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는 로하스 원맨팀이었을까. 로하스의 방망이가 침묵하자 귀신 같이 마법이 사라졌다.
해결사 로하스가 또 침묵했다. 로하스는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부진했다.
경기 초반부터 방망이가 무뎠다. 0-0으로 맞선 1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SSG 선발 김광현 상대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0-2로 뒤진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루킹 삼진으로 맥없이 물러났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간신히 출루에 성공했다. 0-2로 뒤진 5회말 2사 1, 2루에서 등장, 0B-2S에서 볼 4개를 연달아 골라내며 만루를 채웠다. 다만 후속타자로 나선 대타 강백호가 유격수 땅볼에 그치며 이닝이 그대로 종료됐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네 번째 타석이었다. 1-6으로 추격한 7회말 1사 1, 2루 찬스였다. 난조를 거듭 중인 서진용을 만나 2B-2S에서 파울 이후 6구째 144km 직구에 루킹 삼진을 당하며 또 침묵했다. KT는 이후 정준영의 1타점 2루타로 1점을 더 뽑는 데 그쳤다. SSG 불펜을 무너트릴 수 있는 결정적 상황에서 로하스가 허무하게 물러난 결과였다.
로하스는 끝내 적시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2-6으로 끌려가던 9회말에도 2사 2, 3루 찬스를 맞이했으나 조병현을 상대로 3구 루킹 삼진에 그치며 경기 종료를 알렸다.
숱한 찬스 속에서 2득점에 그친 KT는 SSG에 2-6으로 패하며 8월 21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32일 만에 6위로 추락했다. 5강 싸움의 분수령으로 여겨진 SSG 2연전을 모두 내주며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을 지켜내지 못했다.
2경기서 해결사 로하스의 부진이 뼈아팠다. 전날의 경우도 1회초 초구에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난 로하스는 3회초 1사 2루 득점권 찬스에서 중견수 뜬공에 그치며 2루주자 심우준을 3루로 보내는 데 만족했다. 5회초 1사 후 결과는 좌익수 뜬공이었고, 7회초 1사 2루에서 2루주자 심우준이 3루 도루에 성공한 가운데 헛스윙 삼진으로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로하스는 1-4로 뒤진 9회초 2사 1루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뒤늦게 출루에 성공했지만, 대타 안현민이 헛스윙 삼진에 그치며 경기가 그대로 종료됐다.
로하스는 올 시즌 141경기 타율 3할2푼6리 182안타 32홈런 110타점 106득점 OPS .991의 파괴력을 뽐내며 KT의 기적의 5위 도약을 이끌었다. 체력 부담이 많은 리드오프를 줄곧 맡아 힘든 내색 없이 팀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그러나 로하스의 9월 월간 타율은 2할5푼5리로 처져 있다. 나쁘지 않은 수치이지만, 5월 3할3푼3리, 6월 3할3푼, 7월 4할1푼3리, 8월 3할1푼8리를 쳤던 로하스이기에 이번 달 퍼포먼스가 아쉽게 느껴진다.
가장 큰 문제는 로하스의 침묵이 타선 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하위 타선의 분전에도 1번에서 맥이 뚝 끊기고, 1번이 출루하지 못하며 중심타선이 빈 밥상을 맞이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한 달 만에 5강권에서 탈락하며 가을야구 진출이 위태로워진 KT. 23일 휴식을 발판 삼아 24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분위기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간판타자 강백호마저 타격감이 뚝 떨어진 가운데 로하스마저 침묵이 계속된다면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의 꿈이 무산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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