후반 추가시간에 실점했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운명은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POTM에 뽑힌 것에 대해서도 "승리하지 못했고 내가 팀을 돕지 못했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슬프다"라고 전했다.

국가대표 은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언젠가는 축구화를 벗어야 할 때가 온다.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아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유로에 다섯 번째 출전한 모드리치는 이번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대회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에서 무려 20년 넘게 중원 핵심으로 활약하며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 2022 카타르 월드컵 3위 등 메이저 대회 굵직한 성적을 이끈 모드리치다.

루카 모드리치(가운데)가 25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흐치히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크로아티아 대 이탈리아의 유로 2024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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