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1.50였는데…“LG전 꼭 던지고 싶었다” 166승 투수, 1승에 자존심을 걸다 “정말 간절해서 이기고 싶었다”
입력 : 2024.09.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잠실, 한용섭 기자] SSG 투수 김광현이 5일 잠실구장에서 LG와 경기에서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된 후 인터뷰하고 있다. /orange@osen.co.kr

[OSEN=잠실, 한용섭 기자] “LG전 제 방어율이 얼마예요? 다 아시네요. 나만 아는 줄 알았는데…”

프로야구 SSG 랜더스 투수 김광현은 5일 잠실구장에서 경기가 끝난 후 취재진을 만나자마자 자신의 LG전 평균자책점을 대뜸 물었다. 취재진이 ‘(경기 전까지)11.50’이라고 답하자 김광현은 씁쓸하게 웃으며 “다들 아시네요”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경기 전까지 올해 LG 상대로 4경기 3패 평균자책점 11.50으로 고전했다. 18이닝을 던져 23실점을 허용했다.

절치부심한 김광현은 5일 LG전에서 6이닝 동안 103구를 던지며 5피안타 4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7월 21일 LG전 승리(6이닝 4실점) 이후 412일 만에 7경기 만에 LG전 승리를 맛봤다. 시즌 9승(9패)째를 기록했다.

김광현은 직구 최고 구속 149㎞를 찍었다. 직구 39개, 슬라이더 37개, 커브 19개, 포크볼 8개를 던졌다. 6개의 삼진 중 커브로 4개를 잡아냈다. 

1회 삼자범퇴로 끝냈고, 2~4회 선두타자를 모두 볼넷으로 내보냈다. 2회는 무사 1루에서 김현수를 1루수 땅볼 병살타로 위기를 없앴고, 3회는 무사 1루에서 최원영를 유격수 직선타 아웃과 1루주자의 더블 아웃으로 처리했다. 

4회는 선두타자 홍창기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오스틴에게 안타를 맞았고, 2사 1,2루에서 김현수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김범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이닝 종료. 

5회 위기였다. 1사 후 연속 안타와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에 몰렸다. 오지환을 포수 땅볼로 3루 주자를 홈에서 포스 아웃시켰다. 오스틴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가 포구 실책을 하면서 1점을 허용했다. 4-2로 쫓긴 2사 만루에서 문보경을 110km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포효했다. 위기를 막아내고 이닝을 마칠 때마다 감정을 격정적으로 표출했다. 

1회말 SSG 선발 김광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OSEN DB

경기 후 김광현은 “정말 간절해서 이기고 싶은 마음, 잘 던지고 싶은 마음이 진짜 많았다. 그래서 감정 표현이 많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광현은 7월 17일 잠실 LG에서 8실점(3이닝)을 한 기억을 꺼냈다. 2015년 8월 29일 KT전(1⅔이닝 8실점) 이후 9년 만에 8실점이었다. 김광현은 “8점을 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8점 주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라이너성으로 잡혔던 거로 기억한다. 라이너성으로 잡힌 타자가 화를 내더라. 그만큼 치기 좋았다는 그러는 뉘앙스로 보였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8실점 이후 다시 만난 LG였다. 꼭 이기고자 하는 승부욕, 자존심이 있었다. 김광현은 “정말 힘들었다. 지금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LG한테도 좋지 않았는데, 진짜 꼭 LG전에 한 번 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했다”며 “오늘 6이닝 2실점으로 퍼펙트하게 막지는 못했지만, 아직 건재하다는 생각을 좀 하게 됐다. 올해 LG전에 또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로테이션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내년에는 LG전 평균자책점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OSEN=잠실, 조은정 기자]17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트윈스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홈팀 LG는 엔스를, 방문팀 SSG은 김광현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1회말 1사 2,3루 박동원의 적시타에 SSG 투수 김광현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4.07.17 /cej@osen.co.kr

50일 만에 다시 만난 LG 상대로 QS 호투로 복수했다. 이전과 어떤 것을 바꿨는지, 달라졌는지 물었다. 김광현은 지난달 29일 KIA전에서 6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이 앞에 KIA전에 등판하면서 KIA에도 좋은 왼손타자가 즐비하다. KIA 타자들을 상대로 슬라이더를 어떻게 던지면 범타가 나오는지를 확인하면서 던졌다. 그러면서 LG 좌타자들을 상대하는데 감을 좀 잡은 것 같다"고 했다. 

김광현은 이날 커브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삼진 6개 중에 4개가 커브를 결정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김광현은 “초반에 빠른 카운트에는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던졌다. 타자들이 직구하고 슬라이더는 같은 타이밍에 놓고 친다고 하더라. 내 슬라이더가 빨라서 직구 타이밍이기 때문에 후반으로 갈수록 느린 변화구를 써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SSG는 3연패에서 탈출하며 7위로 복귀했다. 4위 두산과 5위 KT에 3경기 차이가 됐다. 김광현은 “부상자도 많고, 분위기가 많이 다운돼 있는게 사실이다. 팀도 나도 분위기 전환이 되도록 표현도 일부러 많이 했다. 한 경기 한 경기 정말 중요하다. 야구는 분위기 싸움이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 일만 남았으니까 오늘 기점으로 분위기가 좀 많이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SG 투수 김광현 / OSEN DB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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