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는 역대 최초 5위 결정전에서 '마법' 같은 승리를 거두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정규 시즌 144경기를 모두 치르고, KT와 SSG는 나란히 72승 2무 70패를 기록해 공동 5위가 됐다. KBO 규정에 따라, 단판 승부로 5위 결정전을 치렀다.
KT는 지난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서 4-3 역전승을 거뒀다. 극적인 승리였다.
KT는 1회 로하스 주니어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으나 3회 1-1 동점을 허용했다. 선발 투수 엄상백이 5회 2사 1루에서 교체됐고, 소형준이 정준재와 최정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2 역전을 허용했다. 8회초에는 고영표가 최정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해 1-3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패색이 짙은 8회말 마법이 펼쳐졌다. 선두타자 심우준이 안타를 때렸다. 이 때 SSG는 사흘 전 97구를 던진 김광현을 구원 투수로 교체했다. KT는 3할타자 김민혁을 빼고 오재일을 대타로 기용했다. 오재일이 우전 안타를 때려 무사 1,3루 찬스를 연결했고, 로하스가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려 4-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9회 마무리 박영현이 1점 차 승리를 지켜내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2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은 8회말 대타 오재일 기용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김민혁은 올 시즌 타율 3할5푼3리(351타수 124안타)로 활약했다. 올해 김광현 상대로 김민혁은 5타수 1안타, 오재일은 4타수 1안타(볼넷 3개가 있었다)로 비슷했다. 오재일의 시즌 성적은 타율 2할4푼3리(296타수 72안타) 11홈런이었다.
이 감독은 "오재일을 내면서 (특별히) 데이터는 생각하지 않았다. (김민혁이) 너무 쉽게 타격을 하면서 아웃되고 그러니까 김광현이 나오면 슬라이더가 있어서. (투수 교체 안 했어도) 재일이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3할 타자인 김민혁이 이날 3타수 무안타, SSG 선발 엘리아스에게 무기력한 3구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오재일이 김광현 상대로 지난 3년간 데이터는 좋았다. 그전에 키움전에서 타격감이 올라왔고, 무엇보다 장타가 필요했다. 데이터와 감, 제일 중요한 것은 장타였다"고 설명했다. 단기전에는 시즌 성적보다는 당일 컨디션을 우선시했다.
이어 "김광현이 7회 불펜에서 몸 푸는 것을 봤다. 좌타자에 나오나보다 생각을 하고 (준비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재일이 안타로 징검다리로 찬스를 연결했고, 로하스가 결정적인 역전 결승 홈런을 때려 대타 작전이 빛났다. 이 감독은 "나중에 보니까 올해 상대전적이 안좋았더라. 재일이가 못쳤으면 내가 큰일날 뻔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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