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지난해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1경기 만에 부상으로 방출됐던 버치 스미스(34·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에서도 결국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정규시즌을 마감한 가운데 포스트시즌 복귀 여부도 불투명하다.
볼티모어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우완 투수 스미스를 오른쪽 내전근 좌상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지난 19일자로 소급 적용됐지만 오는 30일로 정규시즌 일정이 끝난다. 이번 부상자 명단 등재로 스미스의 정규시즌이 끝난 것이다.
스미스는 지난 1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7회 구원등판, 2이닝 3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호투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 후 내전근에 불편함을 느꼈고, 21일 경기 전 불펜 피칭을 했으나 통증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결국에는 부상자 명단에 등재돼야 했다.
미국 ‘CBS스포츠’는 ‘스미스는 남은 정규시즌을 결장하게 됐고, 내전근 상태의 심각성으로 인해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선 복귀 시점도 가늠이 안 된다.
볼티모어는 22일까지 86승69패(승률 .555)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2위에 올라있다. 1위 뉴욕 양키스(91승64패 승률 .587)와 격차가 5경기로 벌어져 지구 우승은 물건너갔지만 AL 와일드카드 1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스미스도 불펜 추격조 투수로 볼티모어의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합류할 것으로 보였다. 올해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시즌을 시작한 스미스는 6월21일 방출됐지만 일주일 뒤 볼티모어와 마이너 계약을 한 뒤 7월12일 콜업됐다.
볼티모어 이적 후 25경기(26⅔이닝) 2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5.74 탈삼진 23개를 기록했다. 기복이 있긴 했지만 WHIP(1.05), 피안타율(.248) 같은 세부 성적은 불펜 추격조로 나름 준수한 편이었다.
마이애미 시절을 포함한 올 시즌 스미스의 전체 성적은 50경기(56⅓이닝) 4승1패4홀드 평균자책점 4.95. 포심 패스트볼 평균 시속 94.9마일(152.7km), 피안타율(.226) 2할대 초반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또 부상에 발목 잡혀 첫 가을야구가 좌절될 위기다. 스미스는 커리어 내내 부상에 시달린 ‘유리몸’이다. 2015년 4월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이던 2020년에는 팔뚝 통증으로 구원 6경기 12이닝 만에 시즌 아웃됐다. 2021년 4월에도 오른쪽 사타구니 부상으로 한 달을 결장했다.
2022년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지만 부상은 스미스를 계속 따라다녔다. 세이부 라이온즈 소속으로 4월 시즌 초반 2경기 만에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해 한 달 반을 빠졌다. 7워 복귀 후에는 2경기 만에 손가락에 위화감을 느껴 이탈하더니 코로나19에 걸려 또 3주를 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구위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한화가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를 채워 스미스를 영입했다. 부상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각오했지만 1경기 만에 터질 줄은 몰랐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4월1일 고척 키움전에서 스미스는 어깨 통증을 느껴 2⅔이닝 60구 만에 자진 강판했다.
이후 검진 결과 투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어깨 근육 미세 손상으로 드러났다. 주사 치료를 받고 캐치볼을 했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했고, 시즌 초반 꼴찌로 떨어진 한화가 조기 방출했다. 이에 실망한 한화 팬들의 SNS 폭격에 스미스도 발끈했다. “쓰레기 나라에서 잘 지내”라는 답글을 남겨 한국 비하 논란 속에 떠났다.
이후 지난겨울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투구를 재개한 스미스는 탬파베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지만 그 전부터 그를 눈여겨본 마이애미가 시즌 전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하더니 개막 로스터에 올렸다. 마이애미에선 시즌 중 방출됐지만 AL 동부지구 1위를 다투던 볼티모어로 옮겨 개인 한 시즌 최다 50경기에 등판했다. 모처럼 건강하게 풀타임 시즌을 보내는가 싶었지만 역시나였다. 시즌 막판에 또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유리몸’ 수식어를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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