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좌완 투수 정우람(39)이 은퇴 경기에서 데뷔 첫 선발로 나선다. 개인 통산 1004경기 출장으로 아시아 프로야구 투수 최다 기록을 갖고 있는 정우람이 대전야구장 고별 무대를 더욱 특별하게 장식한다.
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를 2-6으로 패한 뒤 2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최종전 선발투수로 좌완 정우람을 예고했다. 지난 15일 현역 은퇴를 선언한 정우람은 은퇴 경기에서 데뷔 첫 선발등판이란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 2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정우람의 은퇴 경기와 관련해 “은퇴식에서 꼭 던지고 싶다고 해서 아마 한 타자 상대로 던지게 될 것이다”고 밝혔는데 선발등판으로 21년 프로 커리어를 마무리한다. 7위 한화는 아직 순위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포스트시즌이 좌절됐고, 상대팀 NC도 9위가 확정된 만큼 큰 부담 없이 선발등판할 수 있게 됐다.
올해 플레잉코치로 등록된 정우람은 잔류군 투수코치로 후배들 지도에 집중했다. 1군은 물론 2군 퓨처스리그에서도 실전 등판이 한 번도 없었다. 가장 최근 등판은 지난해 10월16일 대전 롯데전(⅓이닝 무실점)으로 349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다.
정우람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불펜투수로 롱런했다. 경남상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4년 SK에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입단한 정우람은 그해 4월21일 문학 한화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2005년부터 본격적인 1군 선수로 자리잡은 뒤 2021년까지 15시즌 연속 40경기 이상 꾸준하게 등판했다. 2008년 역대 한 시즌 최다 85경기 포함 50경기 이상 등판이 무려 16시즌이나 된다.
500~900경기 모두 역대 최연소로 달성했고, 지난해 10월2일 대전 NC전에서 리그 투수 최초 1000경기 출장 위업을 세웠다. 이어 10월15일 대전 롯데전에서 통산 1003경기 출장으로 일본프로야구 이와세 히토키(1002경기)를 넘어서 아시아 단일리그 투수 최다 출장 기록까지 이뤘다.
통산 1004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서 977⅓이닝을 던지며 64승47패197세이브145홀드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937개를 기록했다. 2008년과 2011년(이상 25개) 두 차례 홀드왕에 오르며 SK 왕조 핵심으로 활약했고, 한화로 FA 이적한 뒤 2018년 세이브 1위(35개)로 구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통산 홀드 4위, 세이브 6위, 12시즌 연속 50경기 등판(2008~2021년, 역대 2호),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2012~2021년, 역대 3호) 등 여러 기록을 남겼다.
한화 소속 선수가 은퇴식을 가진 건 1997년 8월31일 외야수 이강돈, 2001년 5월31일 투수 이상군, 2003년 9월20일 내야수 강석천, 2005년 4월5일 투수 한용덕, 2005년 9월15일 내야수 장종훈, 2009년 9월12일 투수 정민철, 같은 해 9월23일 투수 송진우, 2010년 8월6일 내야수 김민재, 같은 해 9월3일 투수 구대성, 같은 9월18일 외야수 이영우, 2013년 9월14일 포수 신경현, 2014년 7월18일 투수 박찬호에 이어 정우람이 13번째. 이 중 박찬호는 선수협의 요청으로 KBO 차원에서 광주 올스타전 때 은퇴식을 치렀고, 나머지 선수들은 전부 대전 홈구장에서 은퇴식을 가젔다.
정우람의 이날 은퇴식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고별전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화는 내년부터 바로 옆에 지어지고 있는 새 야구장이 드디어 개장한다. 한화의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되면서 이날 경기가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르는 마지막 1군 경기가 됐다. 그 경기에 마무리 정우람이 선발로 대미를 장식한다.
한편 1964년 1월27일 한밭종합운동장 야구장으로 개장해 올해로 61년째가 된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2015년부터 네이밍 스폰서를 통해 지금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1982년 원년 OB(현 두산)가 연고지 서울로 입성하기 전 임시 홈구장으로 1984년까지 3년간 사용했다. 이후 1986년 제7구단으로 1군에 들어온 전신 빙그레 시절부터 한화가 올해까지 39년간 홈구장으로 쓰면서 4명의 영구 결번 레전드(장종훈·정민철·송진우·김태균) 선수들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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