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와 연애→개인 첫 타이틀' KIA 필승조 인생이 달라졌다 ''바뀐 건 결혼해서 조금 더 행복해진 것뿐이에요''
입력 : 2024.08.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KIA전이 지난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IA 장현식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KIA전이 지난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IA 장현식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KIA 타이거즈 필승조 장현식(29)이 호투의 비결로 결혼으로 인한 안정감을 꼽았다.

올해 KIA가 장기간 선두 질주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불펜의 힘을 무시하지 못한다. 타자들은 타격 사이클로 기복이 있었고 선발진도 외국인 투수 교체와 국내 투수들의 기복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불펜은 마무리 정해영의 부상 공백에도 두꺼운 뎁스로 상부상조하며 KIA가 경기를 끝내 뒤집을 수 있는 힘이 됐다. 그 결과 KIA는 KBO 10개 팀 중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가장 많은 승리(52승)를 거뒀고 7회까지 지고 있는 경기를 역전승한 횟수도 9번으로 가장 많았다.

그중에서도 단 한 번의 1군 엔트리 말소 없이 꾸준히 KIA 불펜의 중심을 잡아준 장현식의 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장현식은 16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62경기 4승 3패 14홀드 평균자책점 4.16으로 성적이 눈에 띄게 좋은 것도 개인 타이틀을 노릴 수 있는 기록을 세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리그에서 노경은(40)과 함께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해 3번째로 많은 이닝(62⅔이닝)을 던졌다. 연투와 멀티 이닝도 거리낌 없이 했다. 2연투는 20회로 가장 많았고 1이닝을 초과하는 멀티 이닝은 18회로 리그 공동 3위였다. 하지만 KIA 이범호 감독은 3연투만큼은 최대한 자제시키며(2회) 관리했고 장현식은 8월 중순인 지금까지 역투를 이어가고 있다.

사령탑도 그 노고를 안다. 이범호 감독은 14일 고척 경기를 앞두고 "(장)현식이에게는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다. 정말 많은 경기에 나가 많이 던져줬다. 우리 입장에서도 솔직히 너무 많이 던지게 한 것 아닌가 싶었다"며 "웬만하면 3연투는 절대 안 시키려고 한다. 연투해서 힘들다고 하면 이틀이라도 쉴 수 있게 만들어주려 노력한다. 요즘에는 너무 잘 던져주고 있어 다른 투수들의 컨디션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진심을 전했다.

장현식.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장현식.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장현식은 스탯티즈 기준 평균 시속 148.2㎞의 직구, 140.9㎞의 포크, 134.9㎞의 슬라이더를 활용해 어떤 타자든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타입이다. 특히 올 시즌 들어 포크가 슬라이더 못지않은 결정구 역할을 하면서 타자들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 그 덕분에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268, 피OPS 0.721, 우타자에 피안타율 0.255, 피OPS 0.733으로 편차 없는 활약을 하면서 이범호 감독에게는 어떤 순간에서든 믿고 쓸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최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만난 장현식은 "포크를 잘 던지게 된 건 투수 코치님 도움이 크다. 오른손, 왼손을 가리지 않고 던지고 느낀 게 빠르게 포크에 적응한 계기가 됐다. 슬라이더도 포크가 잘 통하니까 타자들이 더 헷갈리는 거 같다"며 "(최근 활약 비결) 생각의 차이 같다. 열심히 하는 건 똑같은데 아예 안 맞아야겠다는 생각보단 '조금 맞아도 된다, 맞아도 자신 있게 들어가자'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설명했다.

팬들은 장현식이 던질 때마다 고마우면서도 걱정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장현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내 몸 상태는 괜찮다. 또 감독님, 코치님이 관리를 잘해주셔서 그런 부분에선 걱정이 없다"며 "체력 관리 비법도 전혀 없다. 그냥 겨울에 열심히 한 운동이 잘 됐다는 생각이다. 식단도 가리는 것 없이 닥치는 대로 많이 먹고, 먹은 만큼 뛰어서 몸이 무겁지 않게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장현식-송지영 부부.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장현식-송지영 부부.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운동하는 방식도 투구 메커니즘도 식단도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딱 한 가지 변화한 게 있었다. 바로 지금의 아내를 다시 만난 것이었다. 장현식은 지난해 12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소꿉친구 송지영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2021년부터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 그 순간은 장현식은 인생과 야구 커리어의 전환점으로 꼽는다.

장현식은 "야구적으로 바뀐 건 전혀 없다. 굳이 바뀌었다면 결혼해서 조금 더 행복해졌을 뿐이다. 어릴 때는 누나였는데 내가 빠른 연생에 학교도 일찍 들어가서 이젠 친구처럼 지낸다. 2021년부터 사귀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야구가 잘 되고 개인 타이틀(2021년 홀드왕)도 따고 많은 것이 좋아졌다"고 수줍게 웃었다.

그러면서 "선수 입장에선 결혼이 엄청 크다고 생각한다. 정확한 이유는 설명하지 못하겠지만, 그동안은 나 혼자 모든 걸 감당해왔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힘들었던 부분, 좋았던 부분을 같이 공유하면서 다음을 빠르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기분이 안 좋을 때는 금방 풀리고 기분 좋을 때는 너무 들뜨지 않는다. 신체와 감정에 있어 기복이 없어지다 보니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소속팀의 우승은 남은 목표를 묻는 말에 의례적으로 나오는 답변이지만, 장현식은 조금 더 진지했다. 장현식은 "개인적인 목표는 정말 없다. 시즌 끝까지 몸 상태를 잘 유지하고 우승하는 게 목표"라며 "난 이기기 위해 몸 관리를 하고 상대 타자를 이길 수 있게 연구하고 노력한다. 내가 하는 모든 건 팀의 우승이랑 관련돼 있기 때문에 내가 바라는 건 정말 우승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장현식.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장현식.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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