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투수)이 데뷔 후 처음으로 15승 사냥에 성공했다.
원태인은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13번째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15승 고지를 밟았다.
15승은 특급 선발을 가늠해 주는 잣대다. 원태인이 데뷔 첫 15승 달성을 통해 명실공히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오른손 선발 투수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 28번째 만원 관중을 달성한 삼성은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힘입어 키움을 9-8로 눌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오늘 경기가 여러모로 아주 중요했다. 플레이오프 직행 매직 넘버 소멸은 물론 데뷔 첫 15승 달성과 다승왕 굳히기 등 모든 걸 다 잡는 하루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소 2시 경기 등판을 앞두고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제는 이상하게도 푹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도 좋았다. 불펜 피칭 때 좋았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까 긴장해서 그런지 흔들렸다. (강)민호 형의 든든한 리드와 야수들의 호수비 덕분에 퀄리티스타트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2015년 윤성환(17승) 이후 9년 만에 삼성 토종 15승 투수가 된 원태인은 “오랜만에 저 자신에게 칭찬해줄 수 있는 하루라고 생각한다. 정말 꿈만 같은 기록이었는데 달성하게 되어 너무 기분 좋다. 너무 많이 도와준 야수들에게 정말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 한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선 그는 다승왕 타이틀을 사실상 예약해 둔 상태다. 그동안 다승왕에 대한 욕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던 원태인은 “눈앞에 보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 오늘 경기를 앞두고 야수들에게 열심히 던질 테니 잘 부탁한다고 했다. 모든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하나가 되어 플레이오프 직행 확정은 물론 데뷔 후 처음으로 15승 투수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은 2-9로 뒤진 9회초 마지막 공격 때 김건희의 좌월 3점 홈런을 포함해 무려 6점을 뽑아내며 삼성 마운드를 거세게 압박했다. 결국 삼성이 9-8 승리를 가져왔지만 원태인은 경기 종료 전까지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 “살짝 긴장하기도 했지만 하늘에서 이미 저는 선택이 끝났고 당연히 이길거라 생각했다. 좋게 끝나 기분 좋다”.
원태인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구자욱과 1회 선제 스리런을 날린 박병호는 물론 동료들이 도와준 덕분에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삼성은 3년 전 가을 잔치에 나섰으나 너무나 무기력한 모습으로 이틀 만에 막을 내렸다. 원태인은 두 번 다시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그는 “당시 너무나 허무하게 탈락했다. 그런 아쉬움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 올 시즌 우리 팀이 기적을 써가고 있는데 마무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마지막에는 순위표 맨 위에서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 시즌 홈관중 100만 명 돌파는 물론 계속 매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저는 팬들이 꽉 찬 야구장을 너무 좋아한다. 팬들 덕분에 15승 달성할 수 있었다. 너무 감사드린다.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보답하는 건 우승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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