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어제 보다 오히려 오늘 더 여유가 있다"
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2일 잠실구장에서 패배하면 탈락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표정이 밝았다. KT는 전날(1일) SSG와 치른 KBO 역대 최초의 '5위 결정전'에서 패배 직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KT는 1-3으로 뒤진 8회말 로하스의 역전 3점 홈런이 터지면서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가을야구'에 극적으로 참가했지만, 이날 패배하면 곧바로 끝이다. 5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승리해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반면 4위 두산은 1~2차전 중에서 1경기만 승리하거나 무승부만 해도 된다.
이강철 감독은 2일 잠실구장에서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며 환하게 웃었다. 이 감독은 "어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오늘은 조금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5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고 싶었다. 6년 연속 5할 승률을 했다. 올해도 72승을 하면서 5할 승률은 했는데, 올해 가을야구에 떨어지면 새로 4년을 만들어야 하는게 컸다. 꼭 5위라도 포스트시즌에 계속 나가야 강팀으로 만들어갈 수 있고, 항상 좋은 레벨을 유지하고 싶다. 이런 팀에서 선수들도 자부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든 5위는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선수들이 오늘은 좀 편안하게 경기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경기로 끝날 수도 있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과 탈락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기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조금 편해졌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래 지난해까지 9차례 모두 4위팀이 시리즈를 승리했다. 언젠가는 5위가 4위를 이길 날이 올 것이다.
이 감독은 "그래서 한번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마법사 팀이고, 우리가 항상 최초 기록을 가져가니까. 좋은 기록을 이루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2년 전에 우리가 4위로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했는데, 1경기만 이기면 된다고 하지만 부담이 되더라. 이번에도 두산이 좀 더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1차전 두산 선발 투수 곽빈은 올 시즌 KT 상대로 6경기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1로 강했다. 35⅔이닝을 던져 22피안타 17볼넷 35탈삼진 7실점(6자책)을 기록했다. 무실점 경기가 2번, 1실점 경기가 2번 있었다.
이 감독은 "곽빈이 우리 상대로 한 5승은 한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두산에 상대 전적이 안 좋은 것이 시즌 초반에 우리 선발투수가 1명 밖에 없을 때 두산을 많이 만났다. 그래서 상대전적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KT는 선발 쿠에바스가 최대한 긴 이닝을 던져야 한다. 이 감독은 "중간 투수들이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다. 어제 고영표와 소형준을 2이닝씩 쓰면서 힘있는 투수들을 쓰려고 했다. 그게 잘 이뤄졌다. 오늘은 쿠에바스가 많은 이닝을 던져줬으면 한다. 타순이 1바퀴 돌면 구위가 떨어지기도 하는데... 안 되면 불펜에서 괜찮은 투수를 쓰려고 한다"며 "오늘 소형준은 (연투가) 안 된다. 고영표는 일단 불펜 대기한다"고 전했다.
이어 "2차전 선발은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일단 오늘 이겨야 한다. 오늘 경기에 집중하고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