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두 달 넘게 그리고 11경기 동안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불운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스스로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최근 3경기는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펼치면서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너무 늦게 회복해서 돌아온 것일까. 박세웅이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팀은 5강에서 멀어지는 모양새다.
박세웅은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마무리 김원중이 9회 실점 하면서 승리 요건은 날아갔다.
이로써 박세웅은 지난 6월 27일 KIA전(6이닝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에서 6승을 챙긴 이후 두 달 넘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72일, 11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불운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를 불운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11경기 동안 박세웅은 3패 평균자책점 4.48로 다소 아쉬웠다. 올해 박세웅은 시즌 내내 기복과 싸우고 있었다. 좀처럼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선발진의 불안을 초래했다. 이날 SSG전 포함해 퀄리티스타트 13차례를 기록했지만 꾸준하게 이어지지 못했다. 띄엄띄엄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계산을 힘들게 했다.
그러나 이날 퀄리티스타트로 올 시즌 두 번째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지난 8월 27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 2볼넷 1사구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친 뒤 1일 두산전 6이닝 1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고 이날 다시 한 번 8회 1사까지 처리하면서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완성했다. 이 3경기 기간 박세웅은 0.44(20⅓이닝 1자책점)의 완벽투를 이어가고 있다. 피안타는 8개 밖에 맞지 않았고 볼넷도 4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대신 삼진은 15개를 뽑아냈다.
지난 4월 18일 LG전(6이닝 2실점), 4월 25일 SSG전(6⅔이닝 2실점), 5월 1일 키움전(6이닝 무실점)에서 올 시즌 첫 번째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바 있다.
SSG의 만만치 않은 타선을 상대로 박세웅은 최고 148km의 패스트볼 44개를 던지며 상대를 압도했다. 슬라이더 21개, 포크볼 14개, 커브 13개, 체인지업 5개 등 다양한 구종을 갖고, 자신있게 마운드를 지배했다. 스트라이크는 64개, 볼은 33를 기록하며 제구도 안정적이었다.
박세웅은 1회 추신수를 1루수 땅볼, 정준재를 투수 땅볼, 최정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삼자범퇴. 2회에는 선두타자 에레디아에게 우전안타를 맞았ㅎ다. 그러나 후속 한유섬 타석 때 폭투가 나오면서 2루로 향하던 에레디아를 포수 손성빈이 저격하며 주자가 사라졌다. 한유섬 박성한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 역시 고명준을 1루수 뜬공, 이지영을 2루수 땅볼, 하재훈을 유격수 땅볼로 요리해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4회에는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추신수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허용했다. 첫 실점 위기. 그런데 후속 정준재의 번트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3루로 향하던 추신수를 잡아내려더 포수 손성빈의 송구 실책이 발생했다. 무사 1,3루 위기에서 중심 타선을 상대했다. 하지만 최정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3루 선행주자를 처리했고 에레디아를 2루수 땅볼, 한유섬을 3루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5회에는 안타 1개를 맞았지만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6회 선두타자 추신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리는 듯 했지만 정준재를 삼진, 최정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2사 후 에레데아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2사 1,2루에서 한유섬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해 위기를 극복했다. 7회에는 다시 삼자범퇴 이닝. 박세웅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선두타자 하재훈까지 삼진으로 솎아냈다. 그리고 공을 필승조 구승민에게 넘기고 이날 임무를 마무리 지었다.
이날 박세웅의 혼신투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1-1 무승부에 그쳤다. 타선도 침묵을 이어갔고 기회를 놓쳤다. 최후의 보루인 김원중이 박세웅의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여러모로 박세웅의 승운과 기운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
박세웅은 박세웅 다운 피칭으로 다시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박세웅이 방황하는 사이 롯데는 다시 5강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5위 KT와 3.5경기 차이. 포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낙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는 없다. 18경기의 잔여경기를 남겨둔 롯데. 박세웅은 앞으로 3번 가량 더 등판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늦게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감이 없지 않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