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놀라운 흥행 신기록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일편단심 한화 팬심이 식을 줄 모르지만 경기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만원 관중 앞에서 17실점 대패를 당했다.
한화는 지난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가 오후 5시21분부로 전 좌석(1만2000석) 매진을 이뤘다. 시즌 41번째 홈경기 매진으로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또 하나 더 늘렸다.
종전 기록은 1995년 삼성 라이온즈로 36회로 29년 만에 한화가 갈아치웠다. 올해 홈 60경기 중 41경기를 가득 메운 한화는 매진율이 68.3%에 달한다. 총 관중 68만1877명, 평균 관중 1만1365명으로 좌석 점유율은 95.9%에 이른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는 관중 감소세를 보이기 마련인데 한화는 7~8월에도 무려 11번이나 표가 동났다. 1만2000석 미니 구장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시즌 내내 이렇게 매진 행진이 이어지는 게 놀랍다.
1982년 출범 이후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바라보는 KBO리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한화가 그 중심에 있다. 시즌 전부터 메이저리거 류현진이 12년 만에 복귀하면서 시범경기부터 대전에선 암표가 거래됐고, 시즌 판매권도 전년 대비 250% 이상 증가하며 역대급 인기 몰이에 나섰다. 홈뿐만 아니라 원정에서도 50경기 총 관중 86만8117명, 평균 1만7362명으로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라있다.
시즌 초반 반짝 돌풍 이후 팀 성적이 떨어진 뒤에도 한화 팬심은 조금도 식지 않고 있다. 6월말부터 8~9위로 한화 순위가 하위권에 고착됐지만 여전히 한화 경기가 열리는 날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수많은 인파로 붐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화의 경기력이 팬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15일 LG전에서도 한화는 3-17 대패를 당했다. 만원 관중 앞에서 무려 17점을 내주며 무기력하게 끌려다녔다.
1회부터 실책이 겹쳐 2점을 내준 한화 선발투수 김기중은 2회 오지환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으며 6실점 빅이닝을 허용했다. 4회에도 오스틴 딘에게 투런 홈런을 내주며 완전히 넉다운. 4이닝 9피안타(2피홈런) 2볼넷 1사구 10실점 패전. 종전 5실점을 넘어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으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5회 나온 구원투수 한승주도 1이닝 4피안타 2볼넷 1사구 1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5회까지 LG가 15-0으로 크게 앞서면서 일방적인 경기로 흘러갔다. 이날 구장 기온은 33.4도로 습도도 50%나 됐다. 찜통 더위 속에도 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겐 지켜보는 게 고역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한화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그대로 지켰다. 홍창화 한화 응원단장은 1루 응원석에서 벗어나 내야 지정석과 2층 관중석까지 분주하게 오가며 가라앉은 구장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온힘을 다했다. 6회 노시환의 적시타로 한화가 첫 득점을 내자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그러나 8회 2점을 추가로 내준 한화는 3-17 대패를 당했다. 이로써 한화는 올해 매진을 이룬 홈 41경기에서 14승25패2무로 승률이 3할5푼9리에 불과하다. 시즌 승률(.454)보다 1할 가까이 낮은 승률로 만원 관중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홈경기 만원 관중의 어드밴티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LG에 1승2패 루징시리즈를 당한 9위 한화는 49승59패2무(승률 .454)로 승패 마진이 다시 -10이 됐다. 5위 SSG(56승55패1무 승률 .505)와 격차가 5.5경기로 벌어졌다. 남은 34경기에서 뒤집기 어려운 차이지만 일편단심 성원을 보내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전력을 다해야 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